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화한 불복종자 - 관계를 지키면서 원하는 것을 얻는 설득의 심리학
토드 카시단 지음, 이시은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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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불복종"이라는 단어는 과거뿐 아니라 현재에도 부정적인 이미지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따랐던 믿음이 진리가 소수 권력자들의 기만과 선동에서 파생된 과거를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아이디어가 진화하고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선 통념에 도전하고 경직된 사고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현재의 안락함과 익숙함에 안주하며 불합리를 수긍하면 변화와 발전은 결코 찾아오지 않습니다. "온화한 불복종자"는 적어도 일부 통념과 관행이 시급히 개선되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 이 세상에 정의, 자유, 경제적 안정, 인간다움이 늘어나기를 염원하는 사람을 위해 쓰였습니다.

내용 소개

다윈의 '종의 기원'이 나오기 전 진화론을 주장한 과학자가 역사 속에 없었던 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무슬림과 가톨릭에서 이단으로 몰려 고난을 겪었습니다. 사회에 만연한 약속과 진리라고 믿었던 것들을 대담한 용기로 반박하는 자신의 연구결과를 발표했지만, 이단자, 이교도, 위험인물로 찍혀 고문과 처형을 당했습니다.

우리 인간은 정당, 종교, 성별, 인종집단, 출신 국가 등 모든 면에서 집단적 유대를 강화하기 위해 얼마든지 타당한 추론(반박)을 포기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부족 중심적 생물로서, 이러한 사고방식으로 비정통적인 사상가들을 단지 '새롭다, 낯설다'라는 이유로 처벌하기 일쑤였습니다. 사상가들이 타자나 외부인으로 인식하는 경우에는 비난의 강도가 더 심했죠.

사람들은 왜 새로운 아이디어(생각)를 거부하는 걸까요?

효과적으로 불복종하고 싶다면 먼저 적부터 명확히 알아야 한다.

우리의 적은 무리 지어 사람들과 어울리고 사회의 통념을 받아들이며

그저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믿으려는 인간의 지배적인 동기이다.


2015년 미국 대선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는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사람을 보낼 때 최고의 국민들을 보내지 않습니다. 오히려 문제가 많은 사람들을 보내고 있어요..... 수많은 사건사고를 저지르죠"라며 대선 유세에서 멕시코 이민자들을 경멸했습니다. 미국의 히스패닉계 76퍼센트가 멕시코인인 상황에서, 이러한 유세가 트럼프의 지지도에 상당한 악영향을 끼쳤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들 중 25퍼센트 이상이 트럼프의 발언에 동의를 했습니다.

미국에서 오랫동안 차별을 받아왔고 지금도 선입견에 차별받는 흑인이 백인과 동등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대답한 경우와 트럼프의 발언에 동의를 멕시코계 히스패닉은 단지 그들을 억압한 시스템을 모른척했던 걸까요?


인간은 누구나 자신이 속한 시스템을 지지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설령 그 시스템에 의해 피해를 받더라도. 왜 우리는 자신에게 해를 끼치거나 차별하는 사회체제를 합리화하고 보호하려는 기이한 행동을 하는 걸까요? 그리고 왜 사회에서 특권적 지위를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체제의 타당성을 입증하려고 더 노력을 할까요?

우리는 여러 이성적, 비이성적 충동(현행 체제 거부) 때문에 더 나은 새로운 대안이 있더라도 기존의 우리가 지켜왔던 오랜 관행을 계속 따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를 자발적으로 불합리한 사회체제에 순응하게 만드는 심리적 촉진 요인은?

1. 익숙한 현재 상황에 안도한다.

우리는 자신의 삶을 통제하고 있다고 믿고 있고, 그렇지 않을 경우엔 어딘가 익숙하고 잘 아는 곳에서 위안을 찾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낯선 곳보단 아는 곳에서 안전하고 편하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억압적인 정부, 종교, 기업이라도 현행 체제에 순응하고 안주하려고 합니다.

