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올 날들을 위한 안내서
요아브 블룸 지음, 강동혁 옮김 / 푸른숲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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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하고 찌질한 벤과 망실되는 과거의 파편에 중독자가 되어가는 벤처, 끝장나는 무언가를 찾길 원하는 바텐더 오스나트. 그리고 ‘나‘의 민낯을 깨닫게 하는 소설. ‘다가올 날들을 위한 안내서‘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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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명의 경제학자들 - 그들이 말한 것과 말하지 않은 것 EBS CLASS ⓔ
류동민 지음 / EBS BOOKS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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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세계테마기행'을 즐겨본다. 한동안 전 세계적인 전염병으로 근 2년간 새로운 여행지 소식을 못 들어 좀 아쉽지만, 유튜브로 인상 깊었거나 미처 보지 못한 나라 편을 보고 있다. 얼마 전 아프리카 편을 봤었는데 인상 좋아 보이는 중년 남성이(아마도 교수님) 사막의 계곡 지대를 지나며 무너진 언덕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설명한 장면이 인상에 남았다.

이 책에 첫 부분에 누적적 지식관이란 말이 나온다. 누적적 지식관이란 과거의 모든 유용한 진리였던 지식이 후대로 나아갈수록 발견되는 새로운 지식에 차츰 누적되듯 계승된다는 뜻이다. TV 여행자를 자처하던 그분이 손가락으로 적나라하게 구분되어 억겁의 흔적을 보여주는 언덕을 하나하나 가리키며 나를 보며 말했었다.

'손가락 마디보다 조금 더 큰 이곳이 최대 5억 년, 최소 6000만 년 동안 돌과 자갈, 모래, 흙이 쌓여 이루어진 것입니다. 우리가 지금 딛고 있는 땅은 이렇게 오랜 세월을 거쳐 형성된 겁니다.'

'9명의 경제학자들'의 저자 류동민씨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지금 현 단계에서 최첨단 지식 안에는 과거 경제학자들의 지식 중에 올바른 것이 다 보존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말의 뜻은 '9명의 경제학자들'에서 다룰 18, 19세기 경제학도 굳이 공부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물음에 대한 대답이다. 그럼 굳이 이 책이 나올 필요가 있었을까라는 의문이 든 순간 저자는 아래처럼 답을 내놓는다.

" 그렇다면 왜 한가하게 19세기나 20세기 문헌을 읽으면서 경제학의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것일까? 노골적으로 표현하자면, 이와 같은 생각이 경제학의 역사를 점점 경제학 영역에서 배제하려는 움직임 안에 깔려 있는 셈이다."

저자는 경제학 역사를 연구할 필요가 있다며 '임레 라카토슈'의 철학 이론을 이야기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그림의 중핵은 '신념'을 뜻하고, 보호대는 중핵을 섣불리 기각하지 않게 만든다. 즉, 기존 보호대로는 설명이 여의치 않은 경험적 현상이 나타나도 중핵을 바로 포기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는 위에 이상 사례가 나타나면 보호대만 피해를 줄 뿐 중핵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예시를 들어 설명한다.

'9명의 경제학자들'의 저자 류동민 씨는 충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경학설사와 정치경제학을 강의하고 있다. 그리고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에서 마르크스의 노동가치론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류동민 씨는 18,19세기의 경제학자들이 그들이 살던 시대의 경제문제를 어떤 입장에서 재현하려 했고, 그러한 재현(representation)이 완벽하지 못했겠지만, 그들이 최선으로 문제시했던 것들은 무엇인지, 그리고 지금 우리가 사는 현재에 되새겨볼 만한 문제의식은 무엇인지 살펴보기 위해 '9명의 경제학자들' 출간 기획을 밝혔다.

책의 구성은 챕터 9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챕터 1, 그들이 말한 것과 말하지 않은 것을 찾아서는 앞서 말한 바처럼 경제학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서술한 부분이다. 나머지 부분은 경제학자에 관심이 없을지라도 한 번쯤은 들어본 듯한 위대한 경제학자들의 삶과 이론이 소개되어 있다.

'9명의 경제학자들'은 이론서라기보단 각각의 챕터에 저명한 경제학자를 소개하고, 그 경제학자의 특징을 한 문장으로 챕터를 구성한다. 그리고 그들의 삶(생애, 성장과정)과 사상, 출간한 책들을 저자의 간단한 소개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경제학자들이 애덤스미스, 리카도 순으로 차례로 나열된 이유는,

고전학파의 시작과 절정 그리고 마무리. 이어 신 고전학파의 시작... 한마디로 시대 순서로 소개되어 있다.

그리고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데이비드 리카도의 정치경제학과 과세의 원리,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 케인즈의 일반이론 등 책의 구절을 소개하며 철학자이자 경제학자인 그들의 혁명적인 이론을 알기 쉽게 소개했다. 예를 들어 부자인 리카도의 노동만이 가치를 창조한다는 아이러니 같은 말을 왜 했는지 쉽게 알려준다.

