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신학
김은혜 외 8인 지음 / 동연출판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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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SN이 첫 번째 책은 MZ 세대와 사이좋게 지내기 위한 것이었다. 그 책도 한국 교회에 매우 중요한 이정표를 제시했다고 생각한다. 이번 책은 그것보다 훨씬 과감해졌다. 이 책을 읽고, 저자들에게 느끼는 저의 감정은 3가지이다.

 

첫째, 저자들은 고맙다. 개인적으로 엔지니어 크리스천으로서 나의 일의 영성이 무엇일지 궁금하였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 얘기할 수 있는 상대가 없어서 외로웠는데 HTSN을 만나서 반가웠다. 기술신학은 일단 나 같은 사람을 위한 책이다

 

둘째, 저자들은 따뜻하다. 기독교에서 가장 첫째되는 계명은 하나님 사랑이고, 이웃 사랑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신자들에게 있어서 신앙은 개인의 구원이 전부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만물신학을 얘기한다. 개인의 구원이 아니라 창조세계에 존재하는 천하 만물의 구원을 말한다. 이 책은 모든 others, 모든 타자를 위한 책이며, 같이 진화하고 있는 모든 things, 모든 객체를 위한 활동에 대한 신학적인 근거를 제시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저자들은 무섭다. 마르틴 루터가 인쇄술을 이용하여 5백년전에 종교개혁에 성공했다. 저자들은 제 2의 종교개혁에서의 마르틴 루터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맞이하고 있는 메타버스, 인공지능, 생명공학 등은 인쇄술보다 더 파괴력이 큰 하나님의 계시이다. 오백년전 제 1의 종교개혁으로 교황의 권력은 개별 교회로 이동되었다. 2의 종교개혁으로 개별 교회의 권력은 어디로 이동할지 아무도 모른다.

 

왜 이들이 무서운지는 MZ세대들이 좋아하는 MBTI로 풀어보겠다.

 

우선 에너지 방향은 내향적인 I형보다는 외향적인 E형이다. 이 책은 열린 교회, 열린 신학을 말한다. 자동차의 등장으로 인간의 발이 확장되었고, 로봇으로 인간의 팔이 확장되었다면, GPT는 인간의 뇌를 확장하고 있다. 메타버스에서는 가상 행성에서 살아가는 새로운 자아로 확장된다. 확장된 인간이 만나는 새로운 환경에 이 책은 열려 있다.

 

인식에 있어서는 감각으로 인식하는 S형보다는 직관으로 인식하는 N형이다. 이 책에는 새로운 상황에 대응하는 창의적인 개념들이 제시된다. 전통적인 고체 교회의 한계를 극복하는 유연한 액체 교회를 제안하고 있고, 새로운 식민주의를 극복하는 보편적 행복을 제안하고 있고, 따뜻한 인공지능이 되도록 기독교적인 아가페와 한국적 정을 학습한 정 많은 인공지능을 제안하고 있다.

판단 기능적으로는 감정적인 F형이 아니라, 사고하는 T형이다. 하이데거, 헤겔, 러셀, 푸코 등 근현대 철학자들이 쌓아온 지성의 토대위에서 신학자로서 인류세, 트랜스휴먼, 포스트휴먼, 초객체 등 21세기에 새로 마주한 개념들을 풀어내고 있다.

 

계획성에 대해서는 철저히 준비해서 공식적으로 결정하는 J형보다는 변화에 적응하는 P형이라고 할 수 있다. 기술신학의 대상은 정말로 급하게 변하고 있는 무빙 타겟인 기술이므로 P형으로 대처할 수 밖에 없다. ‘위험한 곳에 구원이 있다는 하이데거의 말대로 위험한 곳에 뛰어들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이 책의 MBTIENTP라고 본다. ENTP의 특징은 박학다식하고 독창적이며,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제가 한가지 제언을 하고 싶다.

이 책에서는 도구를 사용하여 일하는 인간, , 호모 파베르와 기술에 대해서 말한다. 20세기에는 일하는 인간, 호모 파베르의 효율성을 지향했다면, 21세기에는 놀이하는 인간, 호모 루덴스의 즐거움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 웨스트민스터 요리문답의 가장 첫 질문에서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한 제 1 목적은 하나님을 즐거워하는 것이다. 기술을 사용해서 놀이하는 인간, 호모 루덴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

 

이 책에 실린 모든 글에서 기술은 절대로 가치중립적이 아니라고 말한다. 하나님과 협력하여 하나님이 주신 영감으로 창조하는 기술이 될 수도 있고, 하나님의 뜻에 맞지 않는 타락한 기술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신학은 기술과 함께 서로 영향을 주면서 하나님의 나라로 가까워가는 역동적인 구도가 되어야 한다.

 

성경이후에도 하나님이 창조를 계속 하신다. 그리고, 하나님이 창조한 인간이 이 창조역사에 동참하는 것을 하나님은 즐거워 하신다. 하나님과 함께 보며보기에 좋았더라할 수 있는 그 새로운 하나님의 나라로 이끄는 길잡이가 바로 신학이 되어야 할 것이다.

 

다시한번 저자들의 과감한 모험에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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