일관되고 합리적인 체제를 추구하며 불확실한 감정보다는 해로운 결과를 그냥 받아들이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심리적으로 불안, 무력감을 느낄 때 법과 질서를 내세우는 리더들을 지지하고, 비판적인 반대자들에 맞서 기성 체제를 지키려는 사람 무리에 속하기를 원합니다. 굳이 권위자를 공격하거나 기존의 규범에 도전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거죠.

2. 체제의 위협을 느끼면 하나로 뭉친다.

지난 9.11테러 당시 미국 조지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은 51퍼센트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테러가 일어나자 지지율이 90퍼센트로 치솟았습니다. 자신에게 소중한 존재, 장소를 지키려는 것은 인간의 본능적인 충동입니다. 더욱이 공격 주체가 외부인이라면, 사람들을 하나로 결집시키는데 그만한 것이 없습니다.

만약 자신이 속한 체제에 위험이 생겨 위태로워지면, 자신을 업하고 수탈하던 바로 그 체제를 정당화합니다. 어르신들이 이런 말을 하는 걸 들어본 적 있을 겁니다. " 그때가 좋았어."

3. 현재 상태에 의존한다고 느낀다.

현체제에 의존적인 사람들일수록 순응성이 강합니다. 사회구성원 중 소수민족이 차별이 당하더라도, 자신들을 억압하는 현 정부를 강력히 지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차별적인 대우를 받는다고 해도 교통, 의료 서비스 등 일상적인 생존을 모두 현 정부에 의존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4. 앞으로 더 나아지리라 희망을 품는다.

4가지 심리적 촉진 요인을 알면 스스로 순응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저항할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널리 받아들여진 관습과 신념을 따르는 건 인간의 본성을 들먹일 필요도 없이 당연한 겁니다. 만약 이러한 생각에 반항하고 싶다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편향 즉, 안주, 순응하려는 심리를 인정해야만 상황 발생 시 대처하고, 궁극적으로 자신을 넘어설 수 있습니다.


저자와 옮긴이

저자 토드 캐시던(Todd B. Kashdan). 조지메이슨 대학교 심리학 교수이자 웰빙 연구소 소장, 코넬 대학교를 졸업하고 뉴욕 주립대학교 버펄로 캠퍼스에서 임상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웰빙과 회복력, 심리적 유연성, 삶의 의미와 목적, 호기심, 사회적 불안 관리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으로, 2013년 미국 심리학 협회가 수여하는 '주목할 만한 초기 연구자 상을 수상했고 동료 검토 저널을 220개 이상 작성했으며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뉴욕 타임스』 『포브스』를 비롯해 수백 개 언론에 연구 결과가 실렸다.

옮긴이 이시은. 역사학과 경영학을 전공하고 바른 번역 소속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최악을 극복하는 힘』 『중독의 시대』 『당신은 뇌를 고칠 수 있다』 『왜 비즈니스에 철학이 필요한가』 『세계의 이면에 눈뜨는 지식들』 외 여러 권이 있다.


감상평

우리 사회의 이념과 규칙, 법, 제도는 강압적이고 경직된 정부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집단적 사고 즉, '이단아'를 인정하지 않죠. 나와 같지 않으면 틀렸다는 이분법적 사고는 '차렷, 경례'가 당연했던 경직된 시대에 만들어져 지금까지 우리를 좀먹고 있습니다.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 별종이나 돌연변이는 배척받는 분위기가 옅어지기커녕 오히려 더 심해지는 적대적인 사회를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온화한 불복종자"는 자신도 모르게 '다름'을 배척하는 분위기에 휩쓸리는 나를 돌아보게 하는 책입니다.

