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요시노 겐자부로 지음, 김욱 옮김 / 양철북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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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최근작 '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영화는감독이 이 책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는 말이 국내에서 많이 알려져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책을 구입해 읽기 시작하면서 영화 내용과는 다소 다른 배경과 내용에 의문이 들었었다. '어라? 영화랑 내용이 좀 다른데?' 내가 착각한 것은 이 책이 영감이 되었다는 것이지 원작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그러니 내용이 다를 수 밖에 없다. 영화는 영화대로 책은 책대로 다른 공간에서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결국 가장 진솔하고 올곧게 살아가는 인간다움이 무엇일까를 말해준다.


책의 주인공 준이치가 살아가는 시대는 우리나라로 생각하면, 만화 검정고무신에 나오는 까까머리의 학생들의 시대를 떠올리면 좀 더 쉽게 이해될 듯 하다. 준이치는 사실 준이치라는 이름보다 코페르 라는 애칭으로 더 많이 불린다. 그 별명은 삼촌이 지어주신 별명으로 책에는 삼촌과 코페르가 편지를 나누며 함께 교감을 이루는 부분들이 나온다. 어른으로서 어린 조카를 향한 무한한 애정과 지지를 보내주는 삼촌과 올곧으면서 때론 아이답게 실수도 저지르는 어린 코페르, 둘의 모습을 보며 어른이 아이들에게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다시금 생각해본다.


일제강점기 때 우리 문학은 철저하게 일본에 의해 검열되었었다. 그런 환경 속에서도 당시 나라 잃은 슬픔을 문학으로 꽃피워 남겨준 윤동주 이육사와 같은 저항시인들이 있었다. 책의 마지막 부분 '이 책이 나오기까지'를 읽으며 묘하게 우리나라의 시대상이 떠올라 조금 울컥해졌었다.

만주사변을 시작으로 일본에서 군국주의가 확산되며 언론과 출판의 자유를 크게 제약 받았고, 자유주의를 지지하던 작가들은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런 가운데에서 이 원작 소설가 요시노 겐자부로는 아직 어린 청소년들에게 희망이 있다고, 이들만은 이 시대의 나쁜 영향을 받지 않도록 보호해줘야 한다고 믿었다고한다.

아마 그런 시대상까지 반영하여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영화 배경이 만들어진 것 같다.


전쟁을 통해서라도 무언가를 얻고자 하는 욕심의 마음과 그 욕심으로 일그러진 세계를 무너뜨리고서라도 새로이 아름다운 평화의 시대를 걷고자 하는 마음. 그리고 그 평화의 시대의 희망이 될 아이들.

한편의 동화 같은 이야기가 시대상을 합치니 묵직함으로 다가온다.


코페르, 지금은 화해를 생각할 때가 아니야.

네가 해야 할 일은 지금 당장 친구들에게 사과하는거야. 그게 사람다운 태도란다.


이미 저지른 잘못에 대해서 상대와 화해하고 잘 지낼수 있을지를 생각하기보다

상대가 용서하지 않더라도 그 결과까지도 겸허히 받아들일 마음으로 사과를 할 수 있는 용기

과연 얼마나 많은 이들이 그 용기를 가지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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