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돌아눕는 상상만으로도 서운해집니다 - 작은 몸짓 하나에도 헛헛해지는 마음에 대하여
오휘명 지음 / 문학테라피 / 2019년 6월
평점 :
절판


 

 

무언가를 부어도 채워지지 않는 외로움의 빈병 하나씩 있다는 문구가 눈에 들어와서 읽어보고 싶어진 책이다.

낙엽만 굴러가도 깔깔대며 웃는다던 학창시절을 지나고보니 정말로 평소에 웃을일이 많지 않은 일상, 그런 어른이 되었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때가 드문드문 있다.

어른이 되고보니 웃기보다, 울기보다 어느새 그저 멍하니 무표정하게 있는 내가 있었다.

 

텅빈 공간에 외로움만 차오르다보니 더이상 들어갈 구멍이 없어 외로움만 늘어나나 싶을 때도 있지만 왈칵 웃음이 터지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웃음소리에 밀려 외로움이 뭉텅 뭉텅 쏟아져나간다.

그리고 어느새 웃음이 다하고 나면 그 자리를 언제 그랬냐는 듯 외로움이 채워오는 것이다. 밀려간 파도가 다시 밀려오듯이 그렇게 외로움이 다시 찾아온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잠시 작가를 외로운 마법사로 상상해보았다. 많은 인파들이 지나다니는 길에서 작가는 홀로 보이지 않은 채 살짝 공중에 떠 부유하고 있다는 상상.

지나치는 행인들의 빠름에 고개를 따라 돌리다 공기속에서 천천히 뱅글돌아 좀더 하늘로 오르는 상상, 하늘에 누워 사람들을 향해 둔 등에 오늘은 누군가의 손이 다가와 닿을까.

그런 생각들을 천천히 하며 여전히 부유하고 있는 마법사. 아마 작가의 글속에 물개와 해파리가 나와서 그런 느낌이 들었는지도 모른다.

단락 단락 짧은 글들로 이루어져 순간 순간 고요함을 느끼기에 좋은 책이다. 머릿속이 너무 복잡할때나 가만히 자신의 외로움을 들여다보고 싶을때 누군가의 외로움에 공감하면서

나의 외로움을 달래기에 좋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외로운 만큼 누군가에게도 외로움이 다가갈 것이고 잠시 외로움을 느끼는 시간이 결코 어둡고 나쁜 것이 아니고 나에게만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이해할 수 있다면

그 외로움의 시간을 누군가가 글로 썼든 오롯이 자신만의 시간으로 바꾸는 것도 좋은 힘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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