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슈의 발소리 히가 자매 시리즈
사와무라 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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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유달리 요괴, 괴담 문학이 많다. 우리나라에도 비슷하게 괴이하거나 신비한 이야기를

기록한 옛 문학이 있는데, 그 가장 큰 예가 '삼국유사'인것 같다. 그런 신비한 이야기에 현혹된

어린시절이 있어서인지 일본의 괴담, 기이한 이야기에 관심이 많은 입장에서 이런 책은 참

매번 반갑다.

젠슈의 발소리는 5가지 단편 이야기가 괴담 괴이로 펼쳐지는 책이다. 그리고 일본에서 가장

대중적인 '카미카쿠시'를 다룬 이야기도 있다. 카미카쿠시. 말그대로 풀어보면 '신이 숨겼다.' 라는

뜻인데, 예전에는 아이가 실종되는 일이 잦았고 그로 인해 특정 연령 이전의 아이는 신의 소관에

있다고 믿었다고한다.(아마도 7~9살이었던 듯하다) 그래서 신이 변덕을 부려 아이를 훌쩍 데려가

버리는 일이 생긴다고 믿었던 모양이다. 아마 실종으로 인해 가족들이 계속 그 일에 매달리기 보다

어서 잊고 현실을 살아가라는 그런 의미를 가진 전설이 아닌가 싶다.

이 책에 나오는 카미카쿠시를 당한 아이는 어른이 되어 갑작스레 집으로 돌아왔다.

동생 대역으로 취직도 하며 잘 지내지만 다시금 사라졌다. 그리고 다시금 나타나기를 반복하는

카미카쿠시를 당했던 남자. 그의 그런 반복된 행동의 이유를 알고 나서는 어쩐지 맥이 풀리고

역시 가장 무서운 것은 사람인가?라는 생각이 든다.

요괴를 흔히 부정하고 사납고 잔혹한 짐승의 존재로 생각하는데 사람이라고 해서 과연

요괴보다 나을까. 많은 문학이나 영화 드라마에서 그런 주제를 많이 다루는 것 같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인기있었던 스위트홈에서도 이상현상으로 괴물이 세상을 파괴하는데,

그런 괴물을 처치하는 용병들과 어린 요괴를 통해 그런 부분을 보여주는 듯 했다.

'요괴'라는 것은 어쩌면 우리 마음에 있는 '나쁜 마음'을 애써 우리와는 다르다고, 사람이

아니라고 선을 긋기 위해 사람이 만들어 낸 존재는 아닐까.

오컬트, 괴담은 그런 마음 속에서 그런 괴이함에 맞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게 아닐까.

지금도 여러가지 전설, 괴담들이 업그레이드 되거나 새롭게 태어난다.

우리는 늘 새로운 두려움과 기대감을 갱신한다.

그러니 앞으로도 많은 괴이, 괴담, 기담, 요괴들이 태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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