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3 1호 - 2017년 1호, 창간호
문학3 기획위원회 지음 / 창비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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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스트. 미스테리아. 리터 등을 뒤이어 문예지 [문학3]이 창간되었다.

최근 문학잡지에 관심을 가지게 되며 창간호라는 큰 의미를 두고 책을 구입했다.

2017년 1월호라는 소제목만큼 지난 2016의 많은 일들이 이 책에서 다루어지고 있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책 한 권 속에 꼭 내 삶을 녹여 놓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지난, 그리고 현재도 진행되고 있는 촛불집회 이야기

범국민적인 이야기라 꼭 나에게만 특별한 것은 없지만 내가 거주하고 있는 곳도 

매주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노란색의 세월호 관련 낭독회의 홍보칸과 그 곁에 나란히 위치한 굿바이원전 서명운동 홍보칸

경주의 지진. 맞다 나는 경주에 거주하고 있다.

지난 시간 지진에 놀라 집 밖으로 튀어나가 강아지를 끌어안고 

엄마와 바닥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걱정반 놀람반으로 도란 도란 이야기를 나누었더랬다.

여진은 계속 되지만 이제는 일상화가 되어버린지 오래. 

다들, 지진이였나?....하며 고개만 살짝 갸웃하며 역시나 안전불감증처럼 쉬이 지나버린다.


임솔아 작가의 병원은 어쩐지 쓸쓸한 듯 우울한 느낌이 감돈다.

가족은 있지만 연락하지 않고 정상이지만 정신병으로 진단 받아야만 하는 주인공..

그리고 그사람을 진단하는 의사.

한칸만 올라가도 아래를 보지 못하는것이 사람들의 관계인지도 모른다.

정말 정신이 힘들어 상담을 받으러 가도 30분의 면담에 6만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가격...

그럼에도 어쩐지 환자이자 진료비를 내는 내가 을인것 같은 기분...


김세희 작가의 드림팀에도 막 사회를 시작하던 어린 내 모습, 

직장에 찌들어 작은것에 만족하며 불합리에 대해 눈을 감아버리는 내가 녹아들어 있다.

난 이런 회사에서 이런 대접받고는 일 못하겠다며 어린 치기에 사장과 대판 싸우고

회사를 그만둔 적도 있던 젊은 날의 나. 그러나 지금은 그런 치기가 사라진지 오래다.

사회와 타협하고 회사와 타협하고. 포기에 가까운 타협을 하며 스스로 위로하기를

이정도면 난 다행이다 라고 생각하는 모습이 싫으면서도 결국 안전하다고 느낀다.


소속된 회사에서 일어나는 작은 마찰이나 불합리따위 지금 내가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 하나에 감사하며 눈감아 버리는 것은 어쩌면 지금의 사회가 너무나도 불안정 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문자는 역사를 담는다. 신문이든 소설이든 시든 수필이든.. 

모든 문자는 그 시대의 역사를 담아내고 기억을 남긴다.

윤동주의 시가 그러했고 조선의실록들이 그러했고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가 광주민주화운동을 담아냈듯이 세상에 나오는 모든 글들에는 이유없이 태어나는 것이 하나도 없다.


외로움의 기억, 슬픔의 기억, 기쁨의 기억 등 우리 사는 세상의 많은 일들을 담고 기억하기 위해 그렇게 문학은 태어나는 듯 하다.


사실 아직도 문학은 나에게 쉬운 것은 아니다. 

쉬움과 어려움 사이를 굳이 저울질 해본다면 틀림없이 아직은 어렵다에 무게추가 움직일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문학을 좋아한다. 

기억을 심고, 기억을 전달하고, 기억을 남기니까.


시와 소설과 사회에 대한 비평 그리고 작가들의 인터뷰들이 묶여 한권의 책으로 나오기까지

이 창간호가 거처간 이들과 무수한 이야기들이 앞으로도 계속 되길 바래본다.


아직 문학의 문외한인 나는 아마도 이 책을 두번정도 더 읽어야 진가를 알수 있지 않을까?

한번으로는 아직 머릿속에 멍하게 비워진 몇몇 부분들이 있어 천천히 다시 읽어봐야 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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