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명의 경제학자들 - 그들이 말한 것과 말하지 않은 것 EBS CLASS ⓔ
류동민 지음 / EBS BOOKS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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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세계테마기행'을 즐겨본다. 한동안 전 세계적인 전염병으로 근 2년간 새로운 여행지 소식을 못 들어 좀 아쉽지만, 유튜브로 인상 깊었거나 미처 보지 못한 나라 편을 보고 있다. 얼마 전 아프리카 편을 봤었는데 인상 좋아 보이는 중년 남성이(아마도 교수님) 사막의 계곡 지대를 지나며 무너진 언덕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설명한 장면이 인상에 남았다.

이 책에 첫 부분에 누적적 지식관이란 말이 나온다. 누적적 지식관이란 과거의 모든 유용한 진리였던 지식이 후대로 나아갈수록 발견되는 새로운 지식에 차츰 누적되듯 계승된다는 뜻이다. TV 여행자를 자처하던 그분이 손가락으로 적나라하게 구분되어 억겁의 흔적을 보여주는 언덕을 하나하나 가리키며 나를 보며 말했었다.

'손가락 마디보다 조금 더 큰 이곳이 최대 5억 년, 최소 6000만 년 동안 돌과 자갈, 모래, 흙이 쌓여 이루어진 것입니다. 우리가 지금 딛고 있는 땅은 이렇게 오랜 세월을 거쳐 형성된 겁니다.'

'9명의 경제학자들'의 저자 류동민씨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지금 현 단계에서 최첨단 지식 안에는 과거 경제학자들의 지식 중에 올바른 것이 다 보존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말의 뜻은 '9명의 경제학자들'에서 다룰 18, 19세기 경제학도 굳이 공부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물음에 대한 대답이다. 그럼 굳이 이 책이 나올 필요가 있었을까라는 의문이 든 순간 저자는 아래처럼 답을 내놓는다.

" 그렇다면 왜 한가하게 19세기나 20세기 문헌을 읽으면서 경제학의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것일까? 노골적으로 표현하자면, 이와 같은 생각이 경제학의 역사를 점점 경제학 영역에서 배제하려는 움직임 안에 깔려 있는 셈이다."

저자는 경제학 역사를 연구할 필요가 있다며 '임레 라카토슈'의 철학 이론을 이야기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그림의 중핵은 '신념'을 뜻하고, 보호대는 중핵을 섣불리 기각하지 않게 만든다. 즉, 기존 보호대로는 설명이 여의치 않은 경험적 현상이 나타나도 중핵을 바로 포기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는 위에 이상 사례가 나타나면 보호대만 피해를 줄 뿐 중핵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예시를 들어 설명한다.

'9명의 경제학자들'의 저자 류동민 씨는 충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경학설사와 정치경제학을 강의하고 있다. 그리고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에서 마르크스의 노동가치론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류동민 씨는 18,19세기의 경제학자들이 그들이 살던 시대의 경제문제를 어떤 입장에서 재현하려 했고, 그러한 재현(representation)이 완벽하지 못했겠지만, 그들이 최선으로 문제시했던 것들은 무엇인지, 그리고 지금 우리가 사는 현재에 되새겨볼 만한 문제의식은 무엇인지 살펴보기 위해 '9명의 경제학자들' 출간 기획을 밝혔다.

책의 구성은 챕터 9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챕터 1, 그들이 말한 것과 말하지 않은 것을 찾아서는 앞서 말한 바처럼 경제학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서술한 부분이다. 나머지 부분은 경제학자에 관심이 없을지라도 한 번쯤은 들어본 듯한 위대한 경제학자들의 삶과 이론이 소개되어 있다.

'9명의 경제학자들'은 이론서라기보단 각각의 챕터에 저명한 경제학자를 소개하고, 그 경제학자의 특징을 한 문장으로 챕터를 구성한다. 그리고 그들의 삶(생애, 성장과정)과 사상, 출간한 책들을 저자의 간단한 소개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경제학자들이 애덤스미스, 리카도 순으로 차례로 나열된 이유는,

고전학파의 시작과 절정 그리고 마무리. 이어 신 고전학파의 시작... 한마디로 시대 순서로 소개되어 있다.

그리고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데이비드 리카도의 정치경제학과 과세의 원리,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 케인즈의 일반이론 등 책의 구절을 소개하며 철학자이자 경제학자인 그들의 혁명적인 이론을 알기 쉽게 소개했다. 예를 들어 부자인 리카도의 노동만이 가치를 창조한다는 아이러니 같은 말을 왜 했는지 쉽게 알려준다.

'9명의 경제학자들'은 역사적으로 유명한 경제학자들의 이론을 가급적 상세하고 쉽게 설명해 준 책이다. 단, 단서를 붙이자면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들에게... 경제학에 전혀 문외한이라면 자본, 노동, 토지, 한계(한계효용, 한계생산물), 수요곡선, 승수이론, 희소성의 문맥적 의미를 이해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경제학을 공부해 본 사람이라면 충분히, 아니 오히려 쉽게 읽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으로 아주 인상 깊은 구절을 소개하며 마치겠다.

성년 마르크스는 <정치경제학 비판을 위하여>에서 "의식이 존재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회적 존재가 의식을 결정한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이 말의 뜻은 어찌 됐든 삶은 경제활동 즉, 돈 버는 과정에서 누구와 관계를 맺는 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의미다.

애담스미스와 리카도, 로버트 맬서스와 칼 마르크스, 케인즈 등 유명 철학자이자 경제학자인 그들의 삶과 지식,이론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출판사의 제공으로 제 주관대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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