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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작의 역사 - 우리와 문명의 모든 첫 순간에 관하여
위르겐 카우베 지음, 안인희 옮김 / 김영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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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발명들은 발명자가 없다.

p.11



이 책은 총 16가지의 '시작'에 대해 다루고 있다.



1. 직립보행의 시작 - 땅바닥에 선, 운반 능력이 있는, 믿음직한


두 발로 똑바로 걷는 자는 두 손이 자유롭다. 무엇 하러? 죽이기 위해서.

p.24


인간이 두 발로 걷기를 시작하면서 얻게 된 위협은 무수히 많다.

머리는 과도한 열기의 위협을 받게 되고 심장은 중력에 맞서 일해야 한다.

이러한 위협을 감수하고서라도 인간이 네 발로 걷기를 포기한 것은, '인간 직전' 원숭이들에게 있어서 두 발로 일어서서 똑바로 걷기란 부족한 자원을 두고 벌이는 전투에서 동종에 더 잘 맞설 수 있도록 해준 것이기 때문이다.

직립보행의 시작에 대해서는 여전히 무수히 많은 가설과 의견이 있고, 그 과정 또한 매우 긴 시간에 걸쳐 이루어졌다.



2. 익혀 먹기의 시작 - 치아의 시간과 축제의 시간


인간은 제가 먹는 바로 그것이다.

p.45


인간은 유일하게 음식을 익혀 먹는 동물이다. 익혀 먹는 이유는 간단하다. 소화할 수 없는 음식을 소화하기 위해서.

두뇌가 클수록 소화 경로는 짧은데, 이는 소화기관이 사용하는 에너지를 줄여 두뇌가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인간은 두뇌가 보다 많은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그러기 위해서 소화기관이 사용하는 에너지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음식을 익혀 먹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식물을 익혀 먹은 것에 대해서는, 인간은 기후에 따른 식량 부족의 시기에 식물을 비축하여 익혀 먹음으로써 식량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익혀 먹기란, 인간이 자연을 상대로 살아남을 수 있게 하였고 이는 인간의 사회를 변화시키게 된 것이다.



3. 말하기의 시작 - 단골 테이블에서 점점 낮은 소리로 포효하는 수사슴들


낱말 또는 언어는 쓸모 있는 것과 해로운 것,

올바른 것과 옳지 못한 것을 알려주기 위한 것이다.

p.72


인간만이 유일하게 말을 한다. 동물들은 목소리를 가지고 있으나 언어를 내뱉을 수 없다.

인간이 언어를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은 말하기가 특별히 많은 통제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깊이 자리 잡은 후두, 큰 목구멍, 움직임이 좋은 혀 등 발성기관의 특수성으로 인해 말하기에 특화되어 있다.

또한 인간은 음향으로 배우는 재능을 가지고 있어서, 흉내 내기를 통해 18살이면 거의 6만 개의 어휘를 습득한다.

몸짓 소통에 비해 언어 표현은 손을 더 자유롭게 하여 인간으로 하여금 도구를 사용하게 하는 데 도움을 주게 되었다.



4. 언어의 시작 - 이 게임은 셋이서만 가능하다


누군가가 헬레나라고 말하지만 그녀는 거기 없다.

단순히 이름만 불러서는 어떤 헬레나 이야긴지 알 수가 없다.

p.87


그렇다면 언어는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수많은 가설이 존재하는데, 그중 하나는 '가십'이 언어의 탄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소문을 주고받는 것은 협력적 의사소통의 한 측면으로, 이는 다른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로서 가십을 주고받는 사람들 사이에는 공유성이 강화되고 널리 퍼지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이러한 필요성에 의해 언어가 발달했다는 주장이 도출되게 되었다.



5. 미술의 시작 - 장식의 아름다움, 성(性)의 아름다움, 사나운 짐승들의 아름다움


주목, 이제 다른 것이 온다.

p.113


"미술은 사람들이 그것이 어떤 과정을 통해 나왔는지 알아보지 못하는 물건들을 궁극적인 목표로 한다."

인간은 의미가 있어 보이는 사물에 대해 관심을 가져왔다.

인간 직전의 원숭이가 동굴로 돌을 가져온 까닭은 필요해서가 아니라 그것이 미적인 가치가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이는 달리 말해서 철학자 칸트의 말과 같이 물체를 이해관계 없이 '쾌감'으로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도구의 장식은 '실용적' 목적이 아닌 '사회적' 목적에 의해 실행되었다.

결국 장식은 실용적 목적에서는 쓸모가 없는, 사회적 도구가 되는 셈이다.



