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기억 못하겠지만 아르테 미스터리 1
후지마루 지음, 김은모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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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급은 300엔. 시간외 수당은 없고 교통비도 없다.

짜다면 짠 아르바이트지만 주인공 사쿠라 신지는 같은 학교에 다니는 동기생 하나모리 유키의 추천으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허무맹랑한 미신같은 사신으로서의 아르바이트를 말이다.

첫 임무는 신지의 친한 친구이자 한때는 사귀는 사이였던 아사쓰키였다. 바로 곁에 있던 그녀가 사실은 죽은 사자였다는 사실도, 그리고 연장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도 신지에겐 믿기 어려운 일들이었다.

그럼에도 최선을 다해 아르바이트 임무를 수행하기 시작한다.

왈가닥 파워풀한 하나모리와 음침하다고 하나모리에게 놀림받지만 따뜻한 마음과 배려심을 가진 사쿠라 신지가 사신으로서 지낸 몇개월의 시간이 잔잔히 물결처럼 흐르는 소설이다.


옮긴이의 말을 읽으며 라이트노벨이 우리나라에서 갖는 이미지가 어떠한지를 새삼 깨닫는다.

나는 라이트노벨 소설류도 꽤 좋아하는 독자다. 몰론 여성향, 남성향으로 나뉘어져 나오는 유치하다면 유치할 수 있는 소설들이 꽤 있다. 그러나 라이트노벨이라고 해서 모두가 가볍고 어린 학생들이 볼만한 책들이라는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꽤나 유명한 몇몇 작가들의 경우는 애니메이션으로 나올 만큼 파급력도 있고 내용면에서 결코 가볍기만 하지 않은 작품들이 다수 있다. 국내에서 이 책[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이 정식 소설로 출간이 되었기 때문인지 옮긴이의 말에서 라이트노벨로 일본에서 출간된 소설이란 점에서 놀랐다. 언어의 온도나 미라이의 미래 등 라이트노벨로 분류된 소설들이 국내에서도 라이트노벨류로 출간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일 것이다.

라이트노벨이라고 해도 이 책은 깊이 있는 라이트노벨이었음이 틀림없어 보인다.

 

사쿠라가 한명 한명 사자들을 만나 그들의 의뢰를 완료지어가는 과정들을 보며 세상에는 참 많은 이들, 다양한 상처들이 존재했다 사라져감을 생각해본다. 특히 부모에게 학대를 당한 아이 유의 이야기는 가슴 아프다. 그럼에도 놓을 수 가 없는 아이의 사랑은 허기일까 아니면 태초적 순수함일까.


삶이 참 비참하고 아름답지 않음에도 죽음속에서 삶을 생각해보면 그처럼 아름다운 것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참 아이러니하다. 죽어가는 날을 위해 필사적으로 살아가는 삶. 삶이 있기에 죽어가는 것. 전혀 다른 두 길은 하나의 선에서만 존재한다. 이끝과 저 끝에서 말이다.


떠난 이들이 그토록 바란 사쿠라의 행복, 떠날 이들을 향했던 사쿠라의 마음들.  분명 삶과 죽음의 끝과 끝처럼 그 마음들도 끝과끝에서 서로를 응원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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