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답은 내 안에 있다 - 길 잃은 사람들을 위한 인생 인문학
김이섭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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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손에 쥐었을 무렵, 인생에서 꽤 힘든 시간을 걷게 되었던 것 같다.

우리 집에서 새벽녘 내 눈앞에서 태어나 내가 손수 탯줄을 잘라 주었던 반려견이

17년의 세월을 모두 정리하고 멀리 강아지들의 나라로 돌아간 것이다. 

강아지의 나이로는 천수를 누렸다 할만큼 그래도 나름 장수를 한 셈이지만 

인간의 시간으로는 이제 고등학교 1학년에서 곧 2학년으로 올라갈날만 기다렸을

세월이다. 나에겐 한참 어린 늦둥이 동생같았던 반려견을 떠나보내며 깊은 슬픔에 

빠졌었지만 그럼에도 역시 나에게 허락된 시간이란 꾸준히 흘러가고 있기에

애써 일상으로 돌아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반려견을 떠나보낸지 얼마 되지 않아서 친구와도 문제가 생겨 마음 고생을 했는데, 

그래서인지 이 책의 내용들이 평소와는 다르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


책의 첫 페이지에는 선물을 할 분들에게 도움이 될수 있도록

[인생의 물음표가 느낌표가 되는, 아름다운 인생길을 걸어갈____님께 이 책을 드립니다.]

라는 페이지가 준비되어 있다.

어쩌면 반려견이 슬픔의 바다에 빠진 나에게 마지막으로 온 마음을 다해 보내는

사랑의 메세지가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도 언뜻 들었다.

(이별이란 사람이 이토록 감성적으로 의미를 찾게 만드는 것 같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으로 방치된 작은 문제가 더 큰 문제로 비화한다는 이론의

이야기에서 친구와의 문제가 이 깨진 유리창의 법칙에서 생겨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어디에서 부터 발생했는지 알지도 못할 아주 작은 문제가 결국은 오랜세월

지금 친구와 나의 사이에 이렇게 큰 상처를 남겼는지도 모르겠다.

오랜 우울증을 앓던 친구를 그저 조심히 기다리는 것만으로 관계가 이어져왔을거라는

착각을 했던 나의 잘못이었는지도 모른다. 친구의 안위를 이제는 기도로 대신하며

다음의 깨진 유리창은 반드시 바로 확인해서 고칠수 있는 길을 만들어가야겠다. 

그것이 계속 걸어가야 하는 삶에서 얻을 오답노트들이 아닐까.


[죽은 시인의 사회] 영화는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 영화로, 어린나이에 봤던 나에게도

너무나 감명 깊었던 인생 영화중 하나이다. 부모조차도 아이를 소유물로만 생각하며

자신의 뜻을 강요하며 억압하는 사회속에서 유일하게 키팅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진정한 스승이자 인생의 선배이자 응원자였다.

1990년에 개봉이 된 영화인데 30년이 지난 지금의 우리 사회와 별반 차이가 없는 것을

보면 여전히 '어른들의 세상'은 갈 길이 먼 것 같다. 변화하려는 사람보다는 안주하려는

사람이 많아서 바뀌지 못하는 걸까.


좋은 영화, 좋은 책들을 통해서 그리고 좋은 대화들을 통해서 변화된 세상이

꼭 필요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꼰대'라는 말 대신 요즘은 '라떼는 말이야'라는 말이 유행이던데 심지어

젊은 라떼들까지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나이의 많고 적음보다는 생각의 유연성과 탄력성인 것 같다.

직장에서 나보다 나이가 어린 직원임에도 더 어린 직원들에게 '라떼는 말이야'를 

시전하는 것을 볼때면 깜짝 놀랄 때가 있다. 우리 나잇대가 무조건 맞는것이 아니라

지금의 시대를 공유하며 살아가고 있으니까 지금의 아이들의 시선도 오답이 아니라고, 

존중해주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역시.. 라떼에는 이길수가 없다.



듣기 위해서는 귀를 열지만, 들어주기 위해서는 마음을 열어야 한다.


상대의 말을 듣고서 상대의 마음을 들어준다면 무겁던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지지

않을까. 누군가가 지닌 마음의 짐을 물리적으로 들어줄수 없어 우리는 어쩌면

이야기를 들어주며 손을 맞잡아주는지도 모른다.

상대의 손이 차갑더라도 이상하리만치 우리는 서로의 손을 잡고 체온을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차갑던 상대의 손이 내 손안에서 따스해지는 것이든, 차갑던 내 손이 상대의

손안에서 따스해지는 것이든 우리는 서로가 조금씩 더 따뜻해질수 있다.


사람의 온기가 좀 더 그리워 질 겨울의 문턱이다.

차가울 것을 알면서도 기다리게 되는 눈처럼, 

매서울 것을 알지만 그럼에도 걸어가야할 내 앞길에

맞이할 좋은 인생의 마음들을 세기는 독서의 시간이 되었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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