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나잇 스완
우치다 에이지 지음, 현승희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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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난강 이라는 이름을 내 또래 사람들은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재미있는 친한파 일본 연예인. 

쿠사나기 츠요시라는 이름은 나조차도 생소한 초난강의 실제 일본 이름이다. 

일본의 유명한 아이돌 그룹이었던 스맙의 멤버였던 점을 생각해보면, 그가 영화로 만들어진

이 스토리에 매료된 것은 꽤나 어울리는 듯하다.

스맙의 유명한 곡인 '세상에 하나 뿐인 꽃' 이라는 가사가 생각난다.


그래 우리들은 세상에 하나 뿐인 꽃 

하나 하나 다른 씨앗을 갖고 있어

그 꽃을 피우는 것에만

정성을 다하면 돼.

(중간 생략)

처음부터 특별한 only one.


남자로 태어났지만 어릴적부터 여자가 되고 싶었던 나기사.

비록 엉망인 가정에서 태어나 학대받으며 방임되었지만 발레의 꿈을 꾸는 이치카.

그리고 각자의 사연들을 가지고 있는 한사람 한사람이 소중하고 특별한데

왜 사회적 틀안에서 누군가는 괴물 혹은 쓰레기 취급을 당해야 할까.

세상에 태어난 그 순간만큼은 누구보다 특별한 한사람이었을텐데..


지금은 많이 나아진 형편이라고 하지만 트렌스젠더와 나쁜 환경에서 자란 청소년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일은 현실에서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하리수라는 1호 트렌스젠더 연예인을 통해 좀더 대중에서 편하게 인식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트렌스젠더들이 숨죽이며 사회에서 그림자처럼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을 통해 트렌스젠더들의 삶이 얼마나 괴로운 상황들의 연속인지를 알게 된 것 같아 씁쓸하다.


자신이 낳은 아이라는 이유만으로 이치카에게 독단적이고 이기적인 행동을 일삼는

'여물지 못한 엄마'인 사오리를 볼때면 이 세상에 존재할 많은 사오리들이 떠오른다.

아이의 꽃은 아이가 지닌 것인데 왜 자신들이 멋대로 무슨 꽃인지, 어떻게 피어나게 할지를 정할까. 

그리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어째서 그 꽃을 피우지도 못하게 줄기를 자르려 할까.

싹을 틔운 이상 그 꽃은 한켯 예쁘게 피어날 그 날을 꿈꾸며 자라고 있을텐데..


누군가에게 있어서는 정상적이지 못한 존재일지도 모를 나기사. 

하지만 그 누구보다 하루라도 '스스로가 느끼는 정상'으로 살아가고 싶었을 나날들이 있었다.

이치카 역시 누군가에게는 그저 불량학생, 방임가정소녀로 기억될 뿐이겠지만

그 누구보다 사랑받는 누군가의 딸이 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자신의 꿈을 지지해주고 응원해주는 엄마가 옆에 있길 꿈꾸는 매일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런 자신의 엄마에게 꼭 아름다운 무대를 보여주고 싶었으리라.


읽는 순간보다 읽고 난 이후, 시간이 흐를수록 더 마음이 아파지는 소설.

물위에 고요히 떠있는 백조처럼 잔잔한 이야기가, 

물 아래 계속해서 발을 젓고 있는 백조의 아픈 노력들을 생각나게 해주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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