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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좀 칭찬해줄래? - 칭찬과 인정, 관심과 무시는 어떻게 우리를 움직이는가
이동귀.이성직.안하얀 지음 / 타인의사유 / 2020년 11월
평점 :
표지가 참 익살스럽다. 하지만 내용은 익살스럽지 않은 진중한 책이다.
중간 중간 귀여운 삽지가 들어가 있어 읽고 쉬어갈 타이밍을 찾을 수 있어 편한 책이었다.
요즘의 학생들이 어떤가를 생각해볼 때, 좀더 쉽게 쓰였다면 좀 더 낮게 어린 학생층에서도
읽기에 좋을 책이란 생각이 든다. 몰론 지금의 학생들이 나의 학창시절과 비교하면 한층 더
지식적이고 논리적이니 어렵지 않을지도 모른다.
학생들이 읽기에는 좀 진지한 면이 많은 책이라 조금만 진지해도 진지충을 연발하는 이들을
생각해봤을때의 내 개인적 견해다.
세분의 심리학 교수님들이 함께 집필한 책이기에 심리학적으로 꽤 탄탄한 책이고
중간 중간 유명한 외국의 심리학자들의 이름도 곧잘 거론이 된다.
심리학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특히나 좋을 책인 것 같다.
지식과 지능적으로는 높아진 지금 시대이지만 심리적으로는 예전보다 퇴화된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예전에도 이렇게 이해불가의 막무가내가 많았던가?
현시대를 살고 있지만 내 어린시절을 떠올려보면 그 짧은 시간동안 참 많이 변화했다는 생각이 든다.
높게 솟은 건물만큼 우리의 마음은 곤두박질 쳐서 땅속까지 기어들어갈 태세로 퇴화한 느낌이다.
책을 읽어가면서 우리모두에게 '인정받는 욕구와 같이 가장 기본적인 심리적 안정욕구'가
충족되어 지지 않다보니 지금의 현상황이 되어버린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쁘게 연애를 하다가도 헤어질때는 돌변해 무서운 살인자나 데이트폭력, 스토킹으로 변질되어
버리는 마음들, 사랑이 이어져야 할 가정사에서 일어나는 폭력들, 여러가지 부분에서
우리들의 마음에는 안정된 사랑이 사라져가고 있다.
나 자신부터 '사랑받는 나', '인정받는 나'를 외면하며 타인의 기준에서 집착한다.
나를 가장 먼저 사랑해야 하는 사람은 나자신이어야 하는데 우리는 늘 남에게서 사랑과 인정을
요구하고 채워지지 못해 괴로워한다. 이 책은 그런 사랑받는 나, 인정받는 나에 관해 다루고 있다.
살아오면서 나는 아직 어른으로서 미흡한 '어린 어른'이었을때,
기존의 어른들에게 억울한 일들을 참 많이 겪었다. 그럼에도 그것은 오롯이 내가 못나서라는
이야기를 듣곤했다. 몰론 내가 어리숙했을 것이다. 말그대로 '어린 어른'이었으니까.
하지만 어리숙했다고 해서 당해도 된다는 것은 어디에서 나온 결론일까?
일을 하고도 월급을 떼이는 데에 어리숙함이 왜 무기가 되어야 했을까.
지금은 그런 생각들이 든다.
당시에는 몰론 억울하면서도 그런 내 자신 탓을 많이 했다. 멍청했다. 바보 같았다라고 말이다.
그것이 결국은 나에게 독이 되었음을 나는 알고 있다. 사람에 대한 믿음이 부족해진 것이다.
사람을 믿지 못하다보니 늘 외롭다. 그래서 그것이 결국 마음의 병이 되곤 한다.
심리적 용어에 '정서적 타당화'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너의 억울함, 슬픔, 분노는 정당한 것이야 라는 적극적인 공감을 뜻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이 정서적 타당화라는 것이 아주 단순해 보이면서도 아주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가장 기본적인 억울한 분노나 슬픔을 인정하고 나 자신을 위로할 시간이 분명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부분이 약하다. 어릴적부터 듣는 말이
"뭘 잘했다고 울어!"라는 소리를 곧 잘 듣고 자라니 말이다.
내가 잘못한 부분을 인정할 시간이 필요하고, 그 잘못을 깨우치며 반성할 시간도 필요하다.
그리고 분명 그 잘못된 부분중에서도 억울한 부분들도 존재할 것이다.
억울한 부분에 대해서는 공감받아야 할 필요성도 있다.
그런데 그러기가 참 쉽지 않다.
심리학 저서들을 읽어보면 아이들도 아이들이지만 어른들 중 말도 안되는 행동을 하는 이들의 경우
어릴적 환경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어린이를 거쳐 어른이 되어야만 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원치 않더라도 겪게 되는 일들이 우리를 '그런 어른'으로 만든다.
그래서 아이때부터의 심리적 안정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심리학에서는 많이 다루고 있다.
요즘은 아이때 받지 못한 심리적 안정을 '저서나 심리상담'으로 치료받는 어른들이 꽤 많다.
나 자신을 이해하고 내 정서적 타당성을 인정하기 위해서다.
내가 이만큼 마음이 아팠구나. 슬펐구나를 이해하기 위해서다.
안정감을 찾아주는 아주 소소한 것들로 7가지 항목이 소개되어 있는데,
최근 마음이 힘들 때 해보려 노력했던 것들이다. 그중에는 해본 것도 마음만 먹어본 것도 있다.
그래도 가장 어찌보면 마음 먹기 어려운 심리상담 받아보기를 해봤기에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나머지 항목은 혼자서도 잘 해볼수 있을 것 같아서다.
옛날의 내가 해보고 싶었던 것이 뭐였던가 생각해봐야겠다.
최근 생각한 것이
내가 행복한 사람이면 주변에 그런 행복한 나를 보고 웃으며 다가서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내가 우울해하면 내 우울함에 위로하려 다가오는 사람들이 있을테지만 그런 이들을 위해
더더욱 우울을 빨리 벗어던지고 내 우울함을 위로해줘서 고마워라며 말할 수 있는 내가 되어야한다.
계속해서 우울하고 예민한 나를 언제까지 받아주며 남아줄 사람은 없다.
우울하고 예민한 나 자신은 분명 나를 도와주려 오는 이들에게도 칼날을 세울 것이니 말이다.
칼을 계속해서 휘두르는 사람 곁에 남아 줄 사람은 없다. 그것을 인정해야만 한다.
내가 쥐고 있는 칼을 내려놓고 내 마음의 안정을 찾은 후에야 우린 누군가의 손을 맞잡을 수 있다.
인정받고 싶은 마음도, 사랑받고 싶은 마음도 그리고 두려움도
우리 모두 그럴수 있다. 그런 마음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