다소 우스꽝스러운 제목의 "온화한 불복종자"는 왜 사람이 불합리한 사회를 거부, 반항하지 않고 순응하고 살아가는지를 소개한 책입니다. 일종의 심리학 책이죠. 뉴스와 스포츠, 인물, 심리연구를 예시로 들어 자세히 인간의 본성을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2부와 3부에서는 '다윈'처럼 불복종을 성공하는 전략과 비순응주의자(불복종자)들을 대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관계를 지키면서 원하는 것을 얻는 설득의 심리학, 다름을 인정하는 방법과 다름을 인정받는 방법을 알고 싶은 분에게 추천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제 주관대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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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전쟁 - 전쟁이 끝나면 정치가 시작된다 임용한의 시간순삭 전쟁사 2
임용한.조현영 지음 / 레드리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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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처럼 흥미진진했습니다. 어느 순간 저자의 필력에 넘어가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죠. 자욱한 노이즈가 잔뜩 낀 흑백필름을 접하는 것처럼 낯설었지만 생생했습니다. 유대민족의 2000년이 넘는 고된 삶과 팔레스타인인의 순박한 삶을 교대로 보여주며, 과거의 전쟁과 지금의 테러를 어느 한쪽의 잘못으로 몰아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더 좋았습니다. 가능한 객관적으로 글을 집필한 저자의 입장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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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전쟁 - 전쟁이 끝나면 정치가 시작된다 임용한의 시간순삭 전쟁사 2
임용한.조현영 지음 / 레드리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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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중동전쟁"은 2000여 년간 유럽을 떠돌던 유대인이 팔레스타인, 그들의 마음의 고향 시온으로 돌아오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불안한 세계정세 속 다시는 기약 없는 유랑민으로 돌아가기 싫었던 유대인. 그래서 더욱 대범하게 칼날 위를 걸으며 잔인한 발악으로 그들에게 주어진 땅을 지키려 했습니다.

그리고 팔레스타인인(人). 수천 년 동안 팔레스타인에서 농사를 짓고 산 이들. 이들은 조상 대대로 땅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온 농부였습니다. 순박한 팔레스타인 농부들은 갑자기 시오니스트가 나타났을 때 준비 안된 무지렁이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팔레스타인은 아랍 지역 중에서도 가장 낙후되고 고립된 땅이었기에 갑자기 들이닥친 유대인에 어리둥절했을 뿐이었습니다.

순박한 농부들은 거친 땅을 개간만 했지, 땅의 소유권은 그들의 관심 밖이었습니다. 등기상 주인이 누구든 그곳에 농사짓고 사는 사람은 그들이었기 때문에, 농부가 개간한 땅은 그들 것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순박한 농부들은 낯선 이웃이 이주해오고, 낯선 이들과 몇 번의 극렬한 다툼으로 차츰 잊고 있던 분노를 일구기 시작했습니다. 자신들을 고향 밖으로 쫓아내려 하는 이웃이 원망스러웠기에.

맨몸뚱이로 수천 년 동안 조상 대대로 살아온 땅에서 쫓겨난 팔레스타인인은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한 천덕꾸러기 유랑민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그리고 전쟁이 시작됐습니다.

전쟁의 시작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그들의 땅, 중동을 지배하던 왕(영국)이 힘을 잃고 고향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유엔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리 독립안을 제안하게 됩니다. 하지만 유엔의 결의안은 화약고에 불을 붙인 셈이었습니다. 왕이 무분별하게 남발한 공수표를 들고 자신의 권리만 고집했기 때문입니다.

유엔의 결의안에 의해 양측의 국가 경계선이 그어지자 이스라엘과 아랍연합 측(팔레스타인)은 상대를 제압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양측의 계획은 영국의 위임통치가 끝나는 날 그들이 바라는 전략 요충지를 장악하는 것이었습니다. 양측 군대가 요충지를 차지하고 그 지역의 인구와 지배하기 위해 총성이 울리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1차 중동전쟁(1948년 - 49년, 이스라엘 독립전쟁)

이스라엘은 수적으로 열세였지만 치밀한 전략과 필사적인 저항으로 승리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역시 대대적인 전쟁은 처음이었습니다. 이스라엘 군대는 하나로 통일되지 않고, 하가나, 팔마, 이르군, 레히(슈테른)로 군부가 난립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또다시 유럽인들에게 무시당하던 삶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기에, 필사적으로 전투에 임해 승리를 쟁취했습니다.