'9명의 경제학자들'은 역사적으로 유명한 경제학자들의 이론을 가급적 상세하고 쉽게 설명해 준 책이다. 단, 단서를 붙이자면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들에게... 경제학에 전혀 문외한이라면 자본, 노동, 토지, 한계(한계효용, 한계생산물), 수요곡선, 승수이론, 희소성의 문맥적 의미를 이해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경제학을 공부해 본 사람이라면 충분히, 아니 오히려 쉽게 읽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으로 아주 인상 깊은 구절을 소개하며 마치겠다.

성년 마르크스는 <정치경제학 비판을 위하여>에서 "의식이 존재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회적 존재가 의식을 결정한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이 말의 뜻은 어찌 됐든 삶은 경제활동 즉, 돈 버는 과정에서 누구와 관계를 맺는 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의미다.

애담스미스와 리카도, 로버트 맬서스와 칼 마르크스, 케인즈 등 유명 철학자이자 경제학자인 그들의 삶과 지식,이론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출판사의 제공으로 제 주관대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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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명의 경제학자들 - 그들이 말한 것과 말하지 않은 것 EBS CLASS ⓔ
류동민 지음 / EBS BOOKS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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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담스미스와 리카도, 로버트 맬서스와 칼 마르크스, 케인즈 등 유명 철학자이자 경제학자인 그들의 삶과 지식,이론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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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우정으로 1 스토리콜렉터 102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전은경 옮김 / 북로드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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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한 뱀들이 있긴 하지만, 이 여름이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영원한 우정으로

내겐 스릴러나 미스터리 소설은 라면 스프다.

평소 라면을 자주 끓여먹는다. 가스레인지에 적당량 물을 받은 냄비를 올리고 싱크대 위 찬장을 열어 라면을 꺼내 준비한다. 사람마다 라면 끓이는 취향은 각자 다르겠지만, 나는 물이 끓기 전 스프와 면을 집어넣는다. 때문에 라면을 찬장에서 꺼내면 바로 라면 포장지를 바로 뜯는데, 여기에 나만의 징크스? 습관? 장난?

언젠가 티브이 예능 프로에서 라면 스프의 위치가 앞 아니면 뒤에 있는지 맞추는 게임을 하는 걸 본 적이 있었다. 그 게임을 보기 전까진 그저 라면 봉투를 뜯거나 길게 찢어 면을 꺼내고 스프를 집어 냈었다. 하지만 그걸 본 후 은밀한 취미가 생겼다. 요즘 유행하는 포켓몬 빵 스티커를 두근두근 가슴을 설레며 조심스레 뜯듯이, 나 역시도 라면 봉투를 조심스레 뜯는다. 길게 찢는 게 아닌 봉투 입구를 뜯는다.

내가 즐겨먹는 라면은 스프가 대부분 앞(라면 상표가 있는 부분)에 들어있다. 열에 열 번은 모두 앞에 있다. 때문에 스프가 뒤 설명란 부위에 들어있을 확률은 극히, 아주 극히 낮다. 아마도 레어 포켓몬 카드보다 더 확률이 낮을 것이다. 그래서 매번 기대를 어긋나지 않은 스프위치에 언젠가부터 심드렁히 확인할 뿐이다. 다만 미련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봉지를 뜯고 뒷부분을 더듬거릴 뿐이었다.

그렇게 의식 아닌 의식을 행하며 라면스프를 찾던 언젠가 손가락 끝, 즉 손톱 밑 물렁한 살에 따끔한 느낌이 들었다. 그 순간 설마 하며 손을 더 깊이 넣은 순간 드디어.... 그때 느낀 짜릿한 소름 돋는 기분은 영화 식스센스 이후로 처음이었다. 뭔가 나만의 놀이가 인정받은 느낌? 단순한 기계 오류였겠지만 내겐 기적이었다. 헤아릴 수 없는 소수점의 행렬을 기만했다는 황홀경에 소리라도 지르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지만 다만 그때뿐. 단 한 번이었다.

스릴러를 읽을 때 이런 짜릿한 감정을 조금이나마 주길 바라며 페이지를 펼친다. 하지만 "영원한 우정으로"는 내게 저런 짜릿함이나 스릴을 안겨주지는 못했다. 장르는 미스터리물이지만 인간관계의 애증을 보여주는 책으로 보였다.

영원한 우정으로의 저자 넬레 노이하우스는 1967년 독일 태생이다. 어릴 때부터 농장에서 자라며 연극, 소설, 로맨스와 스릴러를 꾸준히 썼다고 한다. 그리고 대학에서 법학, 역사학, 독어독문학을 공부하고 소시지 공장주와 결혼했다. 그녀는 처음부터 유명세를 탄 작가는 아니었는데, 스스로 부지런히 움직여 책을 출판하다 중견 출판사의 눈에 띄어 정식으로 출간 계약을 맺어 책을 출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가 출간하던 '타우누스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인 "백설 공주에게 죽음을"이 전 세계 30여 개 국에 번역 출간되어 1000만 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에 오른다. 그녀는 이제 명실공히 베스트셀러 작가다.

