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사기 - 우석훈의 국가발 사기 감시 프로젝트
우석훈 지음 / 김영사 / 2018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https://blog.naver.com/young-taek/221210474033

 

'국가의 사기'는 《88만원 세대》의 저자로 알려진 우석훈 교수의 18년 첫 작품이다. 이 책을 접하게 된 이유는 김영사 서포터즈 미션도서라서 읽게 되었다. 그러나 다른 서포터즈 분들과 마찬가지로, 미션 완수를 위해서만은 읽지 않았다. 그건 좋은 책에 대한 예의가 아니기 때문이다.

 국가의 사기, 제목에서부터 비판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음을 말해주는 듯한다. 책의 내용은 가히 폭로라고 할 만하다. 몰랐던 사실과 무관심으로 인해 혹은 어렴풋이 앎으로 인해 사기당하는 상황에 방치되어 있음을 직시하게 해준다. 사기 당할 수밖에 없는 이유와 상황설명에 이어 사기의 역사를 서술해줌과 동시에 좀 더 나은 방향성을 제시해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침묵이 길어지면, 사기꾼들이 다시 돌아온다."라는 말로 독자들에게 함께 감시자가 되기를 촉구한다.

책은 크게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왜 개인은 맨날 속는가?" 에서는 개인이 속는 이유와 속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말해준다.
   둘째,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에서는 실패할 수밖에 없는, 그래서 벗어 나오기 힘든 구조를 '이념'과 '클랜'이라는 현상으로 폭로한다.
   셋째, "네 돈이라면 이렇게 쓰겠니?" 에서는 제목으로 조롱하듯 묻고 '사기의 역사'를 훑어주면서 곪아가는 문제들에 대해서 폭로한다.
   넷째,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이 두 가지만 잘해도 기본은..." 에서는 사람 사이의 관계어서 안부를 묻는 인사와 표현하는 감사가 관계를 형성하고 신뢰를 구축하듯, 언어유회를 사용함으로써 국가의 '인사제도'가 국민에게 안부를, 국가의 '철저한 감사'가 정책과 방향에 대한 진정성을 표해야 한다고 얘기한다.

경제학자들은 때로 사람들을 속인다.
일부러 속이는 경우는 없더라도, 집단으로 속이고, 협업해서 속인다.
경제학자들만 그런 것이 아니다. 전문가들이 집단으로 속이는 경우가 많다. 그런 속임수 중에서 가장 흔하게 벌어지는 것이, 지나친 전문용어와 도저히 읽을 수 없는 약어들, 보고 싶지 않은 말과 글을 남발하는 것이다.
p.25

경제 활동에서 모두가 아는 정보는 아무 정보도 아니다. 남들도 아는 것, 자기만 아는 것, 이 양극단의 정보는 정보가 아니라 그냥 '노이즈'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자기만 아는 것은 혼자만 속는 경우다. 모두가 아는 것도 혼자 속는 경우다.
p.50
part 1.
크게 세 가지 - 주식, 다단계, 은행(신용등급)- 만 소개하고자 한다. 국가의 소극적 발언, 즉 국가의 무책임함을 보여 준다.

우선 다음과 같이 생각하면 좋을 듯하다. 두 가지 속임 속에 소탐대실을 넘어 대탐생실에 이르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첫째, 주식
사람들이 주식을 보유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주식 배당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걸 요즘은 점잖게 '가치투자'라고 부른다. 그런데 한국의 주식회사는 전통적으로 거의 배당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배당이 아니라 거래에 대한 시세 차익이 중심이 되는 증권시장이 형성되게 되었다. 보유의 미덕은 사라지고, 시세 차익이 증시의 기본이 되었다. p. 55

국가는 알코올, 도박, 마약, 게임을 4대 중독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런 것을 자제하라고 공익광고도 한다. 주식은 이런 것과 많이 다른가? 차이는 딱 하나다. 모든 정권은 자신이 집권하는 동안에 주식이 활황이 되고, 지수가 올라가기를 바란다. 그래서 공공연히 주시글 자제하라고 얘기하지는 않는다. p.62

이 부분을 통해, 어느 순간 주식에 대한 개념이 바뀐 본인을 발견하게 되었다. 처음 주식이라는 것을 접하게 된 것은 게임(군주 온라인)이었다. 게임에서는 배당이라는 것이 있어서 주식 수에 비례해서 정기적인 배당을 통해 게임 돈이 들어왔었다. 이런 기억이 있는데, 어느 순간 뉴스에서 접하는 '개미 투자자'들의 손실에 대한 얘기와 주가가 오르고 내리는 소식만 접하다보니 본인의 생각과 방향도 '시세 차익'을 노리는 때와 주기적인 시기를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추려 했다는 사실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둘째, 다단계


합법 다단계와 불법 다단계의 구분은 방문판매에 관한 법이 규정한다. 법에서는 최소환의 관리규정을 두고, 그걸 지키면 합법이라고 말해준다. 합법이면 좋은 거 아냐? 그런 건 없다. 법의 관리규율 안으로 들어가면 소비자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p.66
합법 다단계라고 해서 건강한 것은 아니다. 최소한의 피해 보장만 되는 것이 '합법' 다단계다. 합법이라고 하기에는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 진입 장벽이 낮은 다단계는 겉보기에 얼마나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하고 부유하게 할 만큼 탐스러운가!' 다단계를 통해 돈을 벌고자 하는 이들은 대다수 가난한 사람들이다. 물론, 다단계를 통해서 막대한 부를 축적하는 사람은 존재한다. 하지만 그들은 극히 소수다. 대다수는 그들의 부를 축적시켜주는 유통 과정의 한 단계에 머물때가 많다.

