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미스의 검 와타세 경부 시리즈 1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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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 와타세와 노련한 선임 나루미. 두사람은 살해현장으로 떠난다.

호우주의보가 내려질 정도로 비가 많이 내리던 날 살해된 부동산을 운영하는 부부.

강도살인으로 보인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것은 일을 제대로 다니지 못해 그만둔 상태로 생활비가 부족해 부부에게 돈을 빌린 25세의 구스노키 아키히로였다.

무직으로 늘상 집안에만 머무른 그에겐 알리바이가 없었고, 살해동기가 있었으며 또한 부부의 금고에서 지문이 발견된다.

그리고 와타세와 나루미 그리고 그외 경찰들의 조사로 그는 부부의 살해범으로 재판을 받고 사형선고를 받는다.

자신은 살인범이 아니라던 그는 사형 선고를 받고나서 감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게된다. 

그 후 시간이 지나 5년 후 와타세는 아키히로의 수법과 같은 방법으로 살해된 듯 보이는 살인사건을 접하게 되면서 동요하게 된다.

무죄의 무고한 시민을 살인범으로 몰아 사형선고를 받게 하고 결국은 자살에 이르도록 만든 것이다.


초반부 책을 읽으며 아키히로 그가 어떻게 살인범이 되었는지를 따라가면서 분노를 감추기 어려웠다.

특히 노련함이라는 짙은 폭력성을 여과없이 보여준 나루미, 그가 인정받는 형사가 되어온 길이 이토록 무자비했던가.. 가장 청념해야 할 형사의 길이 이토록 추악할 수가 없다.


일본은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고인을 애도하고 기억하는 방식으로 집안에 불단을 만든다.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드라마를 통해 본 불단은 밝은 표정으로 종을 울리고 합장을 하며 기도하는 형식이었는데 밝은 느낌이나서 생각지 못했었다.

자식의 죽음앞에서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한 어머니가 사회의 원망, 아들을 잃은 슬픔속에서

돌아오지 않을 아들의 사진이 든 불단 앞에 하루종일 앉아 서서히 매말라가는 모습을 말이다.


그토록 저주하던 와타세가 집안에 들어왔음에도 기억하지 못하고 불단에 합장까지 하게 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밝게만 생각한 집안의 불단이 그토록 음산하고 슬픈수가 없었다.

어머니에게는 아들의 영정사진과 그 불단이 자신의 무덤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살아있어도 무덤속에 앉아 죽을날을 기다리는 모습으로 보여 마음이 아팠다.


놀라운 점은 이 소설과 닮은 실제 사례가 있다는 점이었다.

일가족 네명을 죽인 살인범이 된 하카마다 사건. 겅찰의 가압적 심문 때문에 거짓자백을 했다고 무죄를 주정했던 점이나 증거로 채택된 옷 등 증거조작관련된 부분. 그래도 다행인것은 실제 사건에서는 사형수였지만 

죽지는 않았다는 것이다..30년을 복역했다니 다행이라고 할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와타세경부이야기는 사실 테미스가 1부 네메시스가 2부인데 나는 그것을 몰라 네메시스를 먼저 읽고 테미스를 읽었다. 순서가 바뀌어도 크게 문제는 없었지만 와타세경부라는 인물에 대한 이미지가 조금은 달라졌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옳은 일을 하는 것은 좋지만 이미 죽은이는 되돌아올수 없고 와타세의 말대로 죽은이에게는 사죄도 용서도 빌수가 없다.

사실 그런 의미에서 무조건 좋았다라는 맺음을 느끼기엔 씁쓸한 소설이다.

이런 소설을 읽을때마다 시원함보다는 쾌쾌한 먼지가 쓸리지 않는 헛헛한 기분이 든다.

25세에서 멈춘 아키히로의 시간들은 살아남은 부모의 가슴에서 갈색으로 물들어 점점 낡아간다. 

그런 낡은 먼지가 와타세의 가슴에 먼지처럼 붙어 평생의 다그침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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