6. 종교의 시작 - 죽은 자와 짐승들


고등동물은 이미 죽음을 민감하게 받아들인다.

p.135


예전 인간들은 친숙하지 않은 것들을 전부 종교적으로 받아들였던 경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서서히 발전하여 신화가 되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한 인간은 죽음에 대해 관심이 많았고, 이는 무덤의 존재를 통해 알 수 있다.

죽음은 작별을 의미하기 때문에 여기에는 제의라는 의식이 동반되었다.

종교는 동굴이라는 밀폐되고 고립된 장소에서 시작되었다. 이런 공간에서는 안전이 보장되기 때문에 주의력 같은 것은 필요하지 않다. 이는 인간으로 하여금 상상하게 함으로써 그 이상의 세계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7. 음악과 춤의 시작 - 얘야, 울지 마라. 넌 절대 혼자 가지 않을 테니


성 세칠리아는 하늘을 올려다본다.

하지만 그녀는 우리의 생존 싸움에 어떤 도움을 주는가?

p.158


음악은 사회적 수단이다.

음악에 대한 연구들은 최초의 음악을 일종의 신호 노래였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다른 요소들과 달리 노래는 그 자체가 생명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정확한 근거를 찾아보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악이 생존에 도움을 준다고 할 수 있는 이유는 노래가 일종의 의사소통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또한 노래는 노동의 고통을 상쇄한다.

"힘든 일에 리듬이 부여되는 순간, 그것은 벌써 두려움의 많은 부분을 잃어버린다."

이는 인간으로 하여금 생산성을 높이게 하고, 결국 사회의 발달로 이어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8. 농업의 시작 - 밀, 개, 그리고 의자 뺏기 놀이에서 안 움직이고 눌러앉기


농부들은 세계사 최초의 엔지니어들이었다.

p.176


농부는 다른 직업들과 다르게 나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위치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최초의 엔지니어였다. 정착이 시작됨에 따라 그들은 농작물을 재배하기 위해 기술을 개발하여 적용했고, 이는 인간의 생활 방식에 영향을 주게 되었다.

정착은 식량 확보의 불확실성이라는 단점을 가지고 있었고, 결국 인간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농업을 시작해야 했고, 그것을 위해서 더 나은 방법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9. 도시의 시작 - 누군가 담을 쌓으려고 마음먹었다


런던이나 바이마르를 '도시'로 만드는 것은

오늘날이나 역사적으로나 그 크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p.197


알려진 바와 같이 최초의 도시는 우루크였다. 여타 문명들과 마찬가지로 우루크에서도 그 도시의 생성에 강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강은 비옥한 토양으로 식량을 생성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게 하는 한편, 불안정함과 적은 강우량의 문제로 인간의 생활을 불안하게 했다.

그러나 이는 결국 수로의 건설, 노동력의 증가 등으로 사회의 구조를 변화시켰다.

이러한 요인들이 최초의 도시 건설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이다.



10. 국가의 시작 - 왕-마피아


평민은 자기들이 행한 것으로 가치가 매겨지지만, 귀족은 태생으로 정해진다.

p.227


최초의 국가의 형태는 하와이에서 그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최초의 국가가 하와이에서 시작된 것은 아니지만, 하와이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대규모로 주민들을 통치하는 중앙 통치기구가 존재했다.

하와이에서는 문자가 존재했으며 권력이 집중된 형태를 띠었다.

하와이에서와 마찬가지로 다른 문명들에서도 정치권력은 특정 친척 집단이 독점하고 있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계급이 생겨나고 지배자와 노예가 나뉘게 되었으며, 불평등이 발생하게 되었다.



11. 문자의 시작 - 심각한 결과를 부른 장부기록


그리고 수천 년, 수천 년, 수천 년이 지난 다음에 어떻게 알파벳이 시작되었나?

p.242


최초의 문자로 알려진 수메르 문자를 개발한 수메르인, 특히 식량창고의 기록 계원들과 감독자들이 문자를 사용한 최초의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장부를 기록해야 했고, 그에 따라 문자를 사용하게 되었다.

그들이 사용한 문자는 물품 운송을 위해 사용되었으며 이는 숫자를 세기 위함이었다.

그 이후에는, 중국 문자는 점술을 위해 사용되었고 이집트 문자는 종교적 관료제를 위해 사용되었으며, 마야 문자는 달력을 위해 사용되었다.

기원전 800~750년에는 그리스 알파벳 문자가 발생했는데, 이는 하나의 철자가 다른 철자들과 합쳐져야 제대로 된 소리 나는 것으로 이는 소리에 중점을 두었다고 볼 수 있다.



