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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소리의 시간 ㅣ 길벗어린이 문학
그로 달레 지음, 카이아 달레 뉘후스 그림, 공경희 옮김 / 길벗어린이 / 2022년 11월
평점 :
절판

학교가 가기 싫으면 어떡해?
내가 이상한 아이인걸까?
학교를 가기 싫어하는 아이의 마음을 부드럽게 안아주는 그림책
<오소리의 시간>
사춘기는 중학교 때 끝났다 생각했는데 아니었는지,
고등학교 때 갑자기 학교가 너무 가기 싫어졌었다.
그때도, 지금 생각하기에도 학교가 싫어졌던 뚜렷한 이유는 없었다.
친구도 많았고, 성적도 좋았고, 선생님들과도 사이가 좋았는데
갑자기 아무도 나를 이해해주지 않는 기분이 들면서 학교에 있는 게 부담스럽게 느껴졌었다.
아마 그때 내 친구들이 내가 이랬다는 걸 알면 웃기지 마라 니가 언제라고 할테지만 하여간 난 심각했다.
남들보기에는 아무 문제가 없기에 주변에 말할 수 없고,
말을 못하니 아무도 내 기분을 이해해주지 않는 것 같아 더 혼자인 것 같은 느낌...
누구든 갑자기 학교에 가기 싫어질 수 있다.
그때 아이에게 왜 가기 싫냐, 학교에 문제가 있냐, 누가 괴롭히냐 유난을 떨지도
고작 그딴 이유로 학교에 가기 싫어하냐며 애 잘못으로 몰아가지도 않고
다만 아이의 마음에 공감하고 기다려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그런 사람을 기다렸던 것 처럼.
혹시, 학교에 가기 싫어하는 아이가 있다면 꼭 함께 읽어 보길 추천하는 그림책
<오소리의 시간>을 소개한다.

핌은 학교에 가는 것이 힘들다.
학교에 가는 날은 몸 안에 뾰족한 큰 돌이 있는 것처럼
녹슨 쇠사슬과 쇳덩이가 있는 것처럼
뻐근하고 딱딱하고 무거운 날이다.

모든 아이는 학교에 가야 해!
핌, 이리 나와! 바보같이 굴지 말고!
핌은 점점 오소리가 되어 침대 밑에 숨어 어둠 속으로 들어가버린다.

이대로 핌은 학교에 가는 것을 포기해버리게 될까?
아이를 한심하게 쳐다보는 어른들의 표정,
알아주는 사람 하나없이 점점 굴 속으로 들어가는 아이의 두려움 어린 표정이 그림임에도 깊은 인상을 남긴다.
누가 괴롭히는 것도 아닌데 학교를 거부하는 핌을 어른들은 이해할 수 없다.
왜? 그냥 가.
다들 하기 싫어도 하는 거야. 가야하고 해야하니까 하는거지.
하... 다른 애들은 잘 가는데 너만 왜그래.
가다보면 익숙해져.
그래서 뭐가 문젠데? 똑바로 얘기해.
그게 왜 문제야? 별 것도 아닌 거 가지고.
학교를 거부하는 아이에게 어른들은 왜?라고 묻긴 하지만
대답을 바라고 하는 질문은 아니다.
들어주는 척은 하겠으나, 결국 문제는 너고 학교는 가야한다를 전제로 하는 질문이지.
어른들 입장에서는 나도 어릴 때 그런 불안정한 시기를 겪었고
시간이 지나니 자연스럽게 안정되었기에
아이들의 이런 걱정도 지나갈 사소한 일이라 치부하고 무겁게 여기지 않는 것인데,
현재진행형인 아이들 입장에서는 언제 끝날 지 모를, 답답하며 세상에 나 혼자인듯한 외로움이 느껴질 것이다.
사실 이렇게 적고 있는 나도...
아이가 아침에 어린이집이 가고 싶다고 칭얼거릴때면
나는 출근을 해야하기에
초콜릿 줄테니까 그냥 가자!!
엄마 바쁘단 말이야!!!
엄마는 출근해야하는데 어떻게 하라는 거야!
이러곤 한다.
책을 읽으며 핌의 엄마와 선생님에게서 내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핌 아빠의 태도를 보며 반성했다.
이미 두려움을 가진 아이를 다그쳐봤자 아이는 오소리처럼 굴 속에 숨어버릴 뿐인데...
나그네의 옷을 벗기는 것은 세디센 바람이 아니라, 따스한 햇볕이었음을 떠올리며
아이의 마음을 따스하게 안아주고 천천히 이야기를 들어주어야겠다.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후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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