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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엔 곰이 살고 있어요 ㅣ 그림책을 읽는 행복한 시간 1
황진철 글, 김보경 그림 / 그림책마을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전 사고력의 부족탓인지 여운이 많은 책을 보고 있으면 머리가 아파올때가 많아요.
그래서 글이 많거나 책자체에 내용이 거의 다있는 책을 좋아하는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요즘 와서는 이런 여운의 미를 조금씩 되짚어 보는 인내와 끈기가 생기고 있다고 해야 할까요?
시나 좋은 글귀 읽기, 그 중에서도 동화책을 읽으면서 생각해보기를 하려고 노력중이랍니다.

동화책 중에는 아이의 습관을 길러 주기 위한 것이거나
주위 환경에 익숙해지기 위해 자연스럽게 설명해주는 형식의 동화책이 있지요.
그 중에서 아이들은 부모에 대해서 아마 가장 먼저 생각하게 될지도 모르겠어요.
아이들의 입장에서 바라본 부모의 행동, 습관,본성이 잘 묘사된 그림책이 있어 소개하려고 합니다.

우리 집엔 곰이 있어요. 곰은 우리집의 아빠라고 할수 있지요.
우리집엔 타조가 있어요. 타조는 엄마를 비유한다고 보면 되겠지요.
" 우리 딸이 이 동화책을 읽고 한다는 말이 곰과 타조가 어찌 아이를 낳지요. 신기한 동화책이예요."
그래도 곰과 타조가 엄마 아빠를 비유한다는 의인법은 확실히 깨달은 셈이겠지요.

곰은 해가 뜨면 밖을 나가고 별과 달이 빛나야 집에 들어와서 얼굴 보기 참 힘이 듭니다.
방귀도 아무렇게나 뀌고 집에 있을때는 리모컨만 움직이면서 쇼파가 늘어지게 누워 있는 ,
대한민국 아빠의 대표적인 행동을 묘사하고 있어 공감대가 팍팍 형성되지요.
아이들의 눈에도 그렇게 보일테지요. 아마. 그런 곰을 쫓아 내고 싶지만 그렇게 못하는 다른 이유들을 설명해주고 있어요.
가정을 책임지기 위해 돈을 벌어야 된다는 고단한 아빠들의 어깨가 느껴지지만
아이들에게는 놀아주지 않은 아빠가 어떨때는 필요없는 존재로 생각될수 있다는 이야기지요.
그런 아빠가 가끔씩 정신을 차리면 재미난 이야기도 해주고,
거품목욕도 같이 해주면서 아이들의 기분을 풀어주는, 든든한 역할을 해 낼때가 있지요.
매일 곁에 있으면서 여유가 없어진 엄마 보다는 가끔씩 이런 이벤트로 아이들을 즐겁게 해주는 아빠가
더 좋아지는 게 또 아이들의 심리 일 것입니다. 그러니 아빠인 곰을 쫓아 낼수가 없지요, 아마 .
우리집의 또 한사람의 강적, 타조가 있어요.
늘씬한 다리와 고음의 목소리로 우아한 자태를 뽐내기도 하는 우리집 엄마 말이지요.
요즘 육아서니 뭐니 해서 엄마들이 여간 괴로운 것이 아니지요.
하나 내지는 둘 정도 되는 아이들을 잘 키우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엄마들의 모습을 아이들의
입장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비추어 질지 안봐도 뻔하지요.
수다를 좋아하는 타조는 하루종일 다른 타조들과 전화통화를 하고,
뻑하면 고함지르기를 해서 아이들을 깜짝 놀라게 하지요.
이건 조근조근 아이들의 잘못을 설명하면 되는데,
전에도 설명했는데도 바뀌지 않은 아이들의 습관만 보면 그냥 마구 고함이 나오는 엄마들의 습성이지요. ㅜ.ㅜ.
극도의 인내심과 마음 수련을 필요로 하는 우리 엄마, 타조입니다.
아이들에게 심부름을 마구 시킬때는 계모처럼 보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안 시키고 엄마들이 할수 있는 일이지만, 작은 일 하나라도 해보지 않으면 할 줄 모르는게 사람아닙니까!
그러니 이불개기, 청소하기 , 이런 사소한 것도 아이들에게 시켜 습관을 들여 주는게 엄마의 역할이기도 하지요.
이럴때는 우리 아이들 타조를 내 쫓아 버리고 싶겠지요.
하지만 쫓아 내지 못하는 이유는 더 많아요.
일단 어린 아이들과 하루 종일 집에 있어야 하는 엄마는
아이와 같이 놀 여러 놀이들을 생각해 내지요.
춤추기, 노래하기, 그림 그리기 ,그림책 읽기 등등 ,,
저도 아이들이 어릴 때 없는 실력 발휘해서 아들, 딸과 놀이 교육을 하려고 무척 애쓰던 때가 생각나네요.
아이들을 키울때는 그토록 강해 보이던 엄마도
여자인지라 어떤때는 달걀보다도 더 여리게 행동하는 엄마들을 볼때면 이상하게 생각드는 건 당연하겠지요. ㅎㅎ
아이들이 아플때가 자신이 아픈듯 끙끙 더 아파하는 우리 엄마들.
그런 심정을 아이들도 이해 하려나요?
두 그림책을 보면서 잊고 있었던 기억들이 마구 떠오르네요.
아들, 딸이 어릴때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들이 새록새록,
같이 놀아 주면서 행복해 했던 시간들.
지금은 많이 자라 엄마손이 덜 가도 스스로 해 내는 모습을 보면서 대견스러울때가 많지요.
한편으로는 더 잘해 주었으면 하는 욕심이 더 생겨나기도 한답니다.
자식은 고등학생, 대학생이 되어도 어린 마음을 안고 사는 것 같아요,
그렇게 몸집은 커가도 엄마의 품을 그리워 하는 아이들.
많이 안아 주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덩치보면 징그럽기도 하고 그렇답니다. ㅎㅎ ^^
그림책 읽으면서 부모의 역할에 대해서 다시 한번 더 깊이 생각하게 되어 좋았어요.
요즘은 한둘 밖에 없는 자신의 아이들을 남부럽지 않게 키워내고 싶은 부모의 욕심과
아이들의 꿈 사이에서 갈등이 심한 시대이지요.
사교육으로 몸살을 앓는 우리 아이들과
그런 아이들을 잘 끌고 가고 싶지만 안 끌려 와 속상하고 힘든 우리 부모들.
서점가에 진열되어 있는 부모 지침서들을 보면 막 찢어 버리고 싶을때가 많아요.
저런 책들이 엄마들의 욕심을 더 부추기고 있다고 생각될때가 많거든요. 저 입장에서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엄마의 기대를 아이에게서 찾으려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는 사실이지요.
아이들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꿈과 비젼을 심어 주는 것이 부모의 참된 역할이고 본질일테니까요.
학업으로만 평가되고 학력으로만 인정되는 우리 사회가 하루 빨리 변화되어
부모도 아이도 행복한 꿈을 꿀수 있는 시대가 빨리 왔으면 하고 ....
<우리 집엔 곰이 살고 있어요.><우리집엔 타조가 살고 있어요>
두 그림책을 읽고 나서 이런 저런 단상에 빠져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