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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가게
너대니얼 호손 외 지음, 최주언 옮김 / 몽실북스 / 2016년 8월
평점 :
환상문학이라는 장르는 아이들에게는 상상력을 자극하며 즐거움을 주지만
어른에게는 아이들이 느끼지 못하는 어둠을 생각하게 해준다.
어둠과 밝음이 공존하는 우리들과 같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 목소리 섬 =
아름다운 섬과 마법을 부리는 현자인 장인, 그리고 그런 장인의 마법으로 인해 좀 더 편한 삶을 살고픈 케올라의 욕심. 그 욕심으로 스스로 빠진 늪에서 그를 구해준 것은 그를 너무나 사랑하는 아내 레후아였다.
현자인 칼라마케도, 케올라도 욕심으로 인해 과오를 저지른다.
욕심, 욕망은 때론 사랑의 감정보다 거대해져 눈앞을 가로막는다. 당장 앞만 바라보게 만든다.
허황된 아름답고 평화로운 섬의 환상이 '욕심'이라면 케올라가 견뎌야했던 경험들이 '인생의 파도'가 아닐까
칼라마케의 마법들이 '허황된 꿈'이라면 레후아는 '진실'인지도 모른다.
= 마술가게 =
사랑스러운 아들 깁과 함께 들어선 마술가게는 뭔가 다른 가게들과 같은 듯 하면서도 전혀 다르다. 이 단편에서 나는 '순수함'으로 믿는 아이와 '의심'으로 불신하는 어른의 모습을 대조적으로 볼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순수하게 믿어 얻는 것과 의심으로 불신해 잃는 것들. 그리고 대다수의 어른들은 불신으로 잃는다.
아주 작은 '상대에 대한 마음'조차도 말이다.
= 초록문 =
평생 초록문의 세계를 그리워 한 월리스의 죽음.
그가 그토록 다시 가길 바란 초록문의 너머. 월리스가 발견된 마지막 장소는 그에게 정말 초록문이었을까. 어쩌면 망각 속에서 마지막 순간 그만의 초록문이 열렸던 건 아닐까.
이곳과 저곳의 세계는 다른 곳이니...
데미안의 알처럼 보잘것 없는 그 껍질같은 초록문을 깨고 그토록 만나고 싶었던 이들을 만났을거라고 믿고 싶은 어른으로서의 나의 애도의 기대인지도 모르겠다.
신기한 듯 평범하지 않은 세계의 이야기들이 펼쳐지는데 아이들은 분명 나와는 다르게 받아들이며 상상하는 즐거움을 느낄수 있을 책이라고 생각한다. 어른이기에 느끼는 묘한 감정들이 있다. 아이들은 당연하게 갖고 있지만 어른들에게는 다소 세월에 씻겨나간 일종의 '잃어버린 부분'이라고 할까? 마술가게와 초록문에서 특히 그런 감정을 많이 느꼈던 것 같다. 세월이 빼내어 간 것이 아니라 세월을 살아온 나 자신이 놓쳤던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