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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화한 불복종자 - 관계를 지키면서 원하는 것을 얻는 설득의 심리학
토드 카시단 지음, 이시은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11월
평점 :

책 소개
"불복종"이라는 단어는 과거뿐 아니라 현재에도 부정적인 이미지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따랐던 믿음이 진리가 소수 권력자들의 기만과 선동에서 파생된 과거를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아이디어가 진화하고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선 통념에 도전하고 경직된 사고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현재의 안락함과 익숙함에 안주하며 불합리를 수긍하면 변화와 발전은 결코 찾아오지 않습니다. "온화한 불복종자"는 적어도 일부 통념과 관행이 시급히 개선되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 이 세상에 정의, 자유, 경제적 안정, 인간다움이 늘어나기를 염원하는 사람을 위해 쓰였습니다.
내용 소개
다윈의 '종의 기원'이 나오기 전 진화론을 주장한 과학자가 역사 속에 없었던 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무슬림과 가톨릭에서 이단으로 몰려 고난을 겪었습니다. 사회에 만연한 약속과 진리라고 믿었던 것들을 대담한 용기로 반박하는 자신의 연구결과를 발표했지만, 이단자, 이교도, 위험인물로 찍혀 고문과 처형을 당했습니다.
우리 인간은 정당, 종교, 성별, 인종집단, 출신 국가 등 모든 면에서 집단적 유대를 강화하기 위해 얼마든지 타당한 추론(반박)을 포기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부족 중심적 생물로서, 이러한 사고방식으로 비정통적인 사상가들을 단지 '새롭다, 낯설다'라는 이유로 처벌하기 일쑤였습니다. 사상가들이 타자나 외부인으로 인식하는 경우에는 비난의 강도가 더 심했죠.
사람들은 왜 새로운 아이디어(생각)를 거부하는 걸까요?
효과적으로 불복종하고 싶다면 먼저 적부터 명확히 알아야 한다.
우리의 적은 무리 지어 사람들과 어울리고 사회의 통념을 받아들이며
그저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믿으려는 인간의 지배적인 동기이다.
2015년 미국 대선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는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사람을 보낼 때 최고의 국민들을 보내지 않습니다. 오히려 문제가 많은 사람들을 보내고 있어요..... 수많은 사건사고를 저지르죠"라며 대선 유세에서 멕시코 이민자들을 경멸했습니다. 미국의 히스패닉계 76퍼센트가 멕시코인인 상황에서, 이러한 유세가 트럼프의 지지도에 상당한 악영향을 끼쳤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들 중 25퍼센트 이상이 트럼프의 발언에 동의를 했습니다.
미국에서 오랫동안 차별을 받아왔고 지금도 선입견에 차별받는 흑인이 백인과 동등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대답한 경우와 트럼프의 발언에 동의를 멕시코계 히스패닉은 단지 그들을 억압한 시스템을 모른척했던 걸까요?