12. 성문법의 시작 - 충동조절 장애


나쁜 사람들이 없다면 훌륭한 변호사도 없을 것이다.

p.263


고대의 성문법들을 살펴보면 그 내용과 형식 면에서 큰 차이점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 내용은 대부분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고 불법적 행위에 대한 형벌 위주로 기록되어 있다.

고대 사람들은 사회 규범을 유지하기 위해 제정한 법을 문자로 기록할 필요가 있었고, 이것이 그들이 법전을 만들게 된 이유이다.

차이점이 있다면 메소포타미아의 함무라비는 법을 텍스트로 적어 시각적으로 보이게 하였으나, 로마에서는 보이지 않도록 하고 그것을 외우게끔 하였다.



13. 숫자의 시작 - 손에서 머릿속으로, 그리고 되돌아가기


셈하기의 덕을 전혀 입지 않고 생겨난 숫자 하나가 나와야 숫자의 시작이 완성된다.

p.301


하나, 둘 다음에 많이 또는 계속. 원시시대 사람들이 숫자를 세던 방식이다.

그러던 중 돌, 뼈 등을 이용하여 더 많은 숫자를 세기 시작했고, 그 숫자는 점점 늘어갔으며 체계화되었고

종전에는 다시 앞으로 돌아가 인도인들이 0을 발견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그리스인들도 찾지 못한 것으로서, 대단한 수학적 발견이 아닐 수 없다.



14. 이야기의 시작 - 여신은 저 아래 바닷가 저승 바로 앞에 마지막 창녀집을 두었다


서사시의 이야기는 종교가 빼앗아간 공간을 상상력에 만들어준다.

p.312


종교 및 문학과 달리, 서사시는 집단적 구속력을 가진 결정들을 요구하지 않는다.

이는 종교에 비해 자유로움을 지녔다는 것을 의미하며, 서사시는 종교적 이야기의 구멍을 메워준다.

"아무도 서사시를 지배하지 못한다."

서사시는 신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추한 모습까지 그려낸다. 서사시는 청중과 독자를 사로잡기 위해 그 이야기의 전개 방식에 대해 고민했어야만 했던 것이다.



15. 돈의 시작 - 담배 또는 엄청난 몸값?


돈의 시작에 국가의 사기가 있었던 것인가?

p.334


우리는 돈이 교환을 위해 발명되었다고 알고 있지만, 사실 동전은 동전 제작소 근처에서만 나타났으며 이는 결국 동전이 먼 거리에서는 사용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동전은 처음 사용될 때에는 그 가치에 신뢰성이 없었을 것이다.

이러한 점에도 불구하고 돈이 사용된 것은 동전 발행자의 이익과 그것을 받아들인 자들에게 나타나는 수용의 이익, 두 가지의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

동전은 물건의 질을 보장해주고 또한 권위가 있는 기관이 동전의 지불 기능을 보장했다.

동전은 단순히 그 재료의 질을 나타내는 것이 아닌, 사용한 사람의 지불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16. 일부일처제의 시작 - 좋은 시절이나 나쁜 시절이나


좋아하기라, 얼마나 오래 말이오? 한두 달인가, 아니면 반 시간?

p.345


일부일처제는 생물학적으로 드문 현상임에도 불구하고 인간들이 일부일처제를 고집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여기에는 인간의 발달과정에서 걸리는 시간이 하나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인간은 다른 동물보다 늦게 자라고 따라서 여타 동물들처럼 여러 마리의 새끼를 낳을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생물학적 관점에서 여성들이 가난한 남자의 유일한 부인보다 부자의 둘째 부인이 되는 것을 더 선호하기 때문에 일부일처제가 자리 잡았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이러한 주장은 특히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비롯된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  




사실 목차를 살펴볼 때까지만 해도 뻔한 얘기를 할 거라고 약간은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다.

예를 들면 돈이 나타난 이유는 교환을 위해서라든지 그런 내용 말이다.

그러나 역시 신간은 신간인지, 누구나 다 아는 그런 얘기는 거의 하지 않았다.

솔직하게 읽기 쉬운 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역사는 물론이고 생물학적 이야기부터 신화적 이야기까지 존재하기 때문에 읽기 어렵기도 하면서 재미있는 책이다.

인류, 문명 또는 사회의 시작에 관한 많은 책들이 존재하지만 이 책은 특히 목차에서 알 수 있듯이 주제별로 그 기원을 설명해주기 때문에 잘 정리된 느낌을 받는다.

역사라면 진저리를 치는 나로서는 접근하기 쉬운 책은 아니었으나 책을 펼쳐보니 그 내용이 매우 흥미로워서 다른 사람에게도 추천할 만한 책인 것 같다.