셋째, 신용등급
신용등급은 1등급부터 10등급까지 있다. 가장 간단한 신용의 기준은 은행 마이너스 통장, '마통'이다. 금융 세계에서 가장 간단하지만 효율적인 분류법이다. 3등급부터는 은행 마통은 남의 나라 얘기다. 이제 2등 국민의 세상이 열린다. 이른바 제2 금융권의 세계가 열린다. 여기에서 돈을 빌리면 빌릴수록 신용등급은 내려간다. 민주주의 같은 것은 한국 금융에는 없다. 더 가난한데도 더 비싼 비용으로 돈을 빌리게 된다. 어쩔 수 없이  제2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게 되면 제1금융권인 은행의 세계로 다시 돌아오기는 현식적으로 어렵다. 이제 밑으로 내려갈 일만 남았다. p.81~82

냉정하게 판단하면, 현재로서는 좋은 대학 졸업장보다 좋은 신용등급을 만들 수 있는 자산과 금융 거래가 더 중요하다. 금융 여건이 지금 그렇다. 그리고 점점 관계형 금융보다는 인터넷 금융으로 가자고 하면서, 우리를 더욱더 신용지옥으로 끌고 가고 있다. 국가가 방치한 금융 부문에서 가난한 사람들과 젊은 사람들이 너무 간혹한 현실로 내몰고 있다. p.100~101

정보를 알아도 활용할 수 없는 비참함. 가능성보다는 지금의 상황만으로 신용등급이라는 이름으로 점수를 매긴다. 매겨진 점수는 크게 성공하지 않는 이상 향상되지 않는다. 은행들의 광고는 하나 같이 서민을 위한 은행, 서민을 위한 금융이라 하지만 누구를 말하는지 모르겠다. 열심히 살아도 낮을 수밖에 없는 신용등급. 이들에게 어려운 대출, 과연 옳은가? 좋은 국가의 은행이라면 저신용자들이 정말 필요할 때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게금 해줘야 하지 않을까? 돈은 편리함을 위해 고안되었는데, 편리함은 사라지고 돈의 많고적음에 따라 등급으로 점수가 매겨지는 것이 참으로 아이니러하다.




2017년, 한국의 공무원들은 존경받는 데는 여전히 실패한 것 같다. 공무원이 하는 일이니까 믿는다, 이런 건 적어도 한국에는 없다. '나라님'을 믿는 할아버지는 있어도 공무원을 존경하는 국민은 없다. 공무원을 믿는 게 아니라,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에 그냥 참는 것이다. 존경받는 공무원, 이건 아직 우리의 현실과는 좀 거리가 멀다. p.117

part 2.
"북한의 김정남이 많고 많은 동남아시아 국가중 말레이시아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라는 질문으로 시작된다. 질문에 대해, 인근의 필리핀과 말레이시아의 공무원에 대한 이미지를 비교하면서 답을 제시한다. 두 나라를 비교한 후, "우리나라의 공무원의 위치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 후, 공무원의 실패, 즉 국가가 실패하는 이유를 '이념'과 '클랜'이라는 현상으로 풀어나간다. 그 중 두 가지 - 한전의 민영화, 물부족 국가-에 대한 것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한전은 민영화되지 않을 것이다.
한국에 민영화 흐름이 도래한 것은 1997년 12월 IMF 경제위기 이후의 일이다. 한전을 민영화하자는 논쟁이 생겨났다. 2000년 일본 전력회사 모델을 따라가기로 결정했고, 2001년에는 배전과 발전을 분리해서 6개의 발전자회사로 나누게 된다. 아직 이건 민영화는 아니다. 가는 중간단계다. 그렇지만 거대한 덩치의 한전을 일곱 개의 서로 다른 회사로 나누어놓았기 때문에 민간에 팔기 쉬운 구조가 된 것은 사실이다. p.129~130

분리된 상황을 한전도 자회사도, 모두 좋아한다. 회사로 한전 하나가 있을 때는 사장 한 명, 간부 두 명, 감사 한 명, 이리저리 해봐야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는 자리가 몇 자리 안 되었다. 지금은 한전 하나 있던 시절보다 대통령이 움직일 수 있는 자리가 10배 이상 많아졌다. p.134

둘째, 물부족 국가, 대표적인 가짜 뉴스.

한국에서 물과 관련한 자료를 찾아보는 사람들이 가잘 처음 접하게 되는 표현은 아마도 "한국은 UN이 정한 물 부족 국가"일 것이다. 그렇지만 UN이 공식적으로 한국을 물 부족 국가로 지정한 적이 없다. 20년 이상 통용되는 'UN 지정 물 부족 국가설'은 아마도 한국에서 가장 오래되었고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가짜 뉴스'일지도 모른다. p.176~177

'물의 문학'이라는 아주 멋진 이름을 가진 학문을 공부하 사람들이 물 브라더스다. 그들의 제1명제는 '한국은 UN이 정한 물 부족 국가이다". 제2명제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한국에는 점점 더 많은 비가 내릴 것이다. 그리고 제2명제의 보조명제로 '비는 더 많이 오지만 가뭄도 더 심해질 것이다'. 그래서 이 명제들의 결합으로 물 브라더스의 수문학이 내린 결론은, 4대강 공사가 필요하고 그 상류지역에도 대대적인 공사가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22조 원이 들어갔다. 돈도 돈이지만, 생태적으도 피해가 너무 크다. p.181~182

