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하버드 심리상담사입니다
웨샤오둥 지음, 강영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9년 8월
평점 :
절판


하버드 심리학 박사출신의 상담사 라고 하는데 저자는 홍콩인이다. 같은 동양인으로서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반성도 한다. 하버드라고 해서 단순히 서양의 미국의 작가라고 생각했으니 말이다.

"심리상담은 사람을 기분 좋게 하죠, 마치 하늘을 나는 것처럼요"

이 말이 자신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는 그의 말처럼 상담은 어렵고 힘든게 아니라 하늘을 나는것처럼 기분이 좋고 홀가분 해야 상담받는 이들이 용기를 갖게 될 것이다. 사실 나도 심리 상담을 받으러 가 본적이 있었다.

회사 문제로 극심한 스트레스로 잠을 자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만, 나의 상담은 그다지 좋지는 않았다.

상담보다는 약처방에 더 중점적 치료를 받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에게 있어서 첫 심리 상담의학 진료가 실패로 끝난 순간이었다. 되려 친구에게 상담을 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듣는 와중에 심리적 위로를 받고 치료가 된 경우가 더 많다. 나에게는 심리 치료가 아니라 심리 상담이 필요했던 것 같다. 심리 치료와 심리 상담이 왜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엄연히 뒤에 따르는 치료와 상담이란 말이 다른데 말이다.

사람을 맞고 보내는 이 부단한 과정에서 나는 상담 기술이 완숙해지고 있음을, 통찰력이 끌어올려지고 있음을, 나의 인격이 다듬어지고 있음을 느꼈다.

케임브리지 하버드 광장 근처에 매우 짧은 대로, 린든가 5호에 있는 심리상담센터에서 2년간 심리 상담 실습을 하며 그가 느낀 성취감들, 그만큼 그를 통해 상담을 받고 좋아진 이들이 그 대로를 통해 여러곳에 뻗어 나가 열심히 살고 있지 않을까. 심리상담센터를 묘사한 부분을 읽으며 글만으로도 편안해지는 기분이었다. 실제로 그 곳은 얼마나 편안한 곳일까. 심리상담 장소는 내담자에게 안정감과 정돈된 느낌, 편안함, 활기 등을 줄수 있도록 배치되어야 한다라고 적혀있는데 한 곳밖에 가본적이 없지만 과연 우리나라의 상담장소는 그런한 분위기를 갖추었을까.

지금은 변화하고 있지만 심리상담 자체도 심리치료, 즉 정신병원 같은 공간으로 생각해 꺼려하는 분위기가 사회에는 많았던 게 아닐까. 아직은 심리상담소 보다는 정신의학과라는 명칭의 병원에서 상담을 함께 겸업하는 경우가 많기에 아무래도 심리 상담을 하고싶어도 쉽게 꺼내지도 못하고 다니고 있다고 말하기도 어려운게 사실인 것 같다.

그러니 애꿏게도 무당을 찾아가거나, 타로카드나 점술에 더 의지하는게 아닐까.

아직도 점집에 가서 남편이 바람피나 안피나, 바람잡는 부적을 구매하는 일들이 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열등감에 휩싸였던 리사의 눈물, 눈물을 흘리면 흘릴수록 자신의 과거와 더 철저히 이별할수 있다는 말이 와닿았다. 어른은 우는게 아니라고, 울면 약하고 바보스럽다고 여겨지는게 힘들어 어느새 울때도 입술을 꼭 다물고 눈물로만 우는 사람들이 많다. 나도 언젠가 울고 있는 내 자신의 입에서 윽윽 하고 참는 소리가 나는걸 깨달은 적이 있다. 울고 있는대도 묘하게 시원한게 아니라 가슴이 더 답답하게 맺혀드는것 같이 아픈 통증이 일었었다.

우리는 마음이 다쳐서 아프고 그 아픔에 눈물이 나는데 참아야 한다고만 배워왔다. 뭘 잘했다고 울어. 라는 말을 매번 들으며 눈물을 참아왔다. 그래서 제대로 이별하지 못한 아픔들이 계속 응어리져 있다. 그게 바로 우울증이 되고 홧병이 된다. 눈물이 날때는 그저 못나보여도 입도 벌리고 시원하게 한바탕 울어버리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몰론 창피함이 든다면 홀로 샤워실에서 물을 틀어놓고 울어도 좋을 것 같다. 참는 울음이 아니라 제대로 터트리는 작별의 울음이어야 한다는걸 깨달았다.

심리 상담사가 되려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듯한 책인데, 일반인들에게도 주변에 힘든 친구들이나 지인들을 위로할때 도움이 될것 같은 책이다. 심리를 모듬어 주는 이가 불안에 대해 토로하는 이를 제대로 보듬어 주기 위해서 말이다. 하버드 하버드 하지만 막상 하버드 학생들에게도 각자의 아픔과 고뇌가 있고 그것을 들어주는 린든가 5호의 상담센터가 있다. 하버드에서도 목숨을 던진 학생이 있다는 이야기와 그 친구의 죽음과 과거의 아픔이 연장선상이 되어 힘들었던 학생를 통해 어느 곳이든 아픔이 있지만 얼마나 더 현명하게 그 아픔을 치유하고 보살피는 이들이 있는지에 대한 차이를 느끼게 된다.

저자 웨샤오둥의 실제 상담 사례들을 예시로 들며 상담이 무엇이고, 불안으로 찾아오는 내담자들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실패에서는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를 잘 설명해준 책이다. 내가 지금 하버드에 입학해 박사 학위를 딸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그를 통해 주변인들에게 상담을 해줄 때 필요한 부분과 절대 조심해야 하는 부분들을 가려내서 들어줄 귀와 마음은 있지 않은가. 심리학에 관심이 많은 친구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기도 하다.

그러고 보면 그 친구는 이미 여러가지 책들도 읽고 수업도 들어서인지 잘 알고 있는것 같다. 말하기 보다 우리의 이야기를 끝까지 다 들어주고 간략하게 말해주니 말이다. 그리고 항상 긍정적인 말들로 상냥하게 위로해준다.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참 차이가 크다.

내가 상담자가 되어 나라는 내담자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는 것도 잊지 말자.

오늘은 나라는 상담자에게 편지를 써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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