인류의 모든 시작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을 펼쳐보는 것도 좋은 생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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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무선본)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 김영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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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2015년에 출간된 이 유명한 책을 약 4년이 지난 후인 지금까지 읽지 못한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 이유는 이 책의 인기가 하늘을 찔러 집 앞 도서관에서 예약조차 할 수 없었다는 것이고,

두 번째 이유는 이전에 몇 번 이 책을 대출하는데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2주라는 시간 동안 636 페이지라는 어마어마한 쪽수에 압도되어 번번이 끝까지 읽기에 실패하였기 때문이다.

휴대폰 메모장 속 '읽을 책 목록'에서 항상 첫 번째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이 책을 나는 서포터즈 활동을 통해 드디어 제대로 읽을 기회를 얻었고, 압도적인 분량에 다시금 책을 펼치기가 두려웠지만 어쨌거나 나는 다시 이 책을 읽기 시작했고, 종전에는 그 흥미로운 내용에 압도되어 이 책을 완독하기에 이른 것이다.




아마 모르는 사람이 없겠지만, 총 4부로 구성된 이 책은 인류의 역사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이를 인지혁명, 농업혁명, 인류의 통합, 과학혁명 순으로 다루고 있는데 작가의 생각이 이렇게 창의적일 수가 없다.

우리가 흔히 생각해오던 인류에 대해 전혀 다른 관점을 가지고 끊임없이 질문하며 고민한 작가의 덕에 역사를 신선한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어 매우 흥미로웠다.

책의 초반에는 너무나 오래된 예전의 시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나의 경우에는 후반부보다는 흥미가 떨어졌던 것 같다. 그러나 뒤로 갈수록 현재 인간과 가까운 이들의 이야기를 해주기 때문에 점점 더 흥미로워졌다.

또한 말 그대로 인류의 대서사시에 대해 다룬 책이기 때문에 그 내용의 범위와 크기에 압도되어 마치 우주의 이야기를 듣는 것 마냥 아득한 느낌이 들었다. 이것이 너무 거대하여 현재 나의 존재와 고민은 너무나도 작게 느껴져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는 책이었다.




사실 그 시대를 가장 잘 아는 사람들, 다시 말해 그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이야말로 그 시대를 가장 모르는 사람들이다. 사후의 깨달음에 의해 필연적인 것처럼 보이는 것이 정작 그 시대에는 전혀 명백하지 않은 일이었다.

p.338




제 1부 인지혁명에서는 우연한 돌연변이 유전자가 사피엔스의 뇌를 바꾸게 되었고, 이는 사피엔스들로 하여금 언어를 발명하게 하고 서로 협력하게 하였으며 네안데르탈인 등 다른 종족을 지배하게 하였음을 말하고 있다.

또한 제 2부 농업혁명 부분에서는 수렵과 채집에서 벗어난 사피엔스가 정착과 대량생산을 시작하였음을 알려준다. 이에 따라 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했지만 기후의 악화 등은 오히려 인간을 굶주리게 했다. 농업혁명은 정착과 생산력의 증가로 인간에게 생명 유지의 이점을 준 반면 오히여 수렵과 채집을 할 때보다 삶의 질을 떨어뜨리게 된 허점도 존재하였다.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계급사회에 등장하게 되고, 이는 국가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제 3부 인류의 통합에서 작가는 인구가 증가하고 계급이 형성됨에 따라 돈, 제국주의, 종교 등 세 가지 요소를 통해 이에 속한 구성원을 통합하는 수단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돈을 통해 구성원들은 서로에 대한 신뢰를 형성하지만, 이는 신성한 가치나 이방인 및 이웃을 신뢰하는 가치가 아니라 돈이 없어지면 바로 사라져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에 따라서 사람들은 모이고 흩어진다.

제국주의는 서로 다른 문화적 차이가 있는 민족을 지배하고 자신의 기본 구조와 정체성은 그대로 둔 채 더 많은 국가와 영토를 점령하게 한다. 이는 자신과 그 자신을 제외한 다른 집단을 구분하게 함으로써 우호와 적대를 통해 자국민을 통합하는 방법으로 쓰일 수 있는 것이다.

종교는 현대에서 흔히 말하는 종교뿐만 아니라 민족주의, 자본주의, 공산주의 등의 사상 체제를 비롯한 최면화된 주의와 집단을 포괄하는 의미이다. 이 또한 공동체의 결속력을 높여 집단을 통합하는데 필수적인 요소가 된다.