'한강의 기적'을 통해 급성장한 한국은 과거의 기적에 갇혀 있다. 같은 방법(건설)으로 돈을 벌고 같은 방식으로 논리를 펼친다. 자본주의가 반성을 해 본 적 없듯이, 한강의 기적 또한 반성이 없다. 계속 갈 뿐이다. 더 이상, 한강의 기적이 한국의 기적이라 말하기 어렵다!


part 3.
여기에서는 공무원들의 반성하지 않음, 자원외교, 최대의 삽질인 4대강, 존재 자체가 사기인 선분양과 분양권, 좀비같은 버스 준공영제, 건물주를 꿈꾸게 만드는 관트리피케이션을 다룬다. 이 중에서 분양과 버스 준공영제를 소개하고자 한다.

후임자가 앞 사람이 했던 일을 '실패'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큰일을 잘못했다고 하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하는데,
이건 차라리 아무 일도 안 하는 것보다 못한 결과를 만들어낼 위험이 있다. 그래서 가장 부드러운 방법은 "성과가 별로 없었다"고 보고하고,
은근슬쩍 없던 일 혹은 못 본 일로 처리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중단된 사업은 기억 너머로 사라진다.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 바둑은 복기가 생명이라고 한다.
한국 행정에 복기라고는 없다.
책임질 사람이 발생하면 안 되기 때문에, 국가도 복기는 전혀 하지 않는다.
p.237~238

첫째, 존재 자체가 사기인 선분양권, 만들어진 사기.

분양. 강아지 분양, 고양이 분양, 새로 태어난 반려동물을 나누어줄 때 사용한다. 그리고 아파트를 분양받눈다고 표현한다. 아파트 분양?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원래 있던 말인 것 같다. 그러나 없던 말이다. 아파트라는 말도 없었고, 분양이라는 단어도 이렇게 사용되지는 않았다. 두 단어가 합쳐져 사용된 것은 박정희 시대의 일이다. p. 267

1955년과 비교하면 죽어라고 경제 발전을 했던 국민 25% 내외가 자기 집에 살다가 이제는 남의 집에서 월세나 전세를 살게 된 것이다. 남의 집에서 살기 위해서 우리가 경제 발전을 한 것일까? 결과는 그렇다. 청약저축 등 분양제를 도입한 이후로도 7~8%의 국민이 오히려 집이 없게 되었다. 서민들이 자기 집을 가지게 해준다는 약속은 평균적이고 구조적으로, 단 한 번도 지켜진 적이 없었다. 오히려 집 없는 국민의 비중이 늘어났다. p.289

둘째, 만들어진 좀비, 버스 준공영제

2004년 7월, 서울에 버스중앙차선제가 도입된다. 그리고 버스와 지하철 사이의 환승제가 도입된다. 쿠리치바에서는 버스중앙차선제가 시행되면서 버스 요금이 내려갔는데, 서울에서는 오히려 버스 기본요금과 지하철 요금이 올라갔다. 물론 환승하는 경우에는 비용이 내려가지만, 기본요금 자체는 올라가는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되었다. TV에는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면서 교통비가 내려갔다고 하는 사람들의 인터뷰만 나왔다. 기본요금 자체가 올라갔다는 얘기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청계천과 함께 MB에게는 '일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공고해졌다. 그리고 그 힘으로 2007년 12월, MB는 대통령이 되었다. p.298~299

버스중앙차선제와 함께 서울에는 버스 준공영제라는 새로운 제도가 들어왔다. 아주 희한한 제도다. 영원히 정부 보조금을 받으면서 일정 수준의 이익을 보장받을 수 있게 하는 게 버스 준공영제의 실제 내용이다. 그리고 버스 준공영제에 참여하는 회사는, 나중에 엄청나게 큰 제도적 개혁이 있지 않는 이상, 재산권도 인정받고, 이윤도 인정받는, 영생불멸의 혜택을 받게 된다. p.299, 303

편집의 힘을 실로 위대하다. 유리한 인터뷰만으로 이미지를 구축하여 MB를 대통령이 되는 데 힘을 실어줬으니 말이다. 물론, 당시의 경제상황에 따라 '경제 대통령'이라 불린 MB가 필요하다고 여겨진 시점이기도 했지만 말이다. 
   버스 중앙차선제와 환승제도는 실로 편한건 사실이다. 그러나 몰랐다. 이면에 숨겨진 불편함을! 다른 나라에서는 오히려 기본요금이 내려갔다는 사실을. 우리는 계속 올라만 간다. 버스 요금뿐만 아니라 지하철 요금도 각각 올라간다. 대중교통이라는 점에서, 준공영제 어렴풋이 생각하고 내용만 보면 긍정적으로 여길 수도 있다. 그러나 개혁은 일어나지 않고 운전 기사분들과 노동자의 처우는 개선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노선과 버스만 관리하는 시스템에서 멈춘 느낌이다. 생명없이 멀쩡하지 않은 채 걸어다니는 좀비와 같은 느낌이다.


part 4.
마지막 파트는 당부의 느낌이다. 그리고 부탁하는 느낌이다. 궁극적으로는 청유한다. 언어유희를 사용함으로써 인사와 감사가 기본임을 얘기하고, 우리의 고장난 브레이크들 - 환경영향평가와 예비타당성 평가 - 을 진단한다. 기본인 감사를 더 제대로 하기 위해 여러 모델을 제시하고, 고장난 브레이크를 진단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궁극적인 브레이크인 국민투표를 제시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함께 감시자가 될 것을 요청한다. 귀찮다고 침묵하게 되면, 사기꾼들이 다시 돌아오기 때문이다.