아랍 연합군은 수적이나 화력 면에서 우세했지만, 그들이 가진 이점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습니다. 서로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엇갈려 있는 아랍 국가, 이집트, 시리아, 요르단은 서로를 신뢰하지 못했고, 서로에게 믿음도 주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내부적으로도 분열되어 있어서 전투에서 우왕좌왕 엉망이었습니다. 오죽하면 유리한 고지를 탈환하고도 장례식에 참가한다고, 탈환한 고지를 내버려 둔 채 모두 떠나버렸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유대인의 성지, 예루살렘을 되찾지 못했습니다. 예루살렘은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의 성지입니다. 그래서 이스라엘과 아랍 양측에게 절대 빼앗길 수 없는 요충지이자, 대의명분을 위한 도시이자, 마음의 고향인 성지 예루살렘을 반드시 차지해야 했습니다. 이스라엘은 예루살렘과 기타 요충지 탈환, 점령을 위해, 아랍연합 측은 이스라엘을 몰아내기 위해 다시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2차 중동전쟁(1956년-57년)

수에즈 운하를 둘러싼 전쟁. 수에즈운하를 국유화하겠다는 이집트 나세르 대통령의 선언에 반발한 영국과 프랑스, 이스라엘을 공격해 전쟁이 시작됐습니다. 결과적으로 이집트는 2차 중동전쟁에서 완패했습니다. 하지만 이집트의 나세르는 패배하지 않았습니다. 미국과 소련이 본격적으로 세계정세에 개입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경제, 소련은 무력으로 이들 프랑스, 영국, 이스라엘을 압박을 가했고, 결국 그들은 신흥 제국에 위협에 물러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유엔의 중재로 전쟁은 끝이 났고, 영국과 프랑스는 수에즈 운하의 소유권을 상실했습니다. 비록 전쟁에 패배했지만, 미국과 소련을 상대로 뛰어난 외교협상으로 수에즈운하를 되찾아 온 이집트 대통령 나세르는 아랍에서 슈퍼스타가 됐습니다. 그리고 그의 이러한 인기는 아랍민족주의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장차 그는 아랍을 통일하기 위해 다시 전쟁터로 뛰어들게 됩니다.

3차 중동전쟁(1967년, 6일 전쟁)

이스라엘이 이집트, 요르단, 시리아를 상대로 선제공격해서 전쟁이 시작. 이스라엘은 단 6일 만에 대승을 거둬 시나이반도, 골란 고원, 서안 지구 등 많은 영토를 차지하게 됩니다. 이스라엘이 이렇게 대승한 이유에 뛰어난 전투기의 역할도 있지만, 예상치 못한 기습에 파괴되고 파멸되어 가는 상황에서도 순간적인 대응책을 찾아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절박한 전투를 치르면서도 유연한 대응으로 자신들의 길과 적의 약점을 찾아냈습니다.


4차 중동전쟁(1973년, 욤키푸르전쟁)

6일 전쟁에서 빼앗긴 시나이반도와 골란 고원을 되찾기 위해 이집트와 시리아가 전면적으로 이스라엘을 기습하면서 다시 평온한 사막을 진탕 시켰습니다. 이 전쟁은 앞선 전쟁과는 다르게 이스라엘이 상당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집트 대통령 사다트의 기만책에 속아 이스라엘 지도부는 방심을 했고, 이집트에 심어놓은 스파이의 말도 신뢰하지 못했기에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더욱이 욤키푸르는 이스라엘의 대규모 휴일이라서 많은 군인들이 휴가를 떠나 경계도 느슨해져 있던 상태였습니다.

저자

임용한. <전쟁과 역사>, <한국고대 전쟁사>, <조선 국왕 이야기>,<세상의 모든 전략은 전쟁에서 탄생했다>, <손자병법>등의 많은 저서를 출간해 많은 독자의 지지를 받았다. 또, 유튜브 누적 조회 수 8000만이 넘는 화제의 프로그램 국방 TV <토크멘터리 전쟁사>에 출연하며 전쟁사, 역사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조현영. 한국외국어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20여 년간SBS <뉴스추적〉, MBC 〈 W 〉, KBS <TV는 사랑을 싣고>등 많은 프로그램을 집필했다. 임용한 저자가 출연한 국방 TV 토크멘터리 전쟁사>를 4년간 맡아 집필했다.