제 4부 과학혁명에서는 현대에 이르러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과학이 과연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약 500년 전부터 시작된 과학혁명은 우리의 무지를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하였다. 그들은 과학 연구에 투자함으로써 우리의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고, 따라서 유럽 열강들은 제국주의를 앞세워 탐험과 정복을 반복함으로써 과학에 대한 지식을 얻고자 하였다.

'길가메시 프로젝트'는 과학의 궁극으로서, 길가메시는 영생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현대에서도 이는 이어지고 있는데, 과학의 발전으로 인간의 병을 고치고 생명을 연장하는데 무수한 시도와 투자를 하고 있으며, 이는 모든 과학적인 행위를 정당화하는 역할을 한다.




지난 5백 년은 깜짝 놀랄 만한 혁명이 연쇄적으로 일어난 시기였다. 지구는 단일한 생태적, 역사적 권역으로 통일되었다. 경제는 지수적으로 성장했으며, 오늘날 인류는 예전이라면 동화에서나 들어보았을 부를 누리고 있다. 과학과 산업혁명 덕분에 인류는 초인적 힘과 실질적으로 무한한 에너지를 갖게 되었다. 사회질서는 완전히 바뀌었으며 정치, 일상생활, 인간의 심리도 그렇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더 행복해졌는가?

p.530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 아닐 수 없다. 단순히 인류의 역사를 순서대로 나열한 책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작가는 책에서 인류가 이렇게까지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상상력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책을 읽어보니 작가와 같은 상상력을 가지고 있다면, 현대 사회가 이토록 발전한 것이 오직 상상력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현대 사회 및 과학에 대해 참신하게 비판하고 그 허점을 찌르는 것은 가히 유발 하라리 최고의 능력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또한 문명의 흥망성쇠와 같이 어떠한 여러 집단에 집중하기 보다 개개인의 행복에 집중하는 것에 초점을 두어야 함을 강조하는 것뿐만 아니라 여기서 말하는 개개인에는 인간과 동식물을 비롯한 자연 전체가 포함되는 것으로서, 이들 모두가 행복하기 위한 쪽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는 것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역시 유명한 책은 유명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것을 다시금 느끼게 된 계기가 되었다.

동일 저자가 쓴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도 이와 유사하게 인류의 미래에 대해 다루고 있음을 알게 되었으니,

아마 이 책도 곧 읽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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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마이에서는 천천히 걸을 것 - 율리와 타쿠의 89일 그림일기
배율.진유탁 지음 / 김영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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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여행이 최고의 인기를 구가함에 따라 유행했던, 혹은 유행하는 '○○에서 한 달 살기'

한 달 살기?

이 사람들은, 세 달을 산다.


나는 요즘 너무 바쁘다.

대학교 4학년은 학교 편하게 다니는 줄 알았는데 이게 웬걸,

과제는 떨어질 날이 없고 와중에 시험은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것저것 할 일이 많으니 몸도 지치고, 마음도 지치고

몸과 마음이 지치니 여행 생각만 자꾸 떠오른다.

나는 여행을 아주 아주 아주 좋아하는데 그간 여행 에세이는 많이 읽었지만

글쎄, 이렇게 현지에서 몇 달간 살아본 사람들의 책은 안 읽어본 것 같다.

사실 관심이 없었을지도, 나는 오로지 '여행'에만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말하는 '여행'이란 말 그대로 관광지를 돌아다니며 소위 말하는 '비행기 값 뽕 뽑기'였던 것이다.

이제까지 그런 여행만 해왔고, 젊음의 패기로 하루에 4~5코스는 예사였다.

그런데 갑자기 잔잔하고 여유로운 여행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

왜 인지는 모르겠다, 나이가 들었나? 아직 20대 중반밖에 안 됐지만 말이다!

어쨌든 나는 이제 바쁜 여행이 아닌 휴식을 취하고 싶어졌고, 그래서 이 책을 꺼내들었다.





이 책은 작가가 89일 동안 치앙마이에서 먹고, 자고, 놀고, 일하는, 말 그대로 '살아보는' 일상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주 내용은 아니지만 생활하는 데 필요한 팁과 관광지 등 정보도 당연히 알려준다!

또 이 책은 말 그대로 그림일기여서, 그림 사이사이에 글과 사진이 껴있는 형식이기 때문에

너무너무 읽기가 편하다. 내용도 그렇고, 책의 구성도 그렇고.

바쁜 와중에 이렇게 눈에 쏙쏙 잘 들어오고 편안한 내용이라니,

독자로 하여금 본격 치앙마이 여행 뽐뿌 오게 하는 데 안성맞춤인 책이다.


내가 할머니가 됐을 때 어떤 마음으로 지금을 돌아보게 될 것 같아?

.

.