인간은 누구나 자신이 속한 시스템을 지지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설령 그 시스템에 의해 피해를 받더라도. 왜 우리는 자신에게 해를 끼치거나 차별하는 사회체제를 합리화하고 보호하려는 기이한 행동을 하는 걸까요? 그리고 왜 사회에서 특권적 지위를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체제의 타당성을 입증하려고 더 노력을 할까요?
우리는 여러 이성적, 비이성적 충동(현행 체제 거부) 때문에 더 나은 새로운 대안이 있더라도 기존의 우리가 지켜왔던 오랜 관행을 계속 따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를 자발적으로 불합리한 사회체제에 순응하게 만드는 심리적 촉진 요인은?
1. 익숙한 현재 상황에 안도한다.
우리는 자신의 삶을 통제하고 있다고 믿고 있고, 그렇지 않을 경우엔 어딘가 익숙하고 잘 아는 곳에서 위안을 찾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낯선 곳보단 아는 곳에서 안전하고 편하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억압적인 정부, 종교, 기업이라도 현행 체제에 순응하고 안주하려고 합니다.
일관되고 합리적인 체제를 추구하며 불확실한 감정보다는 해로운 결과를 그냥 받아들이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심리적으로 불안, 무력감을 느낄 때 법과 질서를 내세우는 리더들을 지지하고, 비판적인 반대자들에 맞서 기성 체제를 지키려는 사람 무리에 속하기를 원합니다. 굳이 권위자를 공격하거나 기존의 규범에 도전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거죠.
2. 체제의 위협을 느끼면 하나로 뭉친다.
지난 9.11테러 당시 미국 조지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은 51퍼센트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테러가 일어나자 지지율이 90퍼센트로 치솟았습니다. 자신에게 소중한 존재, 장소를 지키려는 것은 인간의 본능적인 충동입니다. 더욱이 공격 주체가 외부인이라면, 사람들을 하나로 결집시키는데 그만한 것이 없습니다.
만약 자신이 속한 체제에 위험이 생겨 위태로워지면, 자신을 업하고 수탈하던 바로 그 체제를 정당화합니다. 어르신들이 이런 말을 하는 걸 들어본 적 있을 겁니다. " 그때가 좋았어."
3. 현재 상태에 의존한다고 느낀다.
현체제에 의존적인 사람들일수록 순응성이 강합니다. 사회구성원 중 소수민족이 차별이 당하더라도, 자신들을 억압하는 현 정부를 강력히 지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차별적인 대우를 받는다고 해도 교통, 의료 서비스 등 일상적인 생존을 모두 현 정부에 의존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4. 앞으로 더 나아지리라 희망을 품는다.
4가지 심리적 촉진 요인을 알면 스스로 순응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저항할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널리 받아들여진 관습과 신념을 따르는 건 인간의 본성을 들먹일 필요도 없이 당연한 겁니다. 만약 이러한 생각에 반항하고 싶다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편향 즉, 안주, 순응하려는 심리를 인정해야만 상황 발생 시 대처하고, 궁극적으로 자신을 넘어설 수 있습니다.

저자와 옮긴이
저자 토드 캐시던(Todd B. Kashdan). 조지메이슨 대학교 심리학 교수이자 웰빙 연구소 소장, 코넬 대학교를 졸업하고 뉴욕 주립대학교 버펄로 캠퍼스에서 임상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웰빙과 회복력, 심리적 유연성, 삶의 의미와 목적, 호기심, 사회적 불안 관리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으로, 2013년 미국 심리학 협회가 수여하는 '주목할 만한 초기 연구자 상을 수상했고 동료 검토 저널을 220개 이상 작성했으며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뉴욕 타임스』 『포브스』를 비롯해 수백 개 언론에 연구 결과가 실렸다.
옮긴이 이시은. 역사학과 경영학을 전공하고 바른 번역 소속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최악을 극복하는 힘』 『중독의 시대』 『당신은 뇌를 고칠 수 있다』 『왜 비즈니스에 철학이 필요한가』 『세계의 이면에 눈뜨는 지식들』 외 여러 권이 있다.
감상평
우리 사회의 이념과 규칙, 법, 제도는 강압적이고 경직된 정부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집단적 사고 즉, '이단아'를 인정하지 않죠. 나와 같지 않으면 틀렸다는 이분법적 사고는 '차렷, 경례'가 당연했던 경직된 시대에 만들어져 지금까지 우리를 좀먹고 있습니다.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 별종이나 돌연변이는 배척받는 분위기가 옅어지기커녕 오히려 더 심해지는 적대적인 사회를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온화한 불복종자"는 자신도 모르게 '다름'을 배척하는 분위기에 휩쓸리는 나를 돌아보게 하는 책입니다.
다소 우스꽝스러운 제목의 "온화한 불복종자"는 왜 사람이 불합리한 사회를 거부, 반항하지 않고 순응하고 살아가는지를 소개한 책입니다. 일종의 심리학 책이죠. 뉴스와 스포츠, 인물, 심리연구를 예시로 들어 자세히 인간의 본성을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2부와 3부에서는 '다윈'처럼 불복종을 성공하는 전략과 비순응주의자(불복종자)들을 대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관계를 지키면서 원하는 것을 얻는 설득의 심리학, 다름을 인정하는 방법과 다름을 인정받는 방법을 알고 싶은 분에게 추천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제 주관대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