에티켓의 눈으로 보면, 개인들은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이 두 가지 말만 잘 해도 삶의 기본은 한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좌파든 우파든, 인사와 감사만 잘 해도 기본은 한다. 좋은 사람을 잘 뽑는 인사, 돌아가는 일이 이상하지 않도록 제때 정확하게 감사를 하는 것, 이게 국가 관리의 기본 중의 기본이다. p.327

자동차 튜닝 중에서 동력계 튜닝을 하고 나면 꼭 후속으로 하는 게 브레이크 튜닝이다. 엔진 힘이 세졌는데, 브레이크가 옛날 그대로라면 좀 불안하지 않겠나? 잘 달리면, 잘 서는 것도 잘 해야 안전하다. p.335

지금 우리의 감사와 감사 조직들은 정작 중요한 순간에 브레이크 역할을 하지 않아야 비로소 공을 세우게 된다. '견제와 감시'라는 표현은 그야말로 서류상으로만 존재한다. 회사가 감사에게 "고맙습니다"라고 말하는 상황, 이건 정상적이지 않다. 문제가 생겼을 때 외부에서는 1차적으로 내부 고발자의 목소리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내부 고발자가 뭔가 얘기해야 겨우 문제 해결의 출발점을 찾게 되는 것은 정상적이지 않다. 그 전에 감사 장치가 제대로 작동을 해야 한다. p.341

공기업의 사외이사는 기본적으로 '나눠 먹기'가 어느 정도는 관행으로 정착을 하였다. 추천한 사람이 있기 때문에 일종의 '인보증', 사람을 통한 보증이 작동하는 원리다. 누군가에게 고맙고 미안한 상황이니까, 자신의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기가 어려다. 정부나 정부기관의 폭주를 막기에는 너무나 미약하고 구조적인 한계를 가진 상태로 공기업 사외이사제가 움직인다. 과정은 부드럽지만, 사회에도 부드러운 일은 아니다. p.342

'학자적 양심'이라는 말이 사라졌다. 군사 정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학자들이 적지 않고, 그들이 가졌던 힘을 이 사회는 학자적 양심이라고 불렀다. 그런데 IMF 금융위기 이후 '전문가'라는 개념이 급부상하면서 학자라는 말을 점점 덜 쓰게 되었다. 그리고 사회적으로, 전문가에게는 전문성만을 요구했지, 양심을 요구하지는 않게 되었다. p.367

처음 읽었을 때는 왜 '국가의 사기'인가 싶었다. "국가가 사기치는 게 없는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읽다보면 사기임을 깨닫게 된다. 대놓고 사기치지는 않지만, 사기를 방조한는 의미에서 말이다. 곪아가고 있고, 죽어가고 있는데, 마치 팔짱 낀 채 죽기를 바라고 있는 듯하다.

"그런즉 거짓을 버리고 각각 그 이웃으로 더불어 참된 것을 말하라.
이는 우리가 서로 지체가 됨이니라" 엡 4:25 

참된 것을 말하지 않는 것. 잘못된 것을 바로 잡지 않고, 관리하는 차원에서 머무는 것. 이것 또한 사기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들이 "괜찮다" 말하며 속이는 동안, 그 속는 동안 우리는 '안 괜찮았다!'
OECD 자살률 1위, 획일화시키는 비이성적 교육과 사회, 물질만능주의, 노력보다는 투기, 뒤틀린 성공에 대한 신기루들이 아픔의 신호들이다. 우리는 괜찮지 않았다. 그들의 괜찮음과 기준이 다르다!

   '국가의 사기'. 이 책을 다른 의미에서, 하나의 국사책으로 말할 수 있을 듯 하다. 역사를 통해 무언가를 배우고 과거를 평가하고 어떤 방향으로 선택했더라면 좋았을지 비판하듯이, 동일하게 '사기의 역사'를 서술하고 있는 이 책을 통해서 배우게 되는 것과 과거의 행적들을 평가하고 비판하며 다른 방향들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냥 빠르게 읽기에는 브레이크가 걸린다.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고, 머릿속에 어렴풋이 그림 그리기조차 어렵다. 그래서 읽고 가십거리에서 멈추지 않고 분노하기 때문에 관심을 갖고자 하는 사람이 읽을 것을 권한다.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포기하지 않을 끈기 있는 사람이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바라기는 먼저 폭로하는 포인트들을 짚고 연결선을 찾고, 그런 그림이 그려진 이후에 공부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즉 숲을 먼저보고 나무를 연구했으면 한다. 먼저 전체적인 밑그림을 파악했으면 한다. 반면에,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에 공부를 위한 공부를 하는 사람에게는 추천하고 싶지 않다. 모르는 용어와 흐름이 많기 때문에, 꼼꼼히 공부해야 넘어가는 스타일의 독자에게는 비효율적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책으로 포인트를 잡고 그 포인트를 나중에 알아보기를 권한다. 
    궁극적으로 책을 추천하고 싶은 독자는 정치*사회를 신뢰하지 않는 시각을 갖은 사람들이다. 왜냐하면 대다수는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관심을 꺼버리기 때문이다. TV에서 나오는 정치 얘기나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 가타부타 얘기하면서 느끼는 감정을 토로하지만, 정확히 파고 들어가면 무엇 때문에 화가 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어떤 부분에서 분노해야 하는지를 말해준다는 점에서 추천하고 싶다. 막연한 대상에 대한 화가 아니라 정확히 알고 분노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무엇보다 본인이 그러했기 때문에 더욱이 추천하고 싶은 마음이다. 분노할 대상을 찾으면 분명한 본인만의 행동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분노하기 때문에, 똑같은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알기 때문에 앎의 대가를 지불하는 학자적 양심을 갖게 되지 않을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리지널스 - 어떻게 순응하지 않는 사람들이 세상을 움직이는가
애덤 그랜트 지음, 홍지수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독창성의 정석, 오리지널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리지널스 - 어떻게 순응하지 않는 사람들이 세상을 움직이는가
애덤 그랜트 지음, 홍지수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Q. 책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 표지가 마음에 들었고, 문구가 마음에 들었다.
"어떻게 순응하지 않는 사람들이 세상을 움직이는가"