감상평

"중동전쟁". 이름만 들어도 읽기에 만만치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낯선 분야고 더구나 책도 5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었기에 읽기도 전에 한숨을 쉬었죠. 뉴스나 신문으로 보던 다른 나라의 전쟁을 접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막상 읽기 시작하니 생각보다 좋았습니다.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처럼 흥미진진했습니다. 어느 순간 저자의 필력에 넘어가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죠. 자욱한 노이즈가 잔뜩 낀 흑백필름을 접하는 것처럼 낯설었지만 생생했습니다. 유대민족의 2000년이 넘는 고된 삶과 팔레스타인인의 순박한 삶을 교대로 보여주며, 과거의 전쟁과 지금의 테러를 어느 한쪽의 잘못으로 몰아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더 좋았습니다. 가능한 객관적으로 글을 집필한 저자의 입장이 보였습니다.

읽고 난 후, 전쟁의 참혹함보다 더한 끔찍한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땅에 대한 집착. 유대인 하면 무엇이 생각나십니까? 홀로코스트, 미국의 월가 아니면 장사꾼. 책이나 뉴스를 통해 사람들이 다 아는 이스라엘 민족의 굴곡진 역사를 알고는 있었지만, 중동전쟁을 읽으면서 더욱 그들에게 몰입하게 됐습니다. 2000년간의 핍박, 차별, 학살을 겪으면서 겨우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치는 그들에게서 하나를 보았죠.

기회, 힘, 차별, 살육, 보복, 민족 그리고 삶! 서로 맞물리지 않고 헛돌던 것들이 유대인을 질주하게 만들었습니다. 멈추면 죽어야 하는 절실한 질주에 목을 맬 수밖에 없었죠. 자신의 잔인한 행동을 정당화하는 인간의 설익은 모순.

다시 떠돌이로 돌아갈 수 없기에 그들, 유대인은 물러설 수가 없었죠. 뒤는 다시는 거스를 수 없는 벼랑이기에. 맞습니다. 유대인은 전쟁의 광기에 먹혔습니다. 그리고 팔레스타인에 살던 순박한 농사꾼은 테러리스트가 되었습니다. 낯선 이방인에게 곁을 내주던 순박한 농부는 광기의 모래폭풍에 황량한 사막 어딘가로 자취를 감췄습니다.

누군가의 편을 들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 생각은 들었죠. 나 역시도, 순박한 농부를 쫓아내지 않았을까?

미래의 평가는 기록한 자의 기만일 뿐.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제 주관대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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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터네이트 (일반판) - Alternate
가토 시게아키 지음, 김현화 옮김, 반지수 일러스트 / ㈜소미미디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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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터네이트˝는 청춘소설입니다. 감정 조절이나 인간관계에 능숙하지 않은, 자아 성숙이 덜된 인물들의 모습을 얼터네이트를 통한 ‘만남‘으로 보여줍니다. 새로운 인연과의 만남이 어른에 비해 익숙하지만 아직은 인간관계에 서툴기만한 풋풋한 감성이 담긴 책입니다. 아직 감성이 완성되지 못한 고등학생 청소년들의 파릇하지만 종잡을 수 없는 모습이 소설에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소설의 주인공은 이루루와 반 나즈, 나오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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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터네이트 (일반판) - Alternate
가토 시게아키 지음, 김현화 옮김, 반지수 일러스트 / ㈜소미미디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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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소개

얼터네이트

얼터네이트는 고등학생들만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실시간 매칭, 소통 플랫폼입니다. 고등학생만 등록, 사용할 수 있기에 학교, 나이, 이름을 모두 앱에 공개해야 합니다. 이런 점때문에 얼터네이터 런칭 초창기에는 학생들 사이에 별다른 인기를 끌지 못했죠. 괜히 자기 실명과 얼굴을 공개해 혹시 모를 트러블이나 위험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앱을 사용하던 소수의 유저들이 '괜찮은 사람을 만났다'라는 소문으로 점점 학생들의 흥미를 끌기 시작했습니다.

