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반 수채화 (스프링) - 펜으로 그리는 어반스케치 초급에서 고급테크닉까지
최일순 지음 / 지식공유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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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그림을 배운 친구들이 참 부러웠었다.

집안 환경상 미술학원에서 전문적으로 그림을 배운 적은 없었고, 

만화를 좋아하던 오빠의 영향으로 만화를 접하게 되면서 만화를 조금씩 그렸었다. 

만화를 조금 그리게 되면서 학교에서 '만화 그리는 애'로 통하게 되었는데 그러다 보니 

친구의 친구를 통해 같이 만화를 그리는 친구들과 친해졌었다.

그리고 그때서야 나의 문제점(?) 을 알게 되었다.


보통의 여자 아이들은 순정만화를 보고 순정만화스런 그림을 그렸다는 것이다.

오빠의 영향답게 소년만화를 많이 보던 나에게는 생소하고 신기하며 예쁜 그림들이었다.

수채화물감을 사용해 본적도 없었기에 당연하게도 나의 색감은 포스터물감의 진한 

색들로 이루어졌고 진할수록 좋은 포스터칼라 덕분에 물의 농도따위를 제대로 맞춰서 

그려본 적이 없었다.

친구들은 그런 내 그림을 되려 신기하게 바라봤던 기억이 난다.

지금에야 생각해보건데 밥로스아저씨의 툭툭 찍어 바르는 그림과도 같은 방식이나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나에게 수채화는 선망의 대상같은 것이었다.

지금은 어른이 되어서 그렇게 다니고 싶어도 못다녔던 미술학원을 내 돈주고 

다닐수도 있건만, 지금 나이에 학원에서 수채화를 배운다는게 어쩐지 부끄러워서

접게 되었다. 아예 모르는 사람은 무작정 배우고자 덤빌수 있는데 어중간하게 아는 

이놈의 지식이 브레이크가 걸리기 일쑤다.

어중간하게 아는 그림에 창피스러움을 먼저 느껴서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런 수채화 책이 책일 좋아하는 나에게도 참 좋은 선생님이 되어줄 것 같다.




친구에게 무턱대고 녹색 좀 빌릴게 라며 물감을 빌린 적이 있는데 올리브그린이라고 

정정당한 적이 있었다. 녹색이 녹색이지 올리브 그린은 뭐람? 생각했는데

수채화에서는 이렇게 이름들이 예쁘다.

그리고 친구에게는 미안하게도.. 포스터 칼라를 쓰던 버릇 덕분에 올리브 그린을 

엄청 많이 쏟아부었었다. 거의 반 이상을 썼던 것 같은데 수채화는 그렇게 물감을 

짜서 쓰기보다는 굳혀서 쓴다는 걸 나중에 이해했다.


이책에는 초보자들을 위해 색상도 잘 설명해주었고 따라하기 쉽도록 

동영상을 볼 수 있는 QR코드가 있다.

그러니 초보자들이나 도중에 그만두어 그림을 다시 공부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유용한 교재가 될 듯하다.



이렇게 명암주는 것도 잘 표현되어 있다.

수채화는 여러번 덧칠을 하는 포스터랑 다르게 붓을 한번의 지나감으로 표현해야 

가장 아름다운 느낌을 낸다. 여러번 덧칠을 할수록 얼룩이 지기 때문이다. 

특히 농도가 옅은 색일수록 그렇다.


자연스레 붓을 따라 번진 물감의 길, 마르면서 생긴 자국들, 그런 하나 하나가 

수채화의 아름다움을 살린다.

여전히 포스터칼라를 사용하던 버릇이 남아 나에게는 무던히도 연습해야 할 

수채화 기법. 여전히 아름다운 수채화의 색감에 나에게는 동경이다.



이런 예쁜 삽화들이 책에 들어있는데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전화이 된다.

깔금하고도 부드러운 색감들이 보기만 해도 눈과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것 같다.

언젠가 이런 그림들을 그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요즘은 화려한 색감으로 타블렛을 통해 디지털로 그림을 많이들 그리지만

여전히 손으로 그리는 그림들, 수채화 그들만이 가진 아름다움으로 빛난다.


그림은 그리는 사람에게도 보는 사람에게도 치유의 시간을 주는 고마운 선물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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