.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기회가 생겼을 때 갔어야지!

p. 15

어느 교수가 한 말이었나, '갈까 말까 할 때는 가라.'

'Now or Never', 내 인생 모토인데, 이것도 역시 이런 맥락이다.

여태 살아온 경험으로는 생각했을 때, 하고 싶을 때, 마음먹었을 때, 그때 당장 하지 않으면 영원히 못 하는 것 같다.

언제라도 다시 마음먹고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지금 당장 하지 않으면 나중에도 또 미루고, 또 미루고 …

결국에는 하지 않게 된다.

그러니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는 누군가가 치앙마이로 떠나기로 했다면, 혹은 다른 곳으로 떠나고자 한다면

당장 떠날 계획을 짜는 것부터 실행에 옮겨야 한다!

내일로 미루면 내일은 또 다른 핑계가 생기고 또 다른 장애물이 생길 것이기 때문에.


매일이 첫 날인 듯 좋은 날들 보내세요, 해피 해피 해피.

p. 133

이 책을 읽으면 사진과 그림을 빼놓고서라도 글만으로도 치앙마이의 평화로운 풍경이 머릿속에 펼쳐진다.

지나가다 발견한 포근한 카페, 외국인에게도 친절히 행복을 빌어주는 스님, 길 가다 마주친 고양이 등등

읽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평화가 찾아온다.

장기 여행이라고 하면 뭔가 대단한 것을 느끼고 발견하고 얻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작가의 여행, 치앙마이에서의 세 달 간의 생활은 그런 것들과는 거리가 있는 것 같다.

그저 잔잔한 일상의 행복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일깨워준다.


따뜻한 여름 나라에서 나는 '언제나 도망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은 채로

흐리고 추운 다음 겨울을 맞이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p. 207

이 책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다. '싫은 것은 가끔 피해 가도 된다!'

작가는 파란 바다에 아열대성 기후인 최남단 오키나와를 선택하는 '여름파'이지만

나는 겨울마다 눈이 소복하게 쌓이는 최북단 홋카이도를 선택하는 '겨울파'이기에

작가가 겨울을 피해 여름 나라로 도망 아닌 도망을 갔듯이

나도 여름에 겨울 나라로 도망치는 것을 고려해보려고 한다.

물론, 치앙마이에 먼저 갔다 온 후에 말이다.


앞서 말했듯이 요즘 부쩍 태국, 인도네시아, 괌 같은 휴양지로의 여행 생각이 자꾸만 나던 참이었다.

이런 내 마음에 불을 붙이듯 결국 또 한 번 여행을 가리라 계획하게 하는 책이다.

이제 나는 피곤한 여행은 그만두고 작가처럼 잔잔한 일생 같은 여행을 하고자 한다.

이런 면에서 보면 나에게는 딱 적절한 시기에 찾아온 책인 것 같다.

이제 내게 필요한 것은 폭풍 검색과 여행책자뿐,

그리고 떠나는 날에는 이 책도 함께 챙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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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라이어 (10주년 리커버 에디션) - 성공의 기회를 발견한 사람들
말콤 글래드웰 지음, 노정태 옮김, 최인철 감수 / 김영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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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라이어」 (p.5)

1. 본체에서 분리되거나 따로 분류되어 있는 물건

2. 표본 중 다른 대상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통계적 관측치


이 책은 과학자들이 아웃라이어라고 부르는,

다시 말해 보통 사람의 범위를 뛰어넘는 이들에 대한 얘기다.

행동과 사고방식이 평범한 수준을 넘어서는

그런 사람들 말이다.

.

.

.

 

결론적으로 우리 주변에 사는 기술 좋고 재능이 뛰어나며

추진력 있는 특별한 사람들을 검토하면서

나는 한 가지 간단한 주장을 내놓을 계획이다.

"우리가 성공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전부 틀렸다!"

(p.30~31)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필수 요소는 무엇인가?

흔히들 재능과 노력을 말할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재능과 노력 이전에 환경 또는 기회가 성공을 좌우한다고 말한다.


많이들 들어봤을 것이고 나 또한 익히 알고 있었던 '1만 시간의 법칙'은 이 책에서 처음 등장하였다.

그러나 내가 알고 있던 바와 달리,

말콤 글래드웰이 이 법칙을 언급한 것은 비단 노력의 중요성만을 강조하기 위함은 아니었다.

1만 시간 만큼의 노력을 들일 만한 환경이 조성되어 있었고,

그 노력을 오롯이 자기 분야에 쏟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던 사람들에게 이러한 법칙이 적용되었던 것이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었고 엄청난 노력을 했지만, 여기에 기회와 환경을 더해 비로소 완전한 아웃라이어가 된 것이다.