얼터네이트는 상대방의 프로필을 보고 '플로우'를 보내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플로우를 받은 상대방이 승인을 하면 서로 커넉트되어 실시간으로 메시지를 주고 받습니다. 그리고 '진 매치'라는 시스템으로 나와 가장 유전적으로 적합한 사람을 제공합니다. 구동방식은 자발적으로 유전자 검사에 동의한 사람들의 유전자를 분석, 유전자 그룹을 형성, 얼터네이트에 등록된 각 개인과 개인 간에 적합도를 퍼센트지로 보여줍니다.

엔메이 학원 고등학교에서는 '다이키&란란'이 앱상에서 화재를 일으켰죠. 특히, 또래 여학생들의 관심과 호응으로 동성 커플은 고등학생들 사이에서 유명한 인플루언서가 되었죠. 얼터네이터에 올라온 다이키&란란의 이별이 큰 화제가 될 정도로 이들의 유명세가 상당했습니다. 이들 여러 인플루언서 덕분에 얼터네이트는 이제 고등학생이 되면 반드시 다운로드해야 하는 인기 앱이 되었습니다.

자신감 없어요.

달리할 수 있는 게 없으니 그렇게 보이는 게 아닐까요?

길을 헤매지 않는 사람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달리 길이 없을 뿐이에요.

니미 이루루

엔메이 학원 고등학교에 다니는 3학년 여학생입니다. 그녀는 요리 동아리 부장을 맡고 있기도 하죠. 이루루는 요리 동아리 선배 미오와 엘터네이터에서 주관하는 '원포션' 요리 대회에 나간 경력도 있습니다. 그때는 미우 선배를 보조해서 요리 대회에 나갔지만 올해는 자신의 요리를 직접 선보일 예정입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요리에 확신이 없었습니다. 남에게 내놓기에는 초라하고 수수하고 조촐하다고만 여겼죠.

아버지로부터 '요리사는 되지 마'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고, 특히 작년에 선배 서포터로 나갔던 '원포션'에서 심사위원에게 요리에 진심이 안 느껴진다는 소리를 들은 이후, 이루루의 요리에 대한 자신감이 더욱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이 때문인지 이루루는 다른 친구들은 다하는 얼터네이트를 다운로드하지 않았어요. 자신을 내 보이기 싫었기 때문에.

이루루는 다가오는 원포션이 내심 부담스러웠지만 남에게 혹평을 들은 체 도망치기는 싫었습니다. 뭔가 분한 마음도 들고. 그래서 그녀는 동아리 후배 중에 색다른 레시피를 제출한 후배 에미쿠와 한 팀으로 요리 대회를 준비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농구팀에 도시락을 전달해 주러 갔던 길에 작년 '원포션'에서 우승한 에이지를 만나게 됩니다.

반 나즈

나즈는 1학년으로 얼터네이터를 누구보다 신봉했습니다. 그녀는 얼터네이터에서 화재가 되는 모든 이야기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옆 반 친구들마저 나즈에게 얼터네이터 사용법을 물어볼 정도로 그녀는 앱 사용법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나즈는 얼터네이트에서 커넥트 한 친구들은 많았지만, 실제로는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죠. 그녀는 단순히 커넥트 됐다고 해서 만날 마음이 없었기 때문이죠. 자신의 판단이 아닌 얼터네이터의 주선으로 만나기는 싫었습니다.

얼터네이터는 평범하게 사용하기만 해서는 궁합을 거기까지 판단하지 못해.

즉, 정말 마음이 잘 맞는 상대를 찾으려면 자신이라는 인간을 얼터네이트에 가르쳐줘야 해.

나즈는 얼터네이트를 좀 더 키워서, 얼터내이터가 성장해서 언젠가 매칭 가능성이 80% 이상인 사람을 찾게 되면 그때 사람을 만나볼 마음이었습니다.

나즈

그러던 어느 날, 얼터네이트의 업데이트 소식과 다이키&란란 커플의 이별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나즈는 진매칭을 위해 유전자 검사를 하면서 다이키의 이별 영상을 씁쓸한 마음으로 보았습니다. 힘든 일을 겪어도 내면 성장이나 아름다운 추억으로 자신의 슬픔을 억지로 긍정하는 다이키의 모습에 허탈한 한숨만 쉬었죠. 합리적이면서 관계 지속을 지향하는 나즈에겐 이해가 되지 않은 모습이었죠.

