자연과 함께 하는 생각하나.

1월에 만나는 자연친구 - 겨울눈 이야기

얼마 전 길을 가다 우연히 남의 집 담장 안을 훔쳐보게 되었습니다.
밤손님도 아니면서, 벌건 대낮에 남의 집 담장 안을 훔쳐볼 때에는 뭔가 굉장한 것을 보았기 때문이겠죠? 아닌게 아니라 정말 예쁘고, 기특한 것을 하나 보았습니다.
바로 그 집 마당 한편에 자리잡은 백목련의 겨울눈이었습니다. 겨울눈이 무에 예쁘고, 기특하냐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제겐 봄을 맞이하기 위해 열심히 열심히 꽃을 틔우고 잎을 틔울 준비를 하는 백목련의 겨울눈이 정말 예쁘게만 보였습니다.
우리가 흔히들 잎이 다 떨어진 겨울 숲에서는 아무것도 볼 수 없을 꺼라 생각합니다. 그저 눈이 오면 눈꽃 예쁘게 핀 겨울 숲만을 생각할 뿐이지요.
그러나 새싹을 파릇파릇 피워내는 봄 숲만큼이나, 푸른 잎이 무성한 여름 숲만큼이나, 곱디 고운 단풍으로 물드는 가을 숲만큼이나 겨울 숲도 겨울 숲만의 매력이 넘칩답니다. 벌들이 버리고 간 벌집을 찾아낼 수도 있고, 평소에 잎에 가려 느낄 수 없던 나무 껍질도 자세히 볼 수 있지요. 어디 그뿐인가요? 낙엽을 살짝 걷으면 숲 속 동물들이 몰래 숨겨놓은 겨울 식량을 찾아내는 짓궂은 장난도 할 수 있는 곳이 바로 겨울 숲이랍니다.
도둑고양이 마냥 남의 집 담장 안을 흘깃거릴 필요 없이 지금 바로 가까운 겨울 숲을 찾아보세요. 겨울 숲이 숨겨놓은 또 하나의 보물, 겨울눈을 찾아 나무들이 어떻게 봄맞이 준비를 하는지 살펴보는 것도 좋은 생태교육이 될 것입니다.

(2003. 1. 환경교육센터 초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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