책에서는 1만 시간의 법칙을 설명하며 비틀즈를 예시로 든다.

비틀즈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위대한 성공을 거둔 밴드 중 하나인데,

이들의 성공이 그들의 천재성 혹은 노력에 의한 것이라고만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4명의 멤버들은 미국을 비롯하여 전 세계에서 큰 성공을 거두기 전, 독일 함부르크의 클럽에서 하루도 쉬지 않고 연습했으며 이때 이미 1만 시간 이상의 연습량을 달성하였다.

함부르크에서는 이들이 엄청난 양의 시간을 들여 연습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졌고,

결국 이것이 그들로 하여금 엄청난 성공을 손에 거머쥘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빌 조이, 빌 게이츠 등 다른 예시로 언급한 인물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의 눈부신 성공은 타고난 재능과 수많은 노력이 전제되어 있었으나 그 뒤에는 그들이 그만큼 노력하고 연습할 수 있었던 환경과 기회가 있었다.

결국 성공은 개인의 재능과 노력이 아닌 그들이 속한 환경, 문화 또는 시대적 배경에 의해 발생된 기회에서 비롯된 것이다.



혼자서 성공하는 사람은 없다.

그들의 성공은 특정한 장소와 환경의 산물이다.

(p.144)



뉴욕의 성공한 변호사들은 세 가지 요인,

그들의 유태인이라는 정체성, 통계학적 행운,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믿음 덕분에 성공할 수 있었다.

우선 그들은 유태인이라는 이유로 뉴욕 법조계의 주류에서 밀려났으나 이는 그들로 하여금 갑작스럽게 바뀐 세상에 대비할 수 있게 하였고,

대공황 시절 이후로 사회가 베이비붐 세대를 준비함으로써 저출산 세대가 얻는 이득을 얻게 되었으며,

그들의 부모 세대는 의류산업에 종사함으로써 자율성, 복잡성, 노력과 결과의 연관성을 얻게 되어 그들의 자녀에게 '열심히 일하고 스스로를 책임지며 사고력과 상상력을 발휘하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교훈을 전해주었다.

뉴욕의 유명 로펌에서 일하는 변호사들이 성공할 수밖에 없는 문화적 및 시대적 배경이 존재했고 이것이 그들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특정 환경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은 긍정적인 방식, 즉 개인을 성공으로 이끄는 방식으로도 작용하지만

부정적인 방식, 즉 개인을 위험에 빠뜨리는 방식으로도 작용한다.


이 책에는 1997년 대한항공 801편 추락 사고에 대해 꽤나 길게 언급하고 있다.

전 세계 조종사들을 대상으로 권력관계 지수를 조사한 결과 한국은 두 번째로 권력관계 지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러한 한국이 가지고 있는 전통적인 위계질서는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자신의 의견을 강력하게 제시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기내에 큰 위험을 불러올 수 있다.

97년의 추락 사고도 이에 비롯된 것으로, 부기장은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는 기장에게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피력하지 못해 결국 산 중턱을 들이받는 치명적인 실수를 발생시키고 말았다.


크리스 랭건은 자기 인생을 제대로 살아오지 못했다.

이는 아무리 뛰어난 천재도 혼자서는 자기 길을 만들어가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p.138)




적어도 나의 경우에는, 나는 '1만 시간의 법칙'에 대해 '1만 시간 동안 노력을 기울이면 어떤 분야에서든 성공할 수 있다'라는 맨땅에 헤딩 식의, 사람들에게 희망을 심어주는 정의만을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 책에서 말하는 1만 시간의 법칙은 성공하기 위해서는 그러한 노력을 기울일 수 있을만한 환경과 문화적, 시대적 배경이 뒷받침되어 있어야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점에서 어쩌면 이 책은 성공하는 방법을 알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마냥 적합하기만한 책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진정한 성공을 이루기 위해서는 긍정적인 얘기만 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막연히 '성공하기 위해 끝없는 노력을 하라!'라는 말을 듣는 대신,

우리는 이 책을 통해서 성공을 위해 정확히 어떤 부분에서 노력을 해야 하는지, 자신이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앞으로 정확히 어떤 방식으로 자신을 계발해 나갈 것인지를 배울 수 있다.

우리는 성공의 기회를 발견한 사람들, 아웃라이어들의 이야기를 통해

정확한 성공의 길로 나 자신을, 또는 우리 사회를 인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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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학자의 통찰의 기술 - 미래를 꿰뚫어 보고 변화를 주도하는 생각의 도구
최윤식 지음 / 김영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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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셀 수도 없는 기술들이 쏟아져 나오고 사회는 그에 발맞춰 빠르게 태세를 전환한다.

