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강자 - 이외수의 인생 정면 대결법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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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살아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대는 절대강자다." 라고 시작하는 이외수님의 에세이는 인간 존재의 의미를 부각시키고 있다. 존재 그자체만으로도 타당하며 더이상 그 어느 것도 비교대상이 될 수 없다고 단언하면서 자신의 존재를 사랑하는 인생의 법칙을 설명하고 있다. 평범한 자기 계발서라기 보다는 오히려 이외수님이 50여년을 살아 오면서 평소에 느꼈던 단상에 대한 메모를 엮은 책이다.이외수님 다운 해학과 위트가 넘치고, SNS를 활용해 팬들을 관리하는 소셜네트워커 답게 인터넷언어와 신조어, 은어들을 간간히 곁들어 글을 더 맛깔나게 묘사하고 있다. 전하는 첫 메세지 부터 강하다. 절대강자의 정의를 내리고 있으니 죽지 않고 살아 버티는 그대들이야 말로 최고의 존재라니 마음이 든든해짐을 느낀다.

 

나는 이외수님의 <하악하악>이나 <아불류 시불류>같은 에세이집을 읽어 보지 않았다. 이외수님의 담백한 인생철학에 대해서 <하악하악>에서도 많이 담고 있을 것이라는 짐작을 해본다. 소설 <벽오금학도>를 10여년 전에 읽었던 기억이 있지만 상세한 내용은 생각이 나지 않는다. 나이에 답지 않게 인터넷과 친한 그는 젊은이들이게 영향력을 끼치는 순위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고 있는 작가이기도 하다. 문장 하나하나에 꽃노털 다운 귀여움과 애교를 띤 글귀도 꽤 보인다. 하여간 이런 저런 단상을 모은 에세이집으로 한꺼번에 읽어 버리는 것보다는 한 글귀씩 글을 삭히고 씹어 먹으면 정말 맛난 문장들이 많이 보인다.

지식보다는 사랑을 , 생각보다는 마음을, 육안이나 뇌안 보다는 심안과 영안을 더 중요시하여 마음공부를 더없이 귀히 여기고 있다. 마음공부는 어떤 책을 읽어도 당연히 귀결되는 , 권선징악과 같은, 그런 평범한 진리같지만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결론임에는 틀림이 없다.

45 태양도 사랑도 희망도 그대를 위해 존재합니다. 그대가 바로 우주의 중심이며 주인입니다.

 

46 어떤 것을 마음으로 한다는 것은 곧 그것과 합일을 이룬다는 뜻입니다.

 

47 최고급 화장품보다 몇 배나 여자의 얼굴을 예쁘게 보이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환한 웃음입니다.

 

온 세상 공부중에서 가장 값진 공부는 오로지 마음공부.

 

50 마음은 깨달음의 문을 열게 만들고 생각은 깨달음의 문을 닫게 만든다......마음은 아픔을 같이하는 것이다.

 

51 대상과 내가 하나면 마음이고 대상과 내가 둘이면 생각이다.

 ......그래도 존재 자체가 희망이요 인생 자체가 축복입니다.

 

내가 바로 우주의 중심이며 주인이고, 존재자체가 희망이요, 인생자체가 축복이라는 존재의 중요성을 또한번 강조해주고 있다.

머리가 나쁜 것은 죄가 되지 않지만 마음이 나쁜 것은 죄중의 죄라고 하고 있으니 마음 공부는 지위고하,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해야될 중요 공부인 것이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학연 공화국이라 인성 교육 부재의 성적 올리기식 수업을 하고 있는 학교들을 은근히 꼬집어 보기도 하고 있다.

 

이외수님은 작가라서 일종의 예술가로서의 자부심 또한 대단하다. 예술의 중요성을 무척 강요하고 있는 부분도 많이 보인다.

 

197 예술가에게 끝없는 고통을 강요해서는 안됩니다. 예술은 고통 끝에 나오는 것이지 고통중에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245 예술은 아는 것보다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 진정한 예술은 이해의 대상이 아니라 감상의 대상이며, 머리보다는 가슴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29 인간은 예술이 있기 때문에 위대한 존재이며 사랑이 있기 때문에 거룩한 존재입니다.

34 아름다운 꽃 한 송이는 아름다운 아픔 한 송이이다.

183 해마다 우울증 환자가 증가되는 추세라고 합니다. 정신적 빈곤을 물질적 풍요로 메울 수는 없습니다. ....예술을 가까이 하십시오, 거기에 구원이 있습니다.

 

예술가로서의 고통을 인정해달라면서 정신적 빈곤을 채울 수단은 오로지 예술에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문학에서 구원을 찾은 여러 독자들도 많으니 당연한 진리다. 예술을 진정 이해 하면 가슴으로 감동을 많이 느끼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예술 감상법이라 한다.

 고통속에 있다고 낙담하지 말며 죽기 전까지는 절망에게 진 것이 아니라고 버티라고 한다. 고통없는 성공이 없고 고통을 견디고 노력한 그대들에게는 성공이라는 이름표가 주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169 어떤 분야에서 일하든지 그대가 진실로 성공하고 싶다면, 어중간, 건성, 겉핥기, 대충, 대강 등의 단어들과 친하게 지내지 말라.

 ....실패라는 놈은 기특하게도, 성공은 하고 싶은 데 노력은 하기 싫은 사람을 , 끈질기게 쫓아 다닌다.

213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은, 자신이 틀린 줄 알면 자신의 잘못을 깨끗이 인정하고 잘못된 생각은 수정합니다.

 

성공을 하고 싶은 자라면 어중간, 건성, 겉핥기, 대충 이라는 단어와 친하지 말아야 한다, 자신의 잘못을 깨끗이 인정하는 것이 성공에 이르는 , 가장 기초적인 단계이다. 당연한 진리 같지만 생활속에서 절절하게 깨달아 마음에 와닿기는 또한 쉽지 않는 법이다. 성경이나 불경등의 경전이나 공맹의 말씀속에도 다 있는 구구절절한 말이지만 작가의 문체로 담아내어 글을 꼭꼭 씹어 읽는다면 인생의 지침서가 될 수 있을것이다. 저자의 해학과 시적인 묘사도 빼놓을 수 없는 감초역할로 문장의 아름다움을 만들어 내고 있다.

 

84 오랜 비에 잘 세척된 풍경들이 눈부신 해의 비늘을 털어내며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165 석 달 열흘 텅빈 내 가슴, 추적추적 빗소리로 오시던 그대. 가을이 오면 어디서 무얼하며 지내실 건가요.

 

아름다운 시어들을 만들수 있는 저자의 마음은 메마르지 않은 , 촉촉한 단비로 젖여 있는 옥토이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시인은 감수성이 촉촉한 사람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외롭다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혹은 사랑에 대한 이별로 아픈 사람이 있다면, 실패를 해 고통 받고 있다면, 짧은 문장 하나가 그대 마음을 위로 해줄지 모른다. 죽지만 않고 당신이 살아 있다면 그대는 절대강자라고 누군가 소리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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