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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너에게 필요한 말들 - 막막한 10대들에게 건네는 위로·공감·용기백배
정동완 외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5월
평점 :
소제목이 ‘막막한 10대들에게 건네는 위로 공감 용기백배’다.
10대가 한참 전에 지났고, 그렇다고 10대의 자녀가 있는 것도 아닌 내가 이 책을 들게 된 이유는 뭘까. 여전히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어딘가 숨어 있는 내 10대 시절이 그 이유가 아닐까.
어른이 되면 흔히들 10대들에게 그때가 좋을 때다.라는 소리를 많이 한다. 정작 그 10대를 살았던 자신들이 가졌던 아픔이나 불안등은 잊어버리고서 말이다.
아이들의 불안을 잘 읽어내는 사람들이 있다. 아이들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 중에도 있고 그와 상관이 없음에도 잘 읽어내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그런 부분이 여전히 아이 때의 그 감정을 잘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칭찬을 받고 싶은데 되려 핀잔만 들었을 때의 기분 같은 것 말이다. 아이를 키운다고 해서 배워지는 촉 같은 것은 아닌 듯하다.
아이를 키우는 지인에게 종종 아이에 관련된 하소연을 듣게 되는데 그럴 때 아이의 입장에서 아이가 느꼈을 감정이 가슴에 들어찬다. 그래서 넌지시 아이도 힘들었을 거라며 이런 기분이들었을 것 같다고 꼭 저녁에 아이와 대화와 그 말에 대한 사과를 해보라고 권했다, 그날 저녁 엄마가 건넨 사과 한마디에 아이가 펑펑 울었다고 한다.
질풍노도의 시기, 중2병 이라는 말들로 십대 아이들을 표현할 만큼 십대의 마음은 복잡하고 예민하다. 모든 감정을 받고 받아들이던 아이시절을 지나 십대부터는 자신의 감정도 알아가고 그것을 표현하기 시작하면서 타인과 불가피한 마찰들이 생긴다.
진정한 사회라는 구조를 배워가면서 아이들은 불안해지기 마련이다.
솔직히 말해서, 사회의 구조는 십대를 한참전에 지난 나역시 아직까지도 난제인 문제다.
옳은 것 같으면서도, 때론 옳은것보다는 옳지 않은 융통성이 더 옳아야 하는 상황이 오기도 한다. 삶은 여전히 수수께끼와 같다. 정확한 답이 없다.
중국 극동 지방에는 모소 대나무라는 희귀종이 있어. (중간생략)
이 대나무는 4년동안 3센티미터 정도밖에 자라지 않아. 어쩌면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이 대나무를 왜 키우는지 이해하기 어려울 거야. 그런데 5년째 되는 날부터 하루에 무려 30센티미터씩 자란다고 해.
나의 성장이 멈춰버린 것 같고 진로가 분명하지 않아도, 우리가 지금 하고있는 무언가는 뿌리가 뻗어나가는 것처럼 저 보이지 않은 곳에 차곡차곡 역량을 쌓아가고 있는 중이야.
인생을 살다보면 스스로가 즐겁게 뭔가 발전해나가는 시기가 온다. 십대에 오기도 그 이후에 오기도 한다. 우리는 모두 모소 대나무와 닮은 역량을 어딘가에 받았다. 각자의 꿈이 차곡 차곡 그 때를 기다리고 있다.
요즘 십대가 좋아하는 아이돌 중 방탄소년단이 있다. 최근 유퀴즈라는 프로그램에 나왔을 때 유재석이 멤버 정국에게 연습생 시절 힘들었던 부분들에 대해 지난날 나 자신에게 해줄 말이 없느냐는 질문을 했다. 조금 생각을 하는 듯 하다 정국은 이런 말을 했다.
“별 얘기 해주고 싶지 않아요. 왜냐하면 많이 부딪히고 혼나고 겪어보니까, 지금의 제가 만들어진 것 같아서”
아이가 흙에서 뒹굴며 자라야 하듯 십대는 부딪혀도 보고 넘어져도 보면서 여러 가지를 겪어가며 나라는 어른이 된다. 그리고 어른도 여전히 생이 다하는 날까지 계속 겪어가며 오늘보다 내일 더 어른이 되어 간다고 생각한다. 십대에게 해줄 수 있는 위로와 공감 그리고 긍정적으로 다시 해 볼수 있는 희망을 이야기 해줄 수 있는 어른이 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좀 더 값진 어른이 될수 있지 않을까.
부모만 아이들을 키워내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이 자라는 모든 환경에 어른이 존재하니까 우리는 부모와는 조금 다른 의미로 함께 키워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정국은 위에 언급한 말 뒤에 “항상 챙겨주고 지적해주고 잔소리해줬던 멤버들이 제일 고맙다”는 말도 덧붙였다. 아이가 한사람의 어른으로 제대로 성장한 모습이 이런 모습이 아닐까. 나에게 해주었던 말들이 나를 성장시키는 좋은 지적들이었다는 것을 이해하는 모습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에게는 임무가 주어진다. 아이의 미래를 위해 우리가 해줄 수 있는 좋은 양질의 위로, 조언들이 그것이다. 아이들을 위한 책이지만 여전히 내일의 성장을 위해 오늘이 불안한 하루를 보내는 이들이 다시금 스스로를 응원하기에도 좋은 책이다.
요즘 도종환 시인의 ‘멀리서 빈다.’라는 시가 자주 내 눈에 보인다.
이 책에도 그 시가 실려있다.
소용돌이 같은 감정 속에 불안함을 담고 있는 십대들, 그리고 이십대 삼십대의 청춘들
모두 부디 아프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