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돌아가는 길 이타카
김이환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이 책이 아쉬웠던건 책이 요즘 출간되는 책들과 비교해서 폰트가 작고 빽빽해서 눈이 피곤해 힘들었던 점이에요. 몸도 안 좋았던 상태에서 눈이 피곤해지니 더욱 힘들었는데 그래도 읽고 있는 중에도 다 읽고 나서도 만족스러웠던 소설입니다.

 

나이는 있지만 아직도 청소년 성장소설을 좋아하는 편인 저에게는 이 책은 쉬우면서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 소설이에요.

데미안, 호밀밭파수꾼처럼 어렵지 않고, 작가가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은지를 바로바로 보이게끔 놓아둔 소설.

 

이 소설의 주인공 정우는  7살 때.

학교에서 집으로 가던 중 동네의 검은개 (일명...흔히 동내 미친개님이겠죠...)를 두려워해 골목에서 멈춰있습니다.

그리고 등뒤로 들려오는 누군가의 목소리...그것은 정우가 애지중지 아끼는 로봇이었고 꿈처럼 로봇이 말을 걸어 옵니다.

그리고 고양이(표범) 한마리 역시 정우에게 말을 걸며 정우를 검은개로 부터 보호하며 놀이터로 인도합니다.

그 곳에서 나타난 하얀 풍선에 손이 닿은 정우는 갑작스레 어떤 세계로 빨려 들어가고 그 곳에 있는 노인은

아직 정우가 이 곳에 올 수 없으며 고양이와 로봇이 크나큰 잘못을 저질렀다며 그들에게 갇히는 벌을 내립니다.

그리고 정우는 다시 현실세계로 오게 됩니다.

 

17살이 된 정우는 불안한 청소년기를 겪고 있습니다. 부모님과의 마찰과, 학교와 삶의 공허함.

그리고 갑작스레 나타난 검은 직육면체, 그 직육면체는 정우가 자살할 것이라 예고를 하고 사라집니다.

자살충동과 불안으로 하루 하루 살아가던 정우는 어느날

갑작스레 출연한 아파트에 숨어사는 노숙인들을 쫒아내기 위한 분쟁 속에 휘말려

위층에서 던진 텔레비전에 맞을 위기에 놓입니다.

 

그리고 다시금 정신을 차린 곳은 꿈의 세계.

정우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한 모험을 시작하며 동시에 어릴적의 말하는 로봇과 말하는 표범을 구하기 위해 길을 나섭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일어나는 많은 사건들.

10살 쯔음에 아이들이 오는 이 꿈의 세계를 정우는 17살이 되어서야 도착해 모험을 시작합니다.

10살의 아이들에게는 작았던 거미가 정우에게는 자신보다 큰 거미로 위협을 느끼게 합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10살 아이들의 기준의 모험과 17살 정우 기준의 모험이 다르며

17살인 정우에 맞춰 꿈의 모험이 좀 더 어려워진 까닭입니다.

 

이 소설 하나 하나의 모험에는 각자의 이야기를 보란듯이 품고 있습니다.

10살의 아이들보다 17살 정우의 모험이 어려운 까닭은

청소년기에 접어들며 예민하고 불안해진 심리를 비교해 보여주는 것이라 저는 나름대로 생각했습니다.

 

주사위 모험에서는 어떤 방에 귀여운 6마리의 동물들이 있고 그 수에 맞는 공간이 있습니다.

정우는 별 뜻없이 강아지를 강아지 그림이 그려진 공간에 놓습니다. 강아지의 비명과 함께

강아지의 털이 깍여 나갑니다. 정우는 공포와 분노에 잡혀있으면서도 생각합니다.

인간들의 밍크코트. 잔인함 그리고 자신의 부주의. 자신이 살아가며 알게 모르게 이루어지는 슬픈 뒷면.

작가는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울부짖는 정우를 통해서..

 

사건 하나 하나마다 깨알같이 그려진 우리들의  모습들..

그 모습을 마주하게 될 때마다 흠칫흠칫 책을 읽던 도중 생각에 잠기기도 했습니다.

주사위 방에 놓여진 조약돌을 하나 쥘때마다 어린시절 자신이 무심코 죽인 벌레들, 동물들의 기억들이 떠오릅니다.

정우와 마찬가지로 저 역시 그 조약돌을 쥔듯이 과거의 회상에 잠겼습니다...

어린시절 무심코 죽인 나비 잠자리 올챙이 등등,...

지금 생각해보면 올챙이에게는 특히나 잔인한 행동을 했던 기억이 있어서 아직도 미안하고 죄스러움이 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관문에서 만난 여인과 남자...

정우는 그들과 몸의 관계를 가집니다...

그 부분은 아무래도 확실치 않은 청소년기의 자아를 나타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불완전한 청소년기에 이성 혹은 동성과의 관계를 이야기하고 싶었거나 혹은 평범하지 않은

성의 정체성 혼란을 겪는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미 어른이 되어버린 저에게도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해주는 소설이었습니다.

하지만  책의 연령에 대해서는 조금 제한을 두는게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 몇 몇 부분이 있네요.(15세정도?)

작가님께서 남성이신데 아무래도 여성인 저에게는 흠칫 흠칫 놀란 부분이라 .....

남성과 여성의 차이일까요? 남자 아이가 청소년기를 겪는것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될 듯도 하네요.

 

이 소설은 한국 작가의 상상력으로 태어난 한국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라는 느낌이 제일 먼저 들었습니다.

(몰론 여성에 맞춘 앨리스보다는이 책이 좀더 과격할 것 같습니다.)

저에게는 굉장히 집중해서 읽은 소설이네요.^^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게 된다면 축약해서 동화처럼 이야기해주고 싶은 스토리였고

동화로 좀더 아기자기 하게 나와도 참 좋을 것 같은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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