Q. 본인에게 어떤 책인가요?
-> 독창성에 대해서 전체적인 그림을 잘 그려준 책이라고 생각한다. 독창성은 무엇인지 더 추가적으로 알게 되었고, 독창성은 단독으로 존재할 수 없음을 더 분명히 알게 되었다. 살아가면서 독창성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요소들은 많다. 그리고 그러한 환경을 만들어가는 것도 독창성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Q. 추천을 한다면, 어떤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나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1. 독창성에 대해 막연한 사람
-> 이 책을 정리함으로써 독창성에 대한 여러 정의들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2. 독창성을 키우기 위한 조언이 필요한 사람
-> 독창성은 혼자서 배양할 수 없습니다. 이 책이 다양한 조언들을 제공해 줄 것입니다.

3. 독창적인 사람들만의 특징은 무엇인지 알고 싶은 사람
-> 모두에게 있는 아이디어를 적재적소에 표현하는 것이 독창성입니다. 적절한 시기에 적절하게 표현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은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4. 독창성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고 싶은 사람
-> 독창성을 표출하기 위해 조성해야 할 요소들은 많습니다. 요소들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방법을 안내해 줄 것입니다.

 

<정리>
오리지널
a. 어떤 것의 기원이나 원천. 그로부터 무엇인가 발생되고 진행되고 파생된다.
n. 유일한, 독특한 특성을 지닌 것. 흥미롭거나 독특한 의미에서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되는 사람, 참신한 독창성이나 창의력을 지닌 사람을 말한다.

독창성은 생각. 그 자체만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독창성은 단순히 신선한 생각. 그 자체로만 정의할 수 없다. 독창성을 위한 환경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독창성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독창성이다. 단순히 튀는 행동을 하는 것이 독창성을 말하지 않는다. 독창성이 제대로 표현하는 방법은 말로써, 열정으로써만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말과 행동과 태도로써 나타내는 것이다. 올바른 독창성, 그것은 전인격적으로 드러난다. 그것이 진정한 실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공유하기>
1. 우리는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간에 끊임없이 주위에서 아이디어를 빌려온다(p.22).
2. 세상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불만스러운 현재 상태에 대해 호기심이 생길 경우, 대부분의 그런 현재 상태에는 사회적 근원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규칙과 체제는 사람이 만든다. 그리고 그런 사실을 인식하게 되면 바꾸고 싶다는 용기를 얻게 된다(p.30).
3. 우리는 표면적으로만 독창적인 듯 보이는 길을 택한다(p.39).
4. 독창적인 사람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두려움을 느끼고 회의를 품는다. 그들이 우리와 다른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용기를 내서 행동에 옮긴다는 점이다(p.61).
5. 분야를 막론하고 최고의 독창성을 보여준 사람들은 아이디어를 가장 많이 창출해낸 사람들이고, 그들은 가장 많은 양의 아이디어를 낸 기간에 가장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낸다(p.77).
6.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지닌 사람이 그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데 성공할지 여부를 예측하려면, 아이디어를 낸 당사자가 자신의 아이디어에 대해 얼마나 열정이 있는지보다는 그들의 행동을 통해 얼마나 실행 의지가 강한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봐야 한다(p.107).
7. 흥미로운 점은 특정 아이디어가 단순하고, 다른 아이디어들과 섞여서 전달될 때 노출이 훨씬 효과를 발휘한다. 이는 듣는 사람의 호기심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아이디어 소개와 평가 사이에 시차를 두어서 아이디어를 이해할 충분한 시간을 주는 것이 가장 좋다(p.142).
8. 독창성이 뛰어난 인물들은 일을 미루는 경향이 강하지만, 그렇다고 계획을 세우는 과정을 건너뛰지는 않는다. 그들은 전략적으로 꾸물거리면서 다양한 가능성을 시도하고, 수정*보완하면서 점진적으로 발전시킨다(p.180).
9. 다른 사람들의 가치관을 바꾸기는 어렵다. 우리의 목표를 상대방이 이미 지니고 있는 익숙한 가치와 연결시키는 방법이 훨씬 쉽다(p.240).
10. 위대한 혁신가들은 이 세상에 독창성을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이 독창성을 발휘할 문화를 조성한다(p.349).
11. 독창성을 추구하면 삶의 여정에서 더 많은 장애물과 맞닥뜨리지만, 더 많은 행복감과 더 큰 삶의 의미를 느끼게 된다(p.367).
12. 독창적인 사람들은 시류를 거스르는 힘겨운 투쟁을 감내하면서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들은 생명과 자유를 존중하고 신장시키기 위해 투쟁하는 과정에서 개인적인 쾌락을 충족시키는 일은 일시적으로 포기하고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일도 뒤로 제쳐둔다(p.400).
13. '독창적인 사람이 된다.'함은 행복을 추구하는 가장 쉬운 길은 아니지만, 숭고한 목적을 추구함으로써 행복을 느끼기에는 최적의 길이다(p.40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에레혼
새뮤얼 버틀러 지음, 한은경 옮김, 이인식 해제 / 김영사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Q. 책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 '김영사 서포터즈6기 미션도서'

