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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된 시간
사쿠 다쓰키 지음, 이수미 옮김 / 몽실북스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주식회사 와타나베 토건의 안주인인 미키코는
권위적이고 강압적인 남편 쓰네조 사이에서 어여쁜 딸 미카를 얻었다.
예쁘게 자라준 중학생 딸을 아끼는 쓰네조 덕분에 버티는 삶에 가까운 가정생활을 하는
미키코이지만 어느날 갑자기 한통의 전화가 그녀의 삶을 통째로 바꾸어 놓는다.
늦은 시간까지 돌아오지 않는 딸을 기다리던 그녀에게 걸려운 한통의 전화,
미카가 납치되었다. 납치범이 요구하는것은 1억엔.
납치범에서 돈을 줄수 없다며 가짜돈을 요구하는 경찰에 쓰네조와 미키코는
무조건 현금으로 준비하며 납치범에게 현금을 줄 용의가 있다고 밝힌다.
그리고 싸늘히 죽어 돌아온 딸..
쓰네조는 딸의 죽음이 돈을 건내려던 이후인지 이전인지 그 사실에 집착하고
미카를 죽인 범인을 잡기 위한 경찰들의 행동이 시작된다.
범인으로 잡혀온 한 청년과 법, 경찰계의 잔혹함으로 철저히 무너져버린
부조리가 독자들에게 적나라하게 까발려진다.
이 책을 읽을때 사실 작가가 한국의 한 사건을 모티브로 한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실제 일어난 우리나라 사건과의 일치함에 놀라웠다.
17년이라는 세월을 복역하고 나서야 무죄가 입증되어 풀려난 삼례 나라슈퍼 살인사건이다.
경찰들의 안일한 행동들이 죄없는 이들을 17년이라는 세월동안 묶어
철저히 유린한 사건으로 11억 형사보상금이 확정되었다.
그들의 17년이 그 금액으로 무조건 보상받을수나 있을까?
그들이 경찰들에게 당했던 그 고통들을 보상하기엔 상처가 크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거나 사형을 당한 이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중국에서도 사형당한 사형수가 나중에 진범이 따로 나오면서
억울하게 사형된 일이 밝혀져 논란이 일었다.
책을 읽는 내내 사실 마음이 불편했다..
어떤점이 불편하냐고 묻는다면 소설이 나빠서가 아니라
꼭 어딘가 아직도 일어나고 있을 경찰 법조계의 문제들 때문이다..
최근 큰 사건들로 연이어 시끄러운 상황에서 국민들의 눈길을 피해
법망을 피해가는 정치가들을 바라보며 죄에 대한 형평성과 평등함을 다시금 신경쓰게 된다.
소설로만 치부할수 없는 세태에 불편하고 쓴 감정이 넘쳐난다.
일본의 법조계도 문제점이 많구나라는걸 생각해보면 사람 사는 곳은 어디든 비슷한가보다.
쇼지가 조사를 받는 내내 나는 마치 바로 곁에서 그것을 지켜보는 이처럼 치가 떨렸다.
그리고 사실 일제시대에 일본이 우리나라에 했을 취조방식도 딱히 다르지 않았을, 아니
더 지독했을 생각을 하면 특히나 더 괴로웠다.
자신들의 목적을 위한 광기와 마찬가지가 아닐까..
정의를 알면서도 외면하는 그들의 행동은 특히나 지위에 맞춰서
더 큰 벌을 받아야 함이 마땅할 것이다.
억울한 일이 없도록, 억울한 이가 제대로 항소하며 자신의 결백을 밝힐 수 있도록
아직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너무너무 바쁘시겠지만 정의의 수호자라는 명분으로 일하는 모든 직업자들이
꼭 한번은 읽고 생각해 주었으면 하는 책이다.
우리는 당신들을 믿을 수 있나요?
믿을 수 있도록 정말 정의를 실현하고 있나요?
믿고 싶습니다...정의를...정의를 위해 일하는 당신들을....
꼭 믿을수 있도록 정의 앞에 서주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