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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사는 게 쉽지 않을 때 - 나 지금 잘 살고 있는 걸까? 고민하는 당신을 위한 인생 조언
우만란쟝 지음, 오하나 옮김 / 스마트북스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중국이라고 하면 공자나 맹자 순자, 그리고 삼국지와 초한지 같은 소설들이 떠오른다.
공자가 남긴 많은 인생의 지침을 알려주는 명언들을 보며 이 사람은 정말 시대를 앞서갔구나 생각했었는데 어떤 강의에서 듣기를, 당시 사람의 평균 수명이 40이 넘지 못하던 시대에 70세 이상을 사셨다고 한다. 남들보다 2배가량이나 되는 삶의 지혜들을 겪었으니 그 삶 동안 많은 사람을 떠나보내며 하나하나 깨우쳐간 지식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그런 한편에선 사실 외롭기도 많이 외로운 노장이었을 거란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사는 게 쉽지 않을 때, 이 책에는 중국 저자답게 중국의 소설 속, 혹여는 과거의 인물들에 관해 예시를 들어주며 이야기를 풀어주는 부분이 많다. 사실 나에겐 이해가 되기도 하지만 이해가 조금 잘 되지 않는 부분도 있다. 나에게 생소한 인간관계도 분명히 있을 테니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지식이란 무엇일까?
지식이란 세상에 대한 기본적 인지이다. 배운 것을 깨우친다는 말이다.
배운다는 것은 그저 한가지 행위에 불과하다. 그러나 깨우친다는 것은 깊은 곳에까지 닿는다는 말이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지(知)보다 식(識)이다.
배움만 있다면 책을 아무리 많이 읽어도 어리석음을 벗어나지 못한다. 깨달음을 얻지 못하는 배움은 죽은 지식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우린 삶에서 많은 공부들을 한다. 그럼에도 늘 제자리걸음인 경우가 많다. 영어 학습률이 높음에도 정작 영어를 외국인과 자연스레 소통하는 확률은 낮은 무늬만 교육이라는 오명까지 가지고 있을 정도로 우리의 지식은 배움만 있는 경우가 많다.
책을 아무리 많이 읽어도 어리석음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말은 지금의 우리에게 딱 맞는지도 모른다. 나이가 아무리 많이 먹었어도 타인과의 문제에 이기적인 노인이 있는가 하면 어린데도 불구하고 어른 뺨치는 아이들도 있다. 이건 모두 배움만 있고 깨달음이 있고 없는 차이의 결과물이 아닐까. 영어나 다른 배움뿐 아니라 우린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늘 배움의 연속이지만 깨우치지 못한다. 배움보다 앞서 시대의 이기심이 깨우침을 막고 있는지도 모른다.
토론은 말이 통하는 상대와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당신보다 수준이 높으면 한수 배우면 되고 수준이 낮으면 웃어주며 된다.
상대와 의견이 맞지 않는다고 무턱대고 화를 나거나 무시하기 보다 상대의 기준에서 그 이야기가 맞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도 삶의 필요한 미덕이겠지만 이것이 또한 그리 쉽지 않다. 나보다 못하면 알려주고 싶다는 욕구와 나보다 뛰어나면 인정하기 싫은 욕구 때문은 아닐까.. 수준이 높다고 질투하지 말고 수준이 낮다고 무시할 필요 없이 다 함께 생각을 공유한다는 것이 가장 쉬우면서도 또한 어려운 토론이다. 그래서 늘 사람의 마음이 가장 어렵다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책 곳곳에 공감이 되는 부분들, 그렇구나 하고 수긍 긍정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았다.
삶의 지혜라는 것 이미 삶을 살아내고 사라져간 이들의 이야기들을 통해 우린 지식으로는 충분히 배우고 인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 깨달음에 도달한 이들은 많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늘 잡음에 시달린다. 잡음에 휘말리지 않는 것 또한 깨달음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난 사실 잡음에 잘 휘말리는 유형의 사람이기에 이런 깨달음은 꼭 필요할 것 같다.
천천히 반복해서 읽으며 삶의 지혜를 배우고 깨우쳐 가기에 좋은 지침이 될 것 같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