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리 호리한 사내의 곁에는 덩치가 큰, 그럼에도 아이같은 모습의 사내가 늘 뒤따른다.
두사람은 모두 미노루다. 아니 그 중 한사람이 진짜 미노루다.
아이는 태어난 순간부터 버려진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름도, 호적도 없이 집안에서 방치되며 사육되었다는 표현이 맞게끔 자랐다. 어머니는 아이를 출생신고 하지 않았고 아버지는 누군지 모른다. 많고 많은 지나간 사내 중 누구의 씨앗이 이 아이를 만들었는지 알게 뭐냐는듯이 여자는 그렇게 아이를 낳고 방임했다. 어머니가 사내를 집안에 끌어들이는 날이면 아이는 밖으로 내쫓겼고 그곳에서 그렇게 미노루를 만났다.
미노루가 건낸 울퉁불퉁한 주먹밥이 생애 최초의 온정이었다.
미노루와 함께 지내면서 미노루의 이름으로 살아가던 히로시는 미노루를 살리려다 살인범으로 감옥에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생애처음 태어나 이 사회의 일원이라는 명분의 호적을 회복했다. 마치다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학교에 조차 가본적이 없고 이 세상에서 말끔히 없는 존재로 지내왔던 마치다는 그렇게 감옥에 가서야 자신의 존재를 증명했다.
정규 수업을 받아본적이 없어서 새이름이나 튤립조차 모르는 마치다는 비상하리만치 머리가 좋아 다른 방향으로는 꽤 지식이 높았다. 책을 보면 금방 기억하고 외우는 능력을 지니고 있는 IQ 160이상의 사내. 그것이 호적도 없이 살아가던 마치다의 능력이었다.
감옥에 들어오기 전 마치다가 일했던 곳에서 그의 능력을 높이 평가해준 인물 무로이는 여전히 마치다에 대한 집착을 보이며 감옥에서 그를 빼낼 궁리까지 만들지만 그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재회를 다음 기회로 미루며 여전히 마치다를 노린다. 그리고 감옥에서 교도관 나이토를 통해 출소 후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마치다는 가에데와 에쓰코 두 모녀가 사는 집에서 일을 배우고 숙식을 제공받으며 지낸다. 여전히 타인에게는 관심이 없고 어른에게 조차 반말을 일삼는 타인과의 교류가 힘든 인물이지만 조금씩 사회에서 살아나가고 있다.
읽는 내내 마치다라는 인물에 빠져들었다. 호리호리한 사내로만 생각했는데 18세의 아직은 어린티가 있는 마치다는 사회성이 결열되어있는 인물이다. 타인을 우습게 여기고 자신의 비상한 머리를 이미 깨닫고 있는, 그래서 더더욱 치열하게 사회에서 살아남은 인물이다. 그런 그에게 단 하나의 특이점이 있다면 바로 미노루다. 미노루에게만은 비상한 애착을 갖고 있는듯하다. 생애 처음 받아본 못생긴 주먹밥의 온기. 아마 그 주먹밥을 받았던 순간부터 마치다는 미노루와 오래이어갈 인연의 줄이 이어졌던게 아닐까.
1부에서는 마치다와 미노루 그리고 마치다가 감옥에 들어가면서 만나는 이들과의 사건들이 주를 이루었다.
출소 후 가에데와 에쓰코와 살고 있지만 여전히 무로이의 추격이 진행되고 있기에 2부에서는 어떤 이야기들이 어떻게 맺어질지 궁금해진다.
미노루...미노루는 대체 어디에 있는걸까.
마치다는 미노루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잊지 마십시오... 사람은 바뀔 수 있습니다"
그렇다 - 반드시 바꿔보이겠다.
-신의아이 1 中 나이토 -
바뀌기 어렵다고 해서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바뀔 수 있다.
따스한 손을 잡아주는 사람이 존재하는 삶이라면.
#신의아이 #몽실북스 #야쿠마루가쿠 #이정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