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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누군가를 죽였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최고은 옮김 / 북다 / 2024년 7월
평점 :
역시 가가 시리즈인가! 사람 냄새가 폴폴 풍기는 소설이다라고 생각했는데 사람 냄새가 조금 쎄한 냄새를 풍긴다.
별장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곳에서 해마다 그 별장 주인들이 모여 바베큐 파티를 연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모여서 다 함께 바베큐 파티를 하고 헤어졌는데 그들 중 몇사람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나고만다. 그리고 근처의 레스토랑에서 가장 비싼 요리를 먹고 와인을 마신 한 청년이 자신을 경찰에 신고할 것을 요청한다. 자신이 바로 이 곳 별장 살인사건의 범인이라 말하는 그는 살인 동기가 그저 사형을 당하고 싶어서라고 말한다.
피해 유족들은 범인의 고백으로 흐지부지 끝나 제대로 된 동기도 찾지 못한 살사건인으로 인해 다같이 모여 검증회를 열기로 한다. 그리고 유족 중 한사람인 하루나의 지인을 통해 사건을 알게된 가가가 함께 그 검증회에 참석하게 된다. 사건의 전말은 어떻게 된 상황이며 범인은 과연 히카와 다이시가 맞는가. 열띤 토론을 벌이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유를 찾아가는 길이 혼란스럽다.
찰리 채플린이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보면 희극이라는 말을 남겼다.
본래 멀리서보면 빛나보여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저마다 힘겹게 노력하며 살아간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지만
이 소설 속에서 이 명언은 인간의 어두운 면을 꼬집는 말이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슬프게도 현실에도 너무나 있을 법한, 아니 사실 많을 거라는 확신이 드는 인물들이 곳곳에 나타난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누군가를 죽이고 싶다 혹은 죽어버렸으면 좋겠다 라는 마음을 품지 않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미움과 증오는 자신을 갉아먹는 독과 같다고 다들 말하지만 사실 그 독이 가슴 언저리에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 역시도 내가 죽는다면 귀신이 되어서 꼭 데리고 가겠다! 라고 생각하는 몇몇 인물들이 있으니까..
사실 어른이 된 이후에는 소설 속 등장인물들 같은 사람들을 볼때면 얼굴이 화끈거릴 때가 많다. 어른의 부끄러움은 너무나도 죄질이 나쁘다. 그리고 때때로 치명적이다. 그럼에도 어른들은.. 낯짝이 두껍다. 미안하게도 말이다.
그런 어른들 사이에서 그런 어른이 되어갔을 도모카에게 나는 차마 돌을 던지지 못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