Q. 본인에게 어떤 책인가요?
-> 뒤집어서 서술하는 풍자소설만의 특징은 낯설지만 재미를 알게 해 준 책이었습니다. 그리고 두 가지의 생각을 해보았는데,

1. 낯설게 여겨지는 그 자리에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집어넣으면, 우리가 꿈꾸는 사회(유토피아)의 모습이 실현된 것처럼 보인다는 것입니다.
이상이 이상으로만 머무는 것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어디에도 없는 건강한 이상(nowhere)인 유토피아가 뒤집혀 'erehwon'으로 존재하는 상황이 안타까움을 자아냅니다.

ex. 질병은 죄악으로 간주되어 처벌받는다. 반면에 범죄자는 일말의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다.
-> 위치를 서로 자리바꾸면, 우리가 진정으로 바라는 모습이 드러난다.

2. "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사고의 확장을 촉진시킵니다. 또한 반대의 입장에서 생각해 봄으로써, 치우치지 않은 건강한 사고를 갖게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Q. 추천을 한다면, 어떤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나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1. 교육의 중요성을 생각해보고 싶은 사람.
-> 균형을 잃은 시각과 교육의 획일화로 인해 초래되는 현상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2. 이미 도래한 산업혁명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사람.
-> 이 책에서 서술하는 산업혁명과 우리가 직면한 산업혁명은 기술적 차원에서는 다릅니다. 그러나 두려워하는 포인트는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서는 두려움'만'으로 반응했습니다. 반응에 대한 결과를 봄으로써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3. 건강한 유토피아를 꿈꾸는 사람.
-> 겉만 좋아보이는 유토피아, 즉 뒤집힌 erehwon이 아니라 이성도 갖춘 진정한 어디에도 없는 유토피아(nowhere)를 꿈꾸는 사람에게 신선한 자극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정리>
1장의 제목은 황무지로 시작한다. 건강이 좋기 때문에 다른 일에 그다지 신경이 쓰이지 않는 단조로움을 묘사함으로 시작한다. 그러다가 모험가는 눈으로 보기만 했던 산맥이 궁금해졌다. 그래서 그는 가보기로 결심한다. 그곳에 대해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정보를 구할 수 없음에도 말이다. 그곳에 가는 것은 미친 짓이라는 사람들에 만류에도 불구하고, 지금 일하던 곳도 3년전에는 그러했다면서 마음을 굳혀간다. 친한 '초복'이라는 원주민에게 그곳에 대해 물어볼때마다, 그의 태도가 돌변하는 것을 보며 궁금증이 더욱 커져간다. 초복과 씨름하고 대화하면서 같이 갈 것을 권한다. 그렇게 둘은 모험을 떠난다. 
   탐험에 나선지 3주가 더 지나, 산등성이가 보이기 시작했다. 주산맥의 일부 같았던 그 산등성이를 보며 희망과 환희로 피가 끓어오르고 있던 그때, 초복이 따라오는지 확인하려 고개를 돌린 순간 초복은 계곡을 따라 전속력으로 도망치고 있었다. (중략)

에레혼에 도착한 모험가는 영주를 만나게 된다. 영주는 모험가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는 매우 흡족해 한다. 그러나 그의 시계를 보자 태도가 돌변한다. 결국 모험가는 감옥신세를 지게 되었다. 투옥된 이유는 에레혼의 언어를 배워가면서 알아가게 되었다.
   그렇게 모험가는 시간을 보내던 중 에레혼의 수도로 가게 되었는데, 이 나라에는 '비이성 대학'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사람들이 비이성 대학의 교육에 의해 모험가가 살던 곳과 다른 사고체계를 형성하게 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이곳에서는 모든 질병을 죄악이자 비도덕으로 여기며, 감기만 걸려도 상당 기간 투옥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또한 이곳은 약 400년 전만 해도 기계에 관한 지식은 뛰어났다고 한다. 그러던 중 가설학 교수가 기계가 진화하여 의식을 갖게 되면 사람을 노예로 만들 것이라는 '기계의 책'을 저술했고, 사람들이 영향을 받아 반기계파와 기계파로 내전이 일어났다는 것이었다. 그로 인해, 인구의 절반이 줄었고. 반기계파가 승리하면서 기계들은 파괴되했다. 박제처럼 박물관에서만 볼 수 있는 과거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다른 방식으로 사고하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야 하는 것에 참담함을 느낀다. 그러던 중 모험가는 음악은행의 한 은행원으로부터 곧 형사법정으로 기소될 예정임을 듣게 된다. 그러나 진짜 이유는 그가 시계를 소유했으며 기계를 재도입을 시도했다는 것이었다. 이제, 도주해야 할 때가 되었음을 그는 직감한다. 그는 아로헤나와 결혼을 위해 오래전부터 탈출을 꿈꾸고 있었는데, 그 순간이 온 것이다.


