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레에다 히로카즈를 좋아한다.그의 영화는 특별함없이 특별함을 지닌 묘한 감성이 매력이다.그래서 영화들에 맞춰 나온 소설도 좋아한다.호불호가 조금 갈리는 편이라 주변 친구들은 그의 소설이나 영화를 제대로 본 적이 없어 대화를 나누기엔 무리가 있어 혼자만 간직했다.그런데 이 책을 보며 박애희작가님 역시 그런 감성을 좋아하시는 것 같아 기뻤다.특별하지 않은 듯한 특별한 감성.아마 너무 흔해서 바로 확 와닿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아빠는 뭐가 되고 싶었어? 되고 싶은 사람이 됐어?]영화 태풍이 지나가고에서 나온 극중 아이의 질문에[그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믿던 어린 나와 어른이 된 내가 얼마만큼 멀리 떨어져 있는지를 확인하는 일은 누구에게나 뼈아프다]라고 말한 작가의 문장을 눈에 새기며 나 역시도 뼈아플 수 밖에 없어 영혼에 깁스라도 해주고 싶었다.꿈을 이루는 사람이 몇이나 있냐고 되물어 생각해보면서도 꿈을 이룬 이들처럼 나는 얼마만큼의 노력을 했을까에 질끈 눈을 감고 생각을 닫기도 한다.그럼에도 못난 어른 나쁜 어른이 되진 않았으니 아직 희망이 있지 않나 생각해본다.해녀들의 이야기 편에서는 [오늘 하루도 욕심내지 말고 딱 너의 숨 만큼만 있다 오거라]라는 말처럼 나의 숨이 정해져 있는것을 알면서 욕심을 내면 물속에서 숨을 먹고 그것은 생명과도 직결된다.꿈과 나의 숨. 꿈을 꾸되 내 삶의 호흡을 알고 딱 내 숨 만큼만 노력하면 가장 적절한 보상들이 삶의 선물로 찾아올지도 모른다.내가 좋아하는 만화에서 여주인공의 어머니는 평범하다 못해 어리버리하지만 잘하고픈 맘이 큰 그녀에게 토오루는 토오루답게 천천히 해나가면 돼라고 말해준다. 남의 속도를 보며 조바심 낼 필요없이 누구나 내 숨만큼 나답게 천천히 나아가면 된다.엑스맨의 이야기도 그렇고 아는 것들이 함께 나오니 나의 경우는 좀더 흥미를 가질 수 있었고 책이 어렵지 않아 쉽게 잘 읽어내릴수 있어서 좋았다. 중간에 엽서가 있는줄 알고 당겼는데 엽서처럼 삽지가 중간 중간 같이 제본되어 있어 그 부분도 좋았다.평범한 것을 특별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으신게 아닐까. 설리의 이야기가 있던 부분에서는 작가님과 같은 생각을 하며 당시에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나서 다시금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연예인의 죽음일 뿐이지만 나는 외로우면서 이유없는 미움 속에서 사랑받고 싶었던 한 어린 여성을 생각하며 많이 울었었다.사랑받기만 하기에도 너무 예뻤던 사람. 인생은 언제나 조금씩 어긋난다.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삶이지만때론 그 어긋남이 예기치 못한 선물을 줄지도 모른다.인생이란 반듯한 선이 엇갈려 그 속에 별모양을 만들어 낸다면얼마나 특별해질까. 우리들 인생에서 별모양 하나쯤은 가져도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