나즈는 새로 도입된 진매칭에서 백분율로 수치화된 적합도가 92.3%인 상대를 발견했어요. 지금까지 아무리 상성이 잘 맞아도 60퍼센트였는데. 그리고 70퍼센트 이상이 나왔다는 이야기는 출처를 알 수 없는 소문으로만 들었는데. 어안이 벙벙했죠. 나즈는 반드시 플로우해야 한다고 마음을 먹고 상대에게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과연 그녀와 매칭비율이 가장 높은 상대는 나즈의 이상형에 가까울까요?

다라오카 나오시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그는 학교를 자퇴하고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는 어릴 적 전학 간 친구를 만나기 위해 오사카에서 엔메이학원이 있는 신주쿠로 찾아옵니다. 야간 버스를 꼬박 여덟 시간을 타고. 나오시는 스마트폰 지도를 보며 신주쿠를 헤매다가 겨우 친구 유타카가 다니는 엔메이학원에 숨어듭니다. 그는 다른 사람들 눈을 피하기 위해 학교 성당 화장실에 들어가 옷을 갈아입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몸을 웅웅거리게 하는 겹겹이 포개진 웅장한 소리를 듣고 자신도 모르게 걸었습니다. 걸음을 걸을 때마다 더욱 소리가 두툼해졌죠. 성당 안쪽 단상에서 교복을 입은 여자아이가 파이프오르간을 연주하는 소리였습니다. 부드럽게 안아주는 음색과 기분 좋은 진동에 나오시의 온몸이 떨렸죠. 작은 여학생이 가느다란 팔과 다리를 움직여 웅장한 소리를 내는 게 놀라웠죠. 그는 몰래 학교에 숨어들었다는 것도 잊은 채 한동안 그곳에서 정신을 놓고 오르간을 연주하는 그녀만 보고 있었습니다.

나오시

나오시는 학교까지 숨어들어서 만나고 싶었던 친구 유타카를 만나게 됩니다. 그는 자신보다 한 뼘은 더 큰 친구에게 요즘도 기타를 치는 물어봤죠. 나오시가 친구를 만나고 싶었던 이유는 함께 밴드를 하고 싶어서였죠. 어릴 적 자신은 드럼, 유타카는 기타를 초등학교 때 함께 연습했었습니다. 유타카가 집안 사정으로 전학을 가게 되자 언젠가 함께 다시 하자고 약속을 했었죠. 하지만 고등학생이 된 유타카는 이젠 기타는 연주하지 않고, 아버지를 이어서 의사가 되기로 했죠.

나오시는 칭얼거리는 어린애처럼 왜 기타를 연주하지 않냐고 다그쳤지만 친구의 마음은 이미 굳어버렸죠. 기타 따윈 싫어하기로. 사실 나오시는 고등학교 자퇴를 하고 밴드를 마음에 두고 있었습니다. 나름 꾸준히 드럼 연습도 했고, 어릴 적 기타에 재능이 있던 친구가 여전히 기타에 진심일 거라. 자신과의 약속을 염두에 두고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의 믿음은 친구에게 보답받지 못했습니다.

지은이와 옮긴이

지은이 가토 시게아키(加藤立行了‡). 1987년 오사카부에서 출생했다. 일본 아이돌 그룹 NEWS의 멤버로 활동하면서 2012년 1월 <핑크와 그레이>를 발표해 작가로 데뷔했다. 이후 <섬광 스크램블>, <BURN》, 우산을 들지 않은 개미들은>, <튜버로즈에서 기다리고 있어>와 같은 히트작을 계속 써 내려가며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핑크와 그레이>는 일본에서 영화화되었고, <우산을 들지 않은 개미들은>은 드라마로 제작되었다.