<생각해보기>
1. 황무지(1장) -> 탈출(28장)
 -> '심적 황무지(무료함)'에서 시작한 모험은 '정신적 황무지'인 에레혼에서 탈출로 끝난다.

2. 초복은 왜 도망치듯 내려갔을까?
-> 초복은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일까? 혹은 모험가와 달리 두려움에 휩싸였기 때문일까? 초복은 그 환경에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에서 소심한 겁쟁이라고만 말할 수 없다. 왜냐하면 마지막에 가서 다시 등장하듯이, 그의 삶 또한 변했기 때문이다. 반면 모험가는 어떻게 평가를 내리는 것이 옳을까? 모험을 떠나 다시 탈출했다는 관점에서만 보면, 무모한 모험이자 실패한 모험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얻게 된 것은 무척이나 많을 것이다. '새로운 곳'을 알게 되었고, 생각을 지키는 방법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3. 유토피아는 겉보기에만 그럴싸하다.
-> 에레혼의 모든 사람들의 외모는 뛰어났다.그들의 신체적 아름다움은 놀랄 따름이라고 서술한다. 여자들이 아름다운 만큼 남자들은 준수했고, 모든 사람이 자신의 외모에 자부심을 느끼는 것처럼 보인다고 한다. 심지어 가장 가난한 사람도 단정하고 깔끔하게 보인다고 서술한다. 그러나 모험가는 이곳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에서 점점 괴리감을 느낀다. 결국 탈출하기에 이른다.

4. 약자에 대한 태도가 비슷하다.
-> "스스로 이겨내야 합니다. 우리는 환자의 몸에 대해 어떤 대처도 할 수 없습니다. 그런 문제는 우리의 영역을 넘어서는 것입니다. 더 이상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습니다." 결국 귀부인은 울음을 터뜨렸고, 다시는 건강이 나빠지지 않겠다고 진심으로 다짐했다. - p.121 中

5. 우울한 모습이 나타난다.
-> '배심원과 방청객도 마찬가지였고 무엇보다 '피고 자신까지' 그랬다는 점이 가장 놀라웠다. 피고는 시종일관 자신이 저앙하게 재판 받는다고 확신하는 것 같았다. 그는 자신이 더 나은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라지 못했기 때문에 사회에 필요한 보호가 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이 처벌되어야 한다는 판사의 의견이 터무니없다고 여기지 않았다.' - p.137 中
-> 이곳 사람들은 그렇게 교육을 받기 때문에 그렇게 여길 수 있다. 그러나 이 모습이 현대에도 쉽게 발견되는 것이 떠오르는 이유는 왜일까? 비관적인 지적 자살, 모든 원인이 나에게 있다고 화살을 돌리는 모습들 말이다. 어느 순간 다시 일어서는 힘을 잃은 채, 비관하는 삶.
여기서 또 알 수 있는 것은, 환경의 중요성이다. 에레혼의 문화에서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지지만, 모험가가 살아온 환경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듯이 말이다. "주변의 환경(교육, 주위 사람)은 어떠한가?"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6. 음악은행
-> 음악은행은 아마도 교회가 아닐까 추측해 본다. - 당시, 영국은 기독교였기 때문에 교회라고 지칭하였다. - 그 이유는 '남의 눈에 훌륭하게 보이고 싶어 하는 모든 사람은 이 은행에 크고 작은 계좌를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이 금액은 외부 세계에서 직접적인 상접 가치를 지니지 못한다'(p.159)라는 점과 '에레혼 음악은행 체제의 구원은 이 세계에 속하지 않은 왕국의 존재를 입증하면서도 인간의 눈에서부터 그것을 감추는 장막을 뚫는 시도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바로 여기에서 거의 모든 종교가 잘못되는 것이다.'(p.172)라고 서술하기 때문이다. 

6-1. '인간의 눈에서부터 그것을 감추는 장막을 뚫는 시도를 하지 않는다.'
-> 이 모습은 모험가의 행동과 생각을 통해 일부 투영된다. 그것은 바로 영국이 자행했던, 노예 삼각항로를 빗대어 표현한 듯하다.
"그 후에는 퀸즐랜드로 이동해서 에레혼 사람들과 맺은 계약을 노동력 부족으로 허덕이는 사탕수수 지배인들에게 넘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우리에게 상당한 배당을 안기고도 충분히 돈이 남을 것이시게,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더 많은 에레혼 사람들을 데려올 수 있다. 사실 퀸즐랜드에서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한 이와 같은 왕복 여정은 계속 반복할 수 있다." - p.324 中

7. 획일화 = 비이성화
->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게 도와주는 건 우리가 할 바가 아닙니다. 학생을 진심으로 위한다면 누구라도 그러지 않겠죠. 학생들이 우리와 같은 방식으로 생각하게 만들거나, 어쨋든지 간에 우리 방식으로 봐줄 수 있게끔 만드는 것이 우리의 의무입니다." - p.233 中
-> 우리 시대 교육의 기능 상실이 여기에 그대로 드러나 있지 않나 싶다. 획일화하는 교육의 무너짐을 생각해보게 된다.

