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짤리면 지구가 멸망할 줄 알았는데 - 회사에서 뒤통수 맞고 쓰러진 회사인간의 쉽지도 가볍지도 않았던 퇴사 적응기
민경주 지음 / 홍익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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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꽤 추운 늦가을을 지냈다.
단지 한달뿐이었지만 퇴사자, 백수로서의 한달은 자유이기도 공포이기도했다. 이십대의 젊은 나이였다면 좀더 하고픈 것을 하고 놀고싶은 만큼 놀았을텐데 삼십대의 백수생활은 왜인지 마음부터가 여유롭지 못했다. 몸은 편했을텐데 정신적으로는 회사에서 못지 않게 힘들었던 것 같다. 어려운 경기와 함께 한 직장에서 오래 일했던 마음의 안일함, 그리고 비록 자발적 퇴사이긴했지만 회사에게 뒤통수 아닌 뒤통수를 맞은 몆년간의 심적 고단함이 나를 우울한 패배자로 만들었다.
그래서 꼭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기도 했고 읽으면서 많은 공감을 했다.
몸 바쳐 아프면서도 미련스레 일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퇴사 후 직장은 남이자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는구나를 절실히 체감했다. 일과 정치를 둘다 못하는 사람이라는 작가처럼 나역시 일과 정치가 고만고만한 수준일 것이다. 특히 나는 정치질은 못한다. 정치질이란 어느 상사의 줄을 탈지 어떻게 비위를 잘 맞출지 같은 능력일텐데 나역시 그 분야는 영 꽝인것이다. 작가의 말처럼 실력에 비해 높은 자리에 있는 이들 중 비위를 잘 맞추는 정치형 사람들이 있고 그들의 존재도 있어야함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여유는 기회를 더 많이 가져다주고, 더 좋은 품질의 결과물을 약속하며 치명적인 실수도 적당히 무마시켜준다.

금수저를 예로 들긴했지만 그 부분을 빼고 보아도 여유라는 것이 사람에게 가져다주는 것들은 긍정적인 것들이 많다
꼭 금수저로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마음만은 금수저처럼 여유를 가져보는 것도 관점의 전환으로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여유로울 때는 나에게도 타인에게도 밝게 마주할 수 있다. 요즘 사회인들의 얼굴이 어둡고 사회 곳곳에 묻지마 범죄나 이유없는 폭행들이 난무하는 건 모두가 마음가득 여유가 없기 때문도 일부분 차지할 것이다.


마음의 병도 돈이 많아야 고칠 수 있는 모양이다.

정신의학병원에 환자들이 늘었다고한다. 이젠 정신의학과를 찾아가는게 이상한 일도 아닌 사회다. 아니 되려 권장하는 사회다. 그럼에도 비용의 문제로 포기하는 이들도 꽤 있다. 이상하게 다친 마음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곧 몸도 아파진다. 결국 지불해야하는 비용이 늘어나게 되고 그때문에 마음의 병이 깊어지는 악순환이 생기곤한다.
참 어려운 문제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마음을 안다칠수가 없으니 말이다.

결국 작가의 퇴사 적응이 지금의 책을 있게했고 퇴사자에서 작가라는 어엿한 직업이 생겼으니 좋은 방향으로 순항이 시작되는 삶인건 같다.

회사를 떠나 불안한 이들, 그들의 삶에 순풍이 불어 멋진 인생 항해가 시작되길 바래본다. 그리고 그 바다의 어딘가 나역시 나다운 배를 타고 멋지게 바람을 타고 나아가고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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