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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롱 드 홈즈
전건우 지음 / 몽실북스 / 2019년 12월
평점 :
여중 여고를 졸업한 나에게 있어 일명 바바리맨은 익숙한 단어중 하나다.
몰론 바바리맨을 실제로 본 적은 없었다.
하지만 바바리맨은 아니지만 추행이라고 해야할지 낯선이에게 해코지 비슷한 일을 당한 적은 있다.
퇴근 길에 지하도에서 급작스레 누군가가 뒤에서 껴안았던 일이었다.
깊게 모자를 눌러쓰고 하얀 마스크를 착용했으며 흔하디 흔한 트레이닝 복에 우습게도 슬리퍼같은 신발을 착용했던 것 같다. 슬리퍼 끌리는 소리가 기억나는 것을 보면 말이다.
당시에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고 있었고 회사 직원들보다 조금 일찍 회사를 나섰던 상황이라 당연히 같은 동성의 직원이 알은채를 한다고 껴안은 걸줄 알았다. 천천히 이어폰을 빼며 뒤돌아 봤을때 마주한 상황에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았다. 뒤늦은 비명에 유유히 뛰어서 도망가던 그 모습까지도 나에겐 일어나지 않을 일로만 생각했었다. 나중에 듣기로 그 지하도가 꽤 그런 일로 유명했던 모양이다..
흔히들 하는 말이 거시기를 확 걷어차주지 그랬느냐 뺨을 때려주지 그랬느냐라는데 나도 내가 겪어보기 전까지는 그리 말했었다. 그런데 그 상황이 마주했을 때는 경황이 없다라고 할까? 사고회로가 정지하는 듯 아무런 생각이 떠오르지 않고 굳게 되더라. 그리고 나중에 든 생각은 사람이 죽는건 순식간일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었다. 상대가 칼로 목을 그었다면? 하는 생각을 했을때 정말 순식간에 일어나겠다는 판단이 서서 새삼 두렵고 무서웠던 기억이 난다.
이 책에는 일명 바바리맨, 변태성욕자가 점점 더 큰 범죄를 저질러 가는 상황들과 그 사건에 나서는 아줌마들의 추리를 다뤘다. 평범한듯 각자의 아픔을 가지고 있는, 그럼에도 열심히 이 사회에 일원으로 살아가는 이들로, 곁의 사람들에게 무시를 당하지만 그래도 아줌마 탐정단을 만들어 자신들이 그 변태인 쥐방울을 잡겠다며 열심히 움직인다.
책을 읽으면서 이 작가님은 이 글들을 어떻게 써내려갔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봐도 작가님 이름이 남자이름인데 이 소설에 나오는 남자들은 남자들의 기준에서는 불쾌하고 부끄러운 모습들일게 틀림없어 보였다. 작가의 말에서 아내와 어머니 등 주변 여성들을 통해 캐릭터를 위한 도움을 받았다고 하셨는데 여성이 느끼는 남성의 모습을 마주할때 아무래도 많은 용기가 필요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주류에서 벗어나 소외당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좋아하신다고 하셨는데 그런 이들에게 관심을 갖도록 많은 이야기를 써주셨으면 한다.
이 작은 책 한권에 우리나라의 부끄러운 부분들이 녹아있다.
특정 부분에서 부끄러움을 느낀다면 자신을 한번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폭력, 방관, 무시 등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