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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귀 ㅣ 케이스릴러
전건우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0년 5월
평점 :
품절
k스릴러, 한국형 스릴러를 선보이는 시리즈를 마귀를 통해 알게 되었다.
책을 읽으며 느낀 건 영화 곡성, 사바하. 소설 퇴마록 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다는 것이다.
무당이란 존재로 샤머니즘 문화가 강한 우리나라의 특색을 잘 살린 스릴러가 아닐까 생각한다.
가족의 동반자살, 타락한 종교, 잘못된 믿음의 방향을 밀고 나가는 종교인들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보여진다.
오대양 사건과 백백교 등 실제로 있었던 종교적 범죄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어서 그런지 생소하기 보다는 주변에 있을 법한 이야기처럼 다가오기도 했다.
과학적 근거는 없는 일들이지만 엄연히 하나의 문화로 인정하고 있는 빙의, 무속신앙.
서양은 우리의 무속신앙과 비슷한 것은 없지만 사탄과 영혼의 존재를 믿어서인지 오컬트 영화가 자주 상영되곤 한다. 죽음 이후의 시간과 세계, 부활의 염원 등 어느 나라든 만국 공통의 관심사같다.
죽음에서 살아돌아온다는 부활의 의미는 본래 성스럽고 영엄한 것이었을텐데 어느샌가 부활은 끔찍한 악마와 저주의 대명사로 더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부활과 영생을 빌미로 잘못된 믿음을 권하고 사람들을 농락하는 종교인들이 너무나 많아지고 있다. 딸을 죽이고서 부활 한다며 시신을 방치하며 기도만 했던 목사 부모의 이야기라던가, 병원만 가면 살 수 있을 아이를 기도로 낫게 한다며 치료거부해 결국 복수에 물이 차 고통속에서 하늘의 별이 된 어린 소녀의 이야기. 낯설기를 바라면서도 낯설지가 않은 주변의 이야기들이 이 책을 통해 고스란히 생각이 났다.
눈이라면 지긋지긋할 정도로 내리는 소복리, 선우는 종교적 믿음으로 동반자살을 하려던 부모님의 품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그리고 그런 그는 할머니의 지극한 사랑을 받으며 소복리에서 살고 있다. 그다지 친구가 없는 선우지만 그런 그에게도 유일하게 마음을 터놓는 친구가 있다. 자신과는 180도 다른 모습의 모범생 수미는 선우에게 있어선 할머니 만큼 중요한 소중한 친구다.
어느날 마을에는 늘 비어있던 붉은 별장에 사람이 들어오고 연달아 사람이 실종되어 대대적인 수색을 위해 마을 주민들이 뭉친다. 그래봤자 나이든 노인들 뿐이지만 평소 건강하던 분들까지 포함해 갑자기 다같이 신체적 고통과 아픔을 호소한다. 그리고 의사출신이라는 별장에 새로온 사람이 나타나 그들의 병을 낫게 해준다. 그런데 점점 마을에는 이상한 일들이 늘어난다. 개들이 의문의 죽음을 당하고 사람들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다.
그런 마을에 수상한 조합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신부와 스님, 수녀와 무당이다. 별장에 들어온 사람들과 수상한 조합의 사람들 그리고 마을사람들에게 벌어질 일들은 과연 무엇일까.
작가 전건우는 [살롱드홈즈]라는 책을 통해 알게되었다.
살롱 드 홈즈와 마귀를 나란히 살펴보면 전혀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어서 작가가 한쪽으로 치우친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님을 느끼게 된다. 살롱드 홈즈는 밝고 위트가 있다면 마귀는 어둡고 끈적한 느낌이 있다.
최근 살롱드홈즈가 드라마화 결정되었다고 하는데 마귀도 한국형 스릴러로 영화나 드라마화된다면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기본적으로 스크린형으로도 잘 맞는 스토리를 쓰는 작가인 듯하다.
앞으로 작가님의 책에 관심을 좀더 가지게 될 것 같고 살롱드홈즈의 드라마화가 첫 스타트를 잘 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신이 부르신다.
신이 우리를 부를 때,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신의 부름을 들어야 할까.
종교인이기도 하면서 농땡이이기도 한 나는 맹목적인 신앙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맹목적인 신알을 가진 이들이 신기하고 놀랍기도 하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믿을 수가 있을까 하고 말이다.
믿음은 평등하다.
단, 선한 것을 믿어야 한다.
본문에 있는 이 문장이 와서 박혔다.
내가 늘 생각하는 것 중 하나와 일치한다.
성경에는 이런 말이 있다.
정확한 문구를 다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나를 사칭하는 이들이 있을 것인데 너희들은 그것을 조심해야 한다 라는 말을 전달하는 성경 구절이다. 사람인 우리는 사칭하는 이들을 가리는데에 아직 정확한 분별력이 없다.
그렇기에 더더욱 우리는 선한 것을 믿어야 한다.
선한 것을 믿고 선하게 행동하며 언젠가 다가올 나의 마지막을 기다리는 것이다.
나는 종교적 '종말의 그 날'이란 것을 내 나름대로 '개인의 죽음'이 '종교적 종말'의 그 날이라고 생각한다.
죽지 않는 생명은 없기에 종말의 그날은 정말 단체로 어떻게 되는 그런 약속된 종말의 날이 아니라 바로 한 생명이 평생을 살아오며 언젠가 맞이할 '죽음이라는 나 자신의 종말의 순간' 말이다.
그 때에 부끄럽지 않은 내가 되도록 살아가야 하는게 우리에게 주어진 운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