나는 미처 쫓아가기도, 알아채기도 힘든 이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이들은 누구일까?

이들은 어떻게 사회를 변화시켜가며 그 창의력과 실행력의 원천은 무엇일까?

정답은 '통찰력'이다.




호불호와 상관없이 이 책을 읽는 독자는 두 가지를 알게 될 것이다.

하나는 통찰력은 주관적 마법이 아니라 객관적 기술이다.

다른 하나는 기술이기에 누구나 훈련하면 상당한 수준에 오를 수 있다.

이 두 가지만 설득할 수 있다면 필자는 최소한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안도할 수 있을 것이며,

독자도 쉽지 않은 책을 집어 든 보람을 얻을 것이다.

p.26


저자가 말했듯이, 내가 이 책을 집어 들어 펼쳐 읽기는 쉽지 않았다.

우선 652 페이지라는 어마어마한 쪽수와 '통찰력'이라는 다소 생소한 주제 때문이었다.

저자의 직업인 '미래학자' 역시 생소하였으며 나는 그 존재를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것이다.

게다가 책의 후반부에서 시작하는 북인북 '수학을 이해하기'라니!

중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수학을 포기했던 나로서는 매우 접근하기 힘든 책이 아닐 수 없었다.


책을 읽어보니 확실히 생각했던 대로 읽기 쉬운 책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작가는 여러 예시를 사용하여 독자를 이해시키려고 노력했고, 이는 꽤 효과가 있었다.

수학적, 철학적, 심지어 뇌과학적인 이야기까지 머리가 어지러운 이야기로 가득했으나 이해하기 힘든 정도는 아니었다.

게다가 설명이 이렇게 상세할 줄이야!

첫 대면에서 나를 겁먹게 만들었던 책의 두께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통찰력을 기르기 위한 방법론을 다루기 때문에 자칫하면 다소 뜬구름 잡는 소리를 하기 쉬운,

또는 그럴듯하지만 뻔한 대답을 내놓을 수 있을법한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학술적인 정보들이 바탕이 되어 더 납득할만한 내용으로 다가왔다.


책에 나온 통찰력을 기르는 방법은 매우 많기 때문에 그것들을 모두 적을 수는 없다.

내 머릿속에 가장 남는 것을 하나 꼽으라면 "많이 그리고 잘 읽으라."

앞으로도 책, 신문 또는 어떠한 활자를 포함한 것이라도 많이 읽어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 번 하게 되었다.


이처럼 우리는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도 읽기를 통해 기를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다.




미래는 갑자기 만들어지지 않는다.

p.410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내가 가장 의구심을 가졌던 부분은 통찰력을 훈련으로 기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책에서는 워렌 버핏, 스티브 잡스, 제프 베이조스와 같은 유명 기업인들의 예를 설명하며 그들이 어떻게 통찰력을 가지고 크나큰 성공을 거두었는지 설명한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나는 이들의 성공은 (물론 그들의 피땀어린 노력이 바탕에 있었겠지만) 운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 생각했다.

그들이 하고자 하던 일이 우연히 시장의 흐름과 맞아떨어져서 그만한 성과를 냈으리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니까 나는 그들의 성공이 순전히 노력과 재능, 그리고 운으로만 이뤄졌다고 생각한 것이 맞다.

그러나 이들은 남들과는 다른 뛰어난 통찰력이 있었고, 이것이 그들을 세계적인 기업가로 성장시켰다.

통찰력은 운이나 해당 분야에 대한 실력 또는 지식과는 다른 개념이다.


만약 당신이 이 책을 읽기 전의 나처럼 이들의 성공이 단순한 운 이라거나 지식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들의 성공에서 통찰력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는 사실과, 그들이 통찰력을 얻기 위해 오랫동안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것은 이 책을 읽음으로써 알 수 있을 것이다.




미래가 내게 변화를 강요하면 고통이지만,

내가 미래를 주도하면 변화가 곧 기회다.

p.25


이 책이 만약 어떠한 미래가 올지 예상하는 책이었다면 이 정도의 흥미를 가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내용에 따라 뻔한 것을 말한다거나, 신빙성 없는 이야기 정도로 치부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책은 미래를 제시하지 않는다.

다만 당신이 그 미래를 이끌어 갈 수 있는 통찰력을 기르는 방법을 가르쳐 줄 뿐이다.


미래가 궁금한가?

통찰력을 가진다면 앞으로 다가올 미래는 당연히 예측할 수 있고, 더 나아가 당신이 만들어 나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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