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우리 사이가 이렇게 됐을까 - 힘든 관계와 작별하고 홀가분해지는 심리 수업
일자 샌드 지음, 이은경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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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내 나이는 참 어중간한 단계의 샌드위치 나이인 것 같다.

마냥 젊지도 그렇다고 어디가서 늙었다라고 하기엔 애매한 중간.

형제자매 중에서도 중간이 제일 괴롭다고 했던가. 위에서 치이고 아래에서 치이며 자신의 몫을 챙기기 어려운 중간.

삶에서는 너무 잘나지도 너무 못나지도 않은 중간만 가도 잘 사는거라는 말을 곧잘 하는데

왜 사람문제에 있어서 중간은 이토록 어렵고 힘들까.

어른이 되어 사람과 살아가는 삶 속에서는 중간보다는 그래도 잘풀어가는게 가장 좋다. 결국은 잘되야만 편안한 법이다. 하지만 인간군상이 그토록 쉬울까. 단 두명이 마주해도 마찰이 생기는게 사람 관계다.

사람에 치이고 힘들어서였을까. 힘든 관계를 위한 심리수업이라는 부제에 시선이 닿아 읽고 싶었던 책이다.

상대의 행동에 화가나면 참기도 하지만 티를 내야 하는 편이기도 해서 곧잘 마찰이 일어나고는 하는데

화를 참는것도, 티를 내는 것도 아닌 유연하게 대처 할수 있는 말투의 작은 변화들과 어떠한 상황에서 상대의 관점에서도 한번은 생각해볼수 있는 회전력을 생각해볼수 있었다.

상대에 대한 나의 마음을 알고 나쁜 영향의 부분이라면 이별을 할줄도 알아야 하는 것인데. 대부분은 상대가 나에게 한 행동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나의 딱딱한 말투가 때로는 누군가에게 불쾌함을 주었을 수 있고 그로 인해 상대역시 나에게 불퉁명스레 대할수 있는 일인데 내가 한 것은 모르고 남이 내게 한것만 집중해 상대를 나쁜 사람으로 각인시켜두는 경우가 있다. 결국 그런 되돌이표로 그 상대와는 가까워질수 없는 관계라고 낙인을 찍어놓고 선을 긋는다. 어차피 그렇게 선을 긋는 관계라면 서로 계속 얼굴을 붉히기 보다는 그저 길에서 만난 사람처럼 어느정도 유연함도 있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정이란 것은 파도 같아서 내가 상대에게 느끼는 불쾌감과 불안함 싫은 감정을 발산하면 그것이 다시 밀려 오기 마련인데 밀려오는 파도에 짜증이 나 계속 또다시 밀어내고 다시 밀려오고를 반복한다. 상대에게 파도를 밀어낼 것이 아니라 발 아래 모래를 끌어올려 나의 앞을 탄탄히 막아내는 것이 자연의 법칙처럼 자연스런 방법인 것 같다.

여지껏 소모적이게도 파도를 밀어내고 치며 흩어지지 않는 것들을 애써 훝뿌리고만 있었던 것 같다.

나와 의견이 달랐고 서로 감정이 상했으며 나에게있어 그 사람이 나쁜 사람 같아보여도 그에게도 소중한 사람이 있고 그의 의견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나에게도 그런 사람들이 있다.

틀린 사람이아니라 다른 사람인 것에 집중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나를 견고하게 만들면 파도도 내 벽을 양 옆으로 비켜 지나가며 흘러간다. 그 순간 고요 속에서 파도를 바라보며 살필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게 아닐까.

단락이 끝날때마다 연습문제처럼 관계에 대해 스스로 테스트해보고 생각해볼수 있는 부분들이 있어서 좋았다.

나의 마음을 나에게 편지를 쓰듯 생각하며 써보며 알아갈수 있는 순간들이었다.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당장 이순간부터의 나 자신이 바뀔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작가의 말처럼 금방 바뀌기는 어려운 것이니까. 단지 이 책의 관계연습 문제들처럼 하루 하루 조금씩 변화해가다보면 분명 지금보다는 나은 사람이 되어 있지 않을가.

사람이 참 힘들지만 마찬가지로 누군가에게는 나도 힘든 사람일테고, 살아가는 동안은 사람관계에서 벗어날수 없으니 잘 이해하고 잘 이별하고 잘 배워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오늘 버스 승강장에서 목적지를 물어보는 외국인을 만났다. 버스번호와 이곳에서 버스를 타면된다고 알려주고 나서 가방 속에 든 캔디가 생각나 그들에게 건냈다. 노부부로 보인 외국인이었는데 노부인은 버스를 기다리다 버스가 도착해 타기 전까지 나에게 눈인사와 함께 고맙다는 메세지를 계속 전달했다. 작은 부분이었지만 그들에게도 나에게도 어쩐지 행복한 순간이었다. 사람관계란 것이 바로 이런게 아닐까. 친절은 친절로 그 친절로 서로가 가슴가득 따스해지는 것. 지구의 반바퀴를 돌 정도의 먼곳에서 이곳 한국에 도착하고 그 많은 사람들 중에 나를 만나 서로가 기분 좋았던 순간들, 다시는 만날 일 없을 그들에게도 친절함과 따스함이 전달되는데 같은 언어를 쓰고 같은 문화를 가진 이 사회속의 사람들과도 분명히 좀더 따스하고 친절한 마음을 전달하고 공유할수 있지 않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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