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경의 인생미답 - 살다 보면 누구나 마주하는 작고 소소한 질문들
김미경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김미경 강사의 책을 가장 먼저 접한건 최근에 읽은 아트 스피치였다.

불과 아트스피치를 다 읽은지 하루만에 나는 다시 인생미답을 펼쳤다.


아트 스피치가 조금은 빠른, 경쾌한 리듬의 타고 흐르는 행진곡 같다면

이 책은 느슨하게 여유로이 울리는 발라드같다.

천천히 다가와 일상속에 녹아드는 글이면서 가끔 특정 부분에서는 

눈을 사로잡는 좋은 말들이 눈에 띄는, 그래서 그 구절을 되세김질하다 

어쩐지 위로받게 되는 그런 책이다.


나는 항상 남들보다 느리다.

남들이 좋다는 음악을 당시에는 관심을 느끼지 못하다 우연히 혼자 어느날 듣고는

이 음악 좋다! 라고 했다가 전에 좋다고 그랬을땐 반응 없더니? 라는 말을

종종 듣기도 하거니와 

공부나 취미 이런 부분에서도 항상남들보다 뒤처졌다.


남들 다 하는 영어를 학원도 제대로 다녀본적이 없어서인지

학교다닐때 유독 힘들고 괴로웠던 기억이 난다.

내가 어릴 적은 선행학습이 한창 일어나던 시작되던 시기였다.

그래서인지 학교에 가보면 미리 학원을 통해 공부를 해온 아이들과 

학교에서 다 가르쳐준다고 집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아이들의

공부실력 차이가 두개로 쪼개지듯 갈라졌다.


영어의 발음기호도 모르고 알파벳만 알고 갔는데 

학교에선 벌써 기본 회화를 하고 있어서 진땀을 뺐다.

덕분에 지금도 영어는 나에게 쥐약이였다.

대신 눈을 돌린게 당시 일본어였다.

그리고 요즘은 스페인어에 관심을 갖고 있다.


만약 학창 시절 나의 영어 선생님이 김미경 강사였다면.

그녀가 들려주는 작은 이야기에 나는 어쩌면

지금과는 다르게 영어를 잘하지 않았을까?


내가 속한 환경을 모른 탓도 있지만 지금 생각해도 그 교사가 나에게 선사했던 모멸감은

어른이 되어서도 너무 심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영어는 나에게 괴물이였고 절대 이길수 없는 만렙 보스같은 느낌이였다.

그리고 도망쳤다.

그때의 그 상처를 고스란히 가지고 있던 나는

김미경 강사가 일본어 학원에서 한 학생에게 해준 말이 그때의 상처를 보듬는 위로가 되었다.

참 황당하고도 우수운 일이다.

나이 서른이 넘은 내가 십대시절이 아닌 지금에서야 그때의 상처를 위로 받다니..

다 잊을 줄로만 알았는데 아니였나보다. 

차곡 차곡 곱게도 접혀 마음 어딘가 틈새에 끼여있던 내 상처가 그녀의 글귀에

스르륵 빠져나와 내 눈앞에 놓였다. 

우연히 짐정리하다 발견한 학창시절 편지가 반가웁듯이 그렇게 내 상처가 반가웠다.


[다른 시간 사는거야. 그러니까 남의 시간 흘끔거리지 말고 네 시간 봐야해.

네 시간 너무나 귀여운 시간 아니니? 

이렇게 초보처럼 어리바리하고 틀리는 이 시간은 6개월 지나면 다신 안 돌아와

충분히 틀리고 충분히 엉뚱한 질문하고 충분히 즐겨

귀여운 시간이야 지금]


일본어를 남들보다 빨리 배우지 못하는것 같은 그런 조바심을 느끼는

어린 학생에게 해준 그녀의  따스한 위로의 말.

그래...귀여운 시간이였던거야. 괴물과 맞서 싸우는 그런 시간이 아니였던거야..

그 학생은 당시 김미경 강사를 만나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니

얼마나 마음에 위로를 받고 다시 도전하는 활력을 얻었을까.


남이 해주진 못해도 내가 나에게는 해주자.

인생의 시간 귀여운 시간이야. 

조금 못하면 어때 즐기면서 하다보면 내일은 어제보다 잘할거니까.

뭐든 조금 못해도 돼. 다 그런거야. 그렇게 배워가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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