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스키, 무스키!

무스키 ㅣ 창비아동문고 332
전수경 지음, 우주 그림 / 창비 / 2023년 11월

어른이지만 어린이들의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전수경 님의 이야기는 어렵지 않게 책장을 넘기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한번 책을 잡으면 꼭 끝을 보게 하는 마법이 숨겨져 있지요. 

이번에 나온 '무스키' 또한 그렇습니다. 

외계 생명체, SF유니버스... 하는 단어들로 채워진 책 소개 때문에 '혹성탈출' 같은 이야기일까 하고 착각할 뻔 했습니다. 하지만 읽고 나니 무스키는 꼭 SF이야기 라고만 할 수 없습니다.

모기에 물리면 심하게 붓고 물집까지 잡히며 숨이 가빠지기도 하는 스키터 증후군을 앓는 수호가 주인공입니다. 그런 수호 앞에 나타난 모기는 반가운 손님이 아닙니다. 그러나 모기를 잡으려 공격자세를 취하는 수호 앞에 모습을 드러낸 아카에서 온 모기 무스키는 여느 모기와 다릅니다. 모기를 보고 싸우겠다는 생각도 잊은 채 수호는 아름답다는 감탄사를 뱉을 정도였으니까요. 게다가 무스키는 사람의 말도 알아듣고 의사소통도 할 수 있습니다.그것은 무스키가 수호에게 전해준 특수신경전달물질 때문입니다.   

무스키는 우주에 있는 행성들이 재난이나 충돌, 전쟁 등으로 파괴되거나 사라질 때를 대비해 여러 행성의 미세 동식물의 DNA를 저장하는 행성인 아카에서 왔습니다. 아카의 모기들은 DNA를 채취해서 저장, 운반하는 전달자 역할을 하는데, 무스키도 지구에서 그런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왔다가 다치게 되어 수호를 만나게 된 것 이었지요.

무스키라는 이름은 아카에서의 인사이며 '너와 나는 연결되어 있다.'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왠지 전달자의 역할에 딱 맞는 이름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무스키는 수호와 함께 숲에서 여러 동식물, 곤충의 DNA를 채취하기도 하고 수호 친구 민지의 억울함을 풀어주기도 합니다. 또한 수호와 상미, 경빈이가 무례한 형들에게 위험한 일을 당할 뻔 했을 때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반대로 수호는 모기채집기에 갇힌 무스키를 스키터증후군을 무릅쓰고 구해내기도 합니다. 그렇게 수호와 무스키는 서로에게 도움이 되며 우정을 쌓아갑니다. 

이 책은 무스키가 외계에서 온 생명체이고, DNA전달자이며 특수신경물질을 이야기 하지만 그것은 이야기의 큰 틀일 뿐 입니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환경과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DNA를 채취하는 무스키는 인간이 생태계에서 가장 교만하고 독선적이며 다른 동물과 협력하지 않음을 따끔하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숲과 늪으로 연결된 생태에 대해서도 이야기 합니다. 요즘 한창 대두되었던 줍깅에 대한 이야기도 언급되고 있습니다. 환경과 관련된 이야기를 이렇게 재미난 소재로 풀어낸 작가의 상상력이 참 대단합니다. 

임무를 마친 무스키는 다시 아카로 돌아가지만, 이들은 곧 다시 만날 것만 같습니다.

무스키가 다시 지구에 올 때는 상미와 경빈이를 위해 특수신경전달물질을 넉넉히 가져와 반려견의 마음을 읽을 수 있도록 도와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모기같이 멋있었던 수호와의 환상의 팀워크를 다시한번 발휘해 보길 기대해봅니다. 착했던 반장형을 나쁜 형들의 무리에서 나올 수 있도록 말이지요.

다시 만날 그때까지 무스키, 무스키!

*창비어린이책 서평단으로 읽은 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