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이만 좀 쉴게요 (The Cat Edition)
손힘찬 지음 / 부크럼 / 201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서점에 들렸을때 서점 직원이 추천해주었던 책이다. 하지만 그때는 이 책을 집어 오지 않았었다.

사려고 점찍어둔 책이 있었던 이유와 사실 에세이를 잘 읽지 않았던 이유다.

그 이후 우연히 서점에 들렸다가 이 책이 다시 눈에 들어왔고 어쩐지 사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그렇게 책을 구매해 집으로 돌아왔다.

손힘찬 작가는 이미 인스타그램에서 팔로우 되어 있었고 그의 짧막한 글들을 미리 접했었기에 어떤 느낌의 글일지 이미 느끼고 있었다. 어쩌면 지쳐있던 나 자신 스스로가 계속 이 책을 주시했는지도 모른다.

관심이 있는 것은 눈에 잘 띄기 마련이니까.

이 책을 구입할 당시에도 그리고 지금도 사실 심리적으로 많이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그다지 녹록치 않았던 학창시절에도 잘 우는 편이었지만 그래도 울고나면 금방 회복해 웃고 떠들었던 나였는데,

지금의 나는 울고나서도 회복이 되지 않아 지친 마음을 끌며 하루 하루를 보내는 기분이다.

이것이 바로 어른의 시간을 걷는 무게감인지도 모르겠다.

일본과 한국 혼혈인 작가는 학창시절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느낌을 받으며 자랐을 것이고, 글에도 나왔다시피 어릴적 어머니와의 관계가 그리 좋지 않았던 것 같다. 그로 인해 느낀 많은 감정들을 작가는 어둠보다 빛으로 성장시킨 훌륭한 어른으로 성장한 것 같다.

혼자있는 시간은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이다. 옳고 그름을 결정하는 시간이고, 복잡한 생각들을 정리하는 시간이다.

타인과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나'와 의 관계는 훨씬 더 중요하다.

우리는 혼자이고 싶어하면서도 혼자인 나는 어쩐지 외롭고 쓸쓸하고 타인들로부터 배척되는 존재인것만 같은 느낌을 받는다. 관계가 힘들어 멍든 나를 끌어안고서도 결국은 숨죽이며 타인과 함께하며 거짓 웃음을 짓고, 즐거운 척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의미에서 작가의 말처럼 혼자있는 시간을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으로서 받아들이는 자세도 중요할 것 같다. 외로운 시간이 아니라 나를 마주하며 잠시 나라는 존재에 대한 명상을 하는 시간 말이다.

몸을 느슨하게 하며 건강하기 위해 요가를 하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정신은 늘 끝없이 아령을 들고 서 있는 듯 팽팽함을 유지한다. 무리해서 들고 견디다보면 탈이 나게 마련인데 아령을 잠시 내려두는게 왜 이토록 어려울까.

무리하지 않고 쉬어감의 의미, 나를 사랑한다는 의미, 당장은 두렵지만 결국 살아가며 행복해져야하는 생명체라는 의미. 그리고 그렇게 될것이라 믿는 믿음의 의미. 여러가지들을 생각했다.

이 책을 읽을 당시에도 나는 밤에 혼자 우는 날이 있었다. 무언가에 빠지면, 즐거워지면 괜찮아 진다는 말에 친구의 추천으로 받은 유명 연예인의 영상을 보고 그 연예인을 일명 앓이할수 있는 어떤 앱을 깔아 다른이들의 글도 보았다.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다. 연예인을 보면서 그 짧은 순간에도 행복해하고 그들의 생일에 마치 내가 다시 태어난듯 기뻐하며 글을 올린다. 그리고 그런 와중에도 때때로 어둡고 끈적한 슬픔의 글들이 올라오곤한다. 어떤이들은 그런 글들에 응원과 진심어린 댓글을 보낸다.

타인에 의해 상처받고 나라는 존재의 한없는 보잘것없음에 괴로워하면서도 우리는 또 누군가의 온기를 바란다.

그래서 그런 공간에 나의 슬픔을 토해내듯 올리는 게 아닐까.

그리고 그런 것을 알기에 우리는 누군가의 슬픔에 아닌척해도 관심을 쏟는다.

오프라인의 인연이 가장 중요하던 시간을 지나온 나지만 지금의 온라인, 랜선인연이 얼마나 때로는 힘이 되는지를 잘 느끼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책이란 것 역시 조금은 다른 인연이 다른 방식으로 전하는 위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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