8. 균형을 잃은 시각 = 비이성
-> 에레혼 사람들의 기계에 대한 생각은 3장(23~25)을 할애해 '기계의 책'이라는 제목으로 서술되어 있다. 이들은 기계에 대한 장점과 우려되는 점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두려움을 더 크게 초점을 두고 기계에 대해 해석하였다. 또한 기계에 대한 생각을 상하의 관계로만 해석하였기 때문에 두려움의 관점으로만 바라보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기계를 상하의 개념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 시대는 다르지만 같은 산업혁명 시기, '기계는 사람을 돕는 역할'이라는 인식으로 바라봐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5차원 독서법과 학문의 9단계 - 빅데이터 시대의 효과적인 정보 활용법 5차원 학습법 시리즈
원동연 지음 / 김영사 / 201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Q. 책을 구입(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 우선적으로는 제목에 이끌려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제목 중 '9단계'라는 것에 대하여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또한 독서법 강의를 하면서 정립한 것들에 대하여 비교하고 미흡한 부분을 채우고 싶어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Q. 본인에게 어떤 책인가요?
우선, 정립한 개념들에 대해서 검증받는 책이었습니다. 또한 새로운 개념을 알게 되었습니다. '독서 치료'라는 개념을 통해, 책을 '더' 제대로 읽어야 하는 이유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책을 읽는 가운데 놓쳐서는 안 될 생각이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Q. 추천을 한다면, 어떤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나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1. 독서법 하면 '속독'이 먼저 떠오르는 사람
-> 분명, '다독'을 하는 것은 매우 유익합니다. 그러나 속독을 통해 책을 많이 읽었지만, 발표를 하거나 무엇가를 시도하는 것에 두려움을 갖는 사람들이 많음을 보게 됩니다. 이 책에서도 다독의 중요성을 얘기하지만, 우리의 인식에 있는 '속독'을 강조하지 않습니다. 이 책에서는 '속해'를 강조합니다. 빠르게 해석하는, 즉 빠르게 이해하는 것을 강조합니다.

2. 책 읽으면 좋은건 알지만, '실천으로 옮겨지지 않는 앎' 상태에 있는 사람
-> 책은 읽으면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실천으로 옮겨지지 않는데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그 중 하나는 '막연한 어려움'을 느끼는 것이고, 다른 이유 중 하나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막막함'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위의 두가지 이유와 그 이상의 것을 제시해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3. 교육이 아닌 학습을 알고 싶은 사람
-> 일반적으로 학생들이 생각하는 교육은 답답함을 야기합니다. 또한 수동적인 입장을 떠올립니다. 이 책에서는 '제대로 된 교육'은 무엇인지 얘기해주며, 학습을 위해서는 '아는 것(지력)'외에 체력, 인간관계, 체력, 심력이 골고루 갖추어져야 함을 얘기합니다. 전적으로 동의하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 성적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진정한 실력을 위한 공부
- 지식을 쌓기 위한 공부가 아니라 지혜가 무엇인지 아는 공부

<정리>
이 책이 강조하고 있는 것은 5차원 전면학습입니다. 전면학습을 위해서 필요한 것이 있다면 '무조건 열심히'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방법'이라는 태도임을 얘기합니다. '올바른 태도'를 위해서 필요한 것으로 정보입수가 출발점임을 얘기합니다. 그러나 이 책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정보를 축적하는 것에만 중점을 두어 정보의 홍수 속에서 허우적거리다 익사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정보를 고도화하고 질서화하는 것, 더 나아가 의식화(내면화)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차곡차곡 정보가 쌓일 때, 속독방법을 배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빠른 이해(속해)를 통한 속독이 됨을 얘기합니다.
   정보를 내면화하는 과정을 통해서 정보들 가운데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본질, 정보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힘, 추상적인 개념을 구체화하는 정립, 정보를 운영하는 지혜, 정보를 숙성시켜 표출하는 정립, 올바른 주장을 위한 이성과 감성간의 균형을 맛보게 됩니다. 나열한 것들이 정보 전달을 위해서 단계로 나누어 서술되어 있지만, 이미 우리는 경험을 통해 순차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복합적으로 이루어짐을 알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사람이 유기적인 존재인 것처럼, 학문 또한 유기적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사람의 본질인 생각은 자동화 기계처럼 순차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이미 알듯이, 생각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은 무척이나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올바른 균형을 갖추어야 합니다. 이 책이 궁극적으로 얘기하고자 함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책을 읽는 독서'가 아니라 '글로 이루어진 모든 것을 읽는 독서'(읽을 독 + 글 서)를 통한 빠른 이해를 기반으로 진정한 실력을 쌓아야 함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진정한 실력을 위해서는 지력*심력*체력*자기관리 능력*인간관계 능력을 갖추어야 함을 강조합니다.

<공유>
1. 이제는 '무조건 열심히'가 아니라 '어떻게'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p.23).
2. '정확한 판단'은 판단 능력의 문제이지 시간의 문제가 아니다(p.100).
3. '올바른 감상'이란 사실과 메시지를 근거로 감정을 충분히 느끼는 것이다(p.106).
4. 진리를 추구하는 학문은 남들이 못 보는 것을 보게 하는 힘이 있다(p.137).
5. 교육은 '어떤 사람이 되느냐'에 관심을 두는 것이다(p.271).
6. 인생의 왜곡은 인식 틀의 왜곡에서 나온다(p.28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