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하이츠의 신 1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이정민 옮김 / 몽실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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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지에 나온 내용이 눈길이 먼저 갔다.

사람이 죽어나가는 소설이거나 그런 상황으로 내치닫는 이야기인가?

1권을 읽은 소감은 띠지의 분위기와는 다르게 '따뜻한 듯 조금은 슬프기도 한 분위기의 책'으로

소설이나 그림을 지망하는 이들과 이미 성공의 반열에 오른 이들이 슬로하이츠라는 건물에 모여

그들 각자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각자 너무나 다른 성격의 사람들이 모여 그들만의 색채로 움직이며

한편의 드라마 혹은 영화를 보여주는 듯하다. 특히 성공과는 다르게 소심하고 소박해 보이는

고키와 현실적이며 강한 보스캐릭터인 다마키, 그리고 스-라고 불리는 귀여운 듯 착한 스미레 등

눈길이 가는 캐릭터들이 많다.


몇달전에 우연히 보게 되었던 만화 원작의 일본 드라마 '중쇄를 찍자'가 떠오르기도 했다.

만화출판사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인데 만화가를 꿈꾸는 지망생부터 유명 만화가 그리고

그런 만화가를 케어해주는 출판사 직원과 편집자들의 이야기였다.

유명한 만화가의 집에서 문하생들(지망생들)이 만화를 배우며 돕는 모습이 생각이 났다.

슬로하이츠의 신에서의 모습은 그것과 조금 다른 것이 그들의 사적인 배경과 이야기들에

집중해있다. 성공을 하게 된 배경이라거나 인간관계 등 말이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눈이 쉬이 멈춰지는 책은 아니었다.

이 페이지만 보고 쉬어야지하면서 어느새 뒷장을 넘기고 있어 타이밍을 매번 놓치고 말았다.


"이 집은 심심할 틈이 없어."

라는 본문 중 대사처럼 묘하게 심심하지 않아서 집중하게 된 책이다.


츠지무라 미즈키의 책을 많이 접해본 결과 그것이 그녀 소설의 강점이자 특징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특별해보이지 않는 소소함 속에서도 눈길을 떼지못하게 만드는 특별함이 깃들어 있다.


1권만 읽은 상태라 2권을 읽어야만 모든 것을 다 이해하겠지만

1권만 읽은 현재의 느낌은 미즈키 작가의 느낌 그대로 '추리인 듯 하면서도 인간적인 이야기'라

어딘가 인간愛적인 감성, 감동이 물들어 있는 느낌이다.

특히 지요다 고키의 '모방 집단 자살사건' 의 추락 이후 나타난 '고키의 천사'의 편지 내용이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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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지도 않고서 책을 나쁘게 말하는 사람도 있을 테고,

읽어도 마음이 울리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제 마음에는 울렸습니다.

그 시기에 지요다 선생님의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저는 지금 이곳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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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도 마음이 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내 마음에는 울렸다.

책을 좋아하게되면서 느꼈던 마음이기에 공감이 되어 울컥했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그런 책이었을지라도 누군가에게는 마음 깊이

내 마음을 알아주는 듯한 책인 경우가 있다.

나는 적어도 그렇게 마음이 울려본적 있다. 그런 책이 있었다.

누군가에게는 엥? 하는 의문이 생길수도 있을지 모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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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의 생명을 소중히 아끼고 더 관심을 가져 주세요.

외로워서 함께 죽길 원하는 나약한 마음보다 혼자라도 살아야겠다고 생각하는 쪽이

훨씬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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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워서 죽길 바라는 마음이 나약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혼자라도 살아가려는 마음이

그 마음보다 강하다는 데에는 부정할 수가 없다.

죽길 바라는 마음은 모든것을 체념하고 벗어버리며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마음이다.

어떻게든 살아가겠다는 것은 그런 자유를 대신해 고통스러워도 견뎌내 보겠다는 용기다.

죽음에도 용기가 필요하지만 살아감에도 용기가 필요하다.


고키의 천사로 추측되는 여인의 정체는 뭘까.

이 책은 대체 어떤 형태로 끝나기 위해 쓰여졌을까.

2권을 어서 읽어봐야겠다. 퇴근하면 곧장 집에 가서 2권을 집어 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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