제42회 요시카와 에이지 신인상을 수상한 <얼터네이트》는 2020년 제164회 나오키상과 2021년 서점 대상에 노미네이트되었으며, 잡지 <다빈치>의 BOOK OF THE YEAR2021에서 소설 랭킹 1위를 차지하는 등 오늘날의 일본 문학계를 석권하여 청춘 소설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옮긴이 김현화. 번역도 예술이라고 생각하는 번역 예술가, '번역에는 제한된 틀이 존재하지만, 틀 안의 자유도 엄연한 자유이며 그 자유를 표현하는 것이 번역'이라는 신념으로 일본어를 우리말로 옮기고 있다. 역서로는 아키요시 리카코의 <작열>, 가쿠타 미쓰요의 <무심하게 산다>, <천 개의 밤. 어제의 달>, 마스다 미리의 <코하루 일기>, 무레요코의 <아저씨 고양이는 줄무늬》, 모리사와 아키오의 <실연 버스는 수수께끼>이외에도 <무지개를 기다리는 그녀>, <9월의 사랑과 만날 때까지>, <선은 나를 그린다> 등이 있다.

표지 디자인 : 소미 미디어(Somy Media)

감상평

"얼터네이트"는 청춘소설입니다. 감정 조절이나 인간관계에 능숙하지 않은, 자아 성숙이 덜된 인물들의 모습을 얼터네이트를 통한 '만남'으로 보여줍니다. 새로운 인연과의 만남이 어른에 비해 익숙하지만 아직은 인간관계에 서툴기만한 풋풋한 감성이 담긴 책입니다. 아직 감성이 완성되지 못한 고등학생 청소년들의 파릇하지만 종잡을 수 없는 모습이 소설에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소설의 주인공은 이루루와 반 나즈, 나오시입니다.

자신 없지만 자신이 하고픈 일을 우직하게 밀고 나가는 이루루. 자신과 가장 적합도가 높은 상대를 기다리지만 정작 스스로를 상대방에게 보이기 싫어하는 반나즈. 할머니와 동생의 무관심 뒤에 숨어있는 진심을 끝까지 모른척 해야만 하는 상황이 갑갑한 키만 자란 나오시.

이들 이야기를 교대로 보여주면 고등학생 나이대 청소년의 고민과 친구, 생각들을 얼터네이트 앱과 관련하여 보여줍니다. 실시간 매칭 앱 얼터네이트는 최신 기술 집합체라고 할 수 있지만 가장 본원적인 인간의 모습을 자아내게 합니다. 아니, 인간의 본능적인 소통 욕구를 보다 원활하고 쉽게 하기 위한 만들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소설에서 얼터네이트는 배경 또는 소재나 도구 정도일 뿐 별다른 역할은 없습니다. 그저 소설 속 인물들이 얽히게 된 원인이 얼터네이트일뿐.

솔직히 제 취향은 아니었습니다. 인물 간 대화나 상황 묘사가 뭔가 오글거리는 그런 일본 특유의 '분하다' '용납이 안된다' 같은... 일본 영화나 드라마를 접해본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특유의 오글거림이 조금 읽기 거북했습니다. 다만 제 취향일 뿐 이런 말랑하고 열혈 분위기를 좋아하고 익숙하다면 괜찮을 겁니다. 하지만 제겐 그저 작위적으로 분위기를 꾸려가는 듯 보였어요.

주인공이 3명이고 등장하는 조연급 인물도 다수입니다. 그래서 주제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얼마 전에 읽었던 '마지막 섬'은 앞부분 몇 장만 읽어도 바로 주제가 보였는데, 얼터네이터는 책 내용이 중반을 넘어가는데도 뭐라고 할만한 주제가 보이지 않더군요. 물론하고 싶은 이야기는 알겠는데, 마치 예전 시트콤 같더군요. 이야기가 단편적이에요.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은 으레 청소년 소설이 그렇듯, 자아성장입니다. 청소년기에 겪었던 감정 과잉이 주변 인물과의 롤러코스터 같은 짜릿하고 눈물진 경험으로 불뚝이던 호르몬이 차츰 정제되는 모습. 즉,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인물들의 이야기로 보여줍니다.

나쁘진 않았지만 좋지도 않은. 제게는 평범한 소설이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제 주관대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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