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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텝파더 스텝 ㅣ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11
미야베 미유키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06년 9월
평점 :
절판
서른 다섯 노총각 프로 도둑인 주인공!.
교외에 지어진, 돈 많은 사람들이 들어서기 시작한 영화세트장처럼 지어진 신도시구역 [이마데신마치]
프로 도둑인 주인공은 은퇴한 변호사이자 훔쳐도 될만한 곳에서는 돈을 훔치는
뒷사업소개직업을 가진 아버지의 소개로 이곳 이마데신마치에 입주한 한 홀로여성의 돈을 노리고 잠입한다.
그 여성의 집에 밤에 몰래 침입하기 위해 옆집의 지붕을 타넘어 가려던 주인공의 인생에
시작전부터 어두운 먹구름이 들어찬다..말그대로 먹구름이다...
망할...애당초 이 동네에 이 일을 맡는게 아니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여긴어디?
게다가....눈앞에 사물이 두개로 보인다..그것도 아이가.....
"우리한테" [s]
"윙크하는거에요?" [t]
.
.
"우린 쌍둥이야. 아저씬 도둑이지?" [s]
"기절한 사이에 아저씨 지문 채취해뒀어" [t]
"아저씨 전과 있지? 곤란할 텐데?" [s]
"또 감옥에 들어가는 거 싫지 않아?" [t]
"우리 아버지가 되어줘!" [s&t]
불의의 사고(?)로 감전을 당해 소년들의 집 잔디에 떨어진 주인공을
손수 구조(?)해 집안에서 치료해준 이 소년들..상냥한데 뭔가 상냥함이 상냥하지 않다.
어른보다 더 머리회전이 빠르고 생활력이 강한 이 쌍둥이 소년들의 협박 아닌 협박에
주인공은 마지못해 아버지 행세를 하게 되고 그러면서 일어나는 소소한 작은 범죄들을 해결해가는 과정과
점점 아이들과 아버지로써 유대감 친밀감을 형성해 가는 도둑.
도둑인데 밉지 않고 주인공의 아버지 역시 범죄에 가담하는 노인치고 너무나 인간적이다.
되려 주인공보다도 더 아이들을 친할어버지처럼 챙기는 노인.
쌍둥이 사토시, 타다시, 주인공과 주인공의 아버지. 각자 매력과 유머러스함을 뽐내며
종횡무진! 소설속에서 뛰어다닌다.
"저녁은 먹었니?" [주인공의 아버지]
"안먹었어" [s]
"거기 있는 여자에게 말해. 지금 당장 너에게 따뜻한 밥을 안 먹이면, 이 할아버지가
그 년이 죽을때까지 똥구멍으로 밥을 먹게 만들어주겠다고 말해" [주인공의 아버지]
사토시(추정)는 깜짝 놀란 모양이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한다는 건데?" [s]
낭창하게도 순진하게 되묻는 사토시가 너무나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소리까지 내며 헛웃음을 짓게 만든 대목이었다.
그런데 사실은...나도 궁금하다...데체 어떻게한다는건데요 할아버지?.....
미야베 미유키작가가 이렇게 귀여움이 넘실대는 책도 쓰시는구나를 체험시켜준 책.
하나 같이 사랑스럽지않은 캐릭터가 없고 특히나 쌍둥이는 영악한듯하면서도
머리를 매만져주고 싶을 만큼 사랑스럽고 귀엽다.
13세 중학생 쌍둥이 사토시 타다시의 못 말리는 가족만들기 대작전 코믹감동극.
일본서이기에 번역가의 힘도 필요했을 이 책은 작가와 번역가의 빛이 밝힌 따뜻한 휴먼 스토리 소설이다.
조금씩 선선해져서 허전해지는 이 가을에 가슴을 따뜻하게 데워주며 웃게 만들어줄 작은 책.
시간 나시는 거기 당신! 지금 읽어보세요. 틀림없이 따뜻해질테니까!.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