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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으로 살고 있나요?
이종혁 지음 / 서울셀렉션 / 2020년 11월
평점 :
어려운 분류의 상식이 아니다.
이 책은 우리의 삶에서 가장 일상적인 작은 상식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너무 넘치는 세상에서 1% 부족한 맞춤을, 너무 빠른 세상에서 조금은 느린 걸음을,
너무 상품적인 예쁜것들만 바라는 세상에서 조금은 흠이 있어도 건강한 것을
생각해볼수 있는 책이다.
의, 식, 주, 인, 생 다섯 파트에 맞춰 각각의 이야기를 에세이 형식으로 대화하며
가장 일반적인 자유롭고 자연스러운 삶을 이야기 하고 있다.
해외에 연구차 방문한 대학교 근처 카페에서 무스 케이크 하나를 두고
노 부부가 함께 조금씩 먹으며 맛있다고 행복해 하는 30분의 시간.
그러고보면 우리는 넘치는 맛있는 것들 속에서도 진정 여유롭게 맛있어 본적이 없다.
음~맛있다. 하면서도 사진찍어 올리는게 더 급하고 사진을 올리고 나면 어느새
홀딱 먹어버린 케이크의 맛은 지워지고 없다.
어릴적에는 뭔가 하나를 먹어본 후 두고 두고 생각나서 또 먹고 싶었던 적이 많은데
지금은 그런 또 먹고 싶은 아련한 추억의 맛이 없다.
넘침은 그렇게 흔함으로 변해 특별함을 잃어가게 만든다.
작은 것에도 행복할 수 있는 특별함을 놓치고 살아간다.
노 부부가 케이크의 맛도 맛이지만 함께 할수 있는 시간, 지팡이에 의지해도
다른이 도움없이 걸을수 있는 근육, 차 한잔과 케이크를 내 돈 주고 사먹을 수
있는 여유라는 가장 기본적 상식의 행복을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말한
작가의 말이 이해가 된다.
우리는 왜 이토록 기본적인 행복도 느끼지 못하고 살아갈까.
문뜩 어쩌면 코로나는 우리에게 일상의 행복을 깨달으라는 교훈을 남기고 있지
않나하는 생각이 든다. 마스크 없이 강아지와 신나게 뛰며 즐기던 산책, 친구와
갑작스레 만나 어느 식당이나 카페를 가든 신나게 떠들고 웃던 날들.
내 돈으로 차비를 내 버스나 기차를 타고 훌쩍 떠나던 여행까지..
몰링 편에서는 쇼핑몰에서 강아지 유모차나 아이 유모차를 끄는 사람은 있어도
노인의 휠체어를 끄는 사람이 드물다는 이야기는 슬프고도 반성이 되는 부분이다.
그러고보니 글의 내용도 그렇지만 정작 어르신이 타고 가는 휠체어를 볼때는
본체만체하다 아이나 강아지 유모차에는 의례 인사하듯 웃음을 지어 보이게 된다.
강아지나 아이의 유모차에 보이는 선한 배려처럼 어른들이나 장애인의 휠체어에도
자연스레 따뜻한 미소로 배려할수 있는 마음을 가져야겠다.
나는 사람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러고보면 사람의 좋아함에도 내 멋대로의
편식을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어느 종교를 믿어라 믿지 마라 말씀하지 않으셨다.
하지만 늘 각자의 기도에는 충실하셨다.
몰론 함께 같은 종교를 믿는 모습도 좋지만,
나름의 방식으로 기도하는 모습 또한 아름답다.
작가의 외할머니와 어머니는 서로 종교가 다르셨고, 아버지는 무교셨지만 그럼에도
각자 기도 하셨다는 부분이다. 모태신앙으로 자신의 종교를 강압적으로 강요하는
부모도 있는데 이토록 아름답게 기도하는 가족이 있다니 놀랍다.
종교가 어떠해도 좋으니 내 가족이 안전하고 행복하길 바라는 그 마음이 참 따뜻하다.
내 어머니도 자식들이 무슨 종교를 가지든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
각자의 종교는 각자의 마음에서 나가는 것이라고 믿고 자식을 믿어주신다.
불교(이자 유교), 무교, 개신교, 천주교 그렇게 우리집도 다양한 종교가 모였다.
책은 200페이지가 조금 안되는 짧은 분량으로 하루만에 금방 읽을 수 있다.
개인에 따라 그 속에서 많은 생각을 가질수도 쉽게 넘어갈 수도 있다.
나는 내가 가진 상식 속에서 선하고 따뜻하게 삶을 걷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