옮긴이는 현재 독일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는 전은경 씨다.

언급한 바와 같이 내게 미스터리 소설은 규격을 벗어난 불량품을 확인했을 때의 짜릿함이다. 그래서 가끔 보는 추리소설에서 이 감정을 찾곤 하는데 혼조의 소설 말고는 그다지 없었다.

"영원한 우정으로"는 프롤로그와 챕터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낙원 같은 매력적인 섬에서 무언가 벌어질 것임을, 벌어졌음을 암시하며 소설은 시작된다. 이야기는 강력계 경찰 피아 산더와 올리버 폰 보덴슈타인, 주인공에 해당하는 두 인물이 사건 현장을 발견하고, 실마리를 조사하며 감쳐진 살인사건의 범인을 쫓는다.

그리고 그 외 인물들은 많다. 복잡하고 많다. 흔하게 접하는 영어권 성과 이름이 아니라 독일 이름이라서 낯설고 쉽지 않다. 알브레히트, 크뢰거, 브레모라, 모스브루거 .... 물론 이름은 피아, 올리버, 그레타, 소피아, 하이케로 상대적으로 쉬운 편이지만, 하지만 이름이 아닌 낯설고 어려운 성으로 인물을 지칭할 때면 책 첫 부분에 나와있는 인물들의 이름을 다시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내겐 있었다.

소설은 사건을 발견하는 첫날부터 4일간 이야기다. 독일의 유명 출판사 '빈터샤이트'의 전직 기획부장 하이케 베르시가 해고당한 후 그녀의 친구가 연락이 안 되는 그녀가 걱정된다며 경찰(피아)에게 의뢰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녀의 실종, 미심쩍은 상황, 그리고....

이야기가 진행되는 패턴을 말하자면, 여느 때와 같은 일상에서 아무것도 아닌 가벼운 부탁에 주인공이 사건 현장에 도착한다. 그리고 주변 상황, 복잡한 인물관계도, 실종자의 인간성과 인간관계, 명성 등 뭔가 이제 시작이구나 하는 느낌을 준다. 잠깐의 공백으로 잠시 긴장을 느슨하게 풀었다가 갑자기 작은 단서로 긴장이 조성된다. 독자들은 이 부분에서 작가가 뭔가 암시나 복선을 흘리지 않았을까 눈을 부릅뜨지만 설명이나 묘사나 감정 표현이 너무 자세하고 많을 뿐, 빙고를 외칠만한 단서는 없다.

"영원한 우정으로"는 여백 없이 한 면을 가득 채운 글자 수에 어지러울 정도다. 그리고 페이지 수도 380페이지가 넘는다. 때문에 중간중간 정신을 환기하지 않으면 집중력이 흩어질 것이다.

나는 추리나 미스터리 소설을 읽을 때 한걸음 물러난 방관자의 관점으로 본다. 장르 특성상 몰입해야 하지만, 장기를 둘 때 직접 장기를 두는 사람보다 옆에서 훈수를 두는 사람이 숨겨진 묘수를 잘 찾는 것처럼. 그러나 보는 이를 질리게 하는 글자 수에 멀어졌던 걸음도 "영원한 우정으로"는 어느새 한걸음 다가서게 만드는 묘한 무언가가 있었다. 단순히 많은 활자의 나열이 아닌 끊임없이 이어지는 문장 속에 아내와 남편, 아이 그리고 친구 등에 관한 사랑과 증오, 애환, 고뇌가 들어있어 덮은 책을 다시 펼치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는 소설이다.

그리고 글을 읽어갈수록, 책이 얇아질수록 의구심이 들게 한다. 책은 끝나가는데 왜 여전히 안개가 자욱이 낀 어스름한 새벽 같은지. 그리고 한 장이 남았는데도 해결이 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마지막 문장을 다 읽은 순간 보이는 글자에 한숨을 쉬게 된다. 짤막한 문장(2권에 계속). 책이 두꺼워서 당연히 한 권으로 완결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뭉글뭉글 솟아나는 허탈감.

솔직히 말하자면 "영원한 우정으로" 1권에서는 끝부분에 나온 단서 말고는 특별한 암시나 복선은 없었다. 적어도 내 눈에는. 그래서 앞에서 말한 것처럼 추리물이라기보단 인간관계의 애증을 다룬 소설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독자를 책 속으로 몰입하게 만드는 요소는 충분히 많다. 끝부분에서 보여준 단서로 2권에선 어떻게 사건을 풀어나갈지 사뭇 기대가 된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제 주관대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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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우정으로 1 스토리콜렉터 102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전은경 옮김 / 북로드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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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운 페이지, 많은 분량의 이야기, 그리고 흥미있는 서사를 찾는 분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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