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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레혼
새뮤얼 버틀러 지음, 한은경 옮김, 이인식 해제 / 김영사 / 2018년 1월
평점 :

Q. 책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 '김영사 서포터즈6기
미션도서'
Q. 본인에게 어떤
책인가요?
-> 뒤집어서 서술하는 풍자소설만의 특징은 낯설지만 재미를
알게 해 준 책이었습니다. 그리고 두 가지의 생각을 해보았는데,
1. 낯설게 여겨지는
그 자리에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집어넣으면, 우리가 꿈꾸는 사회(유토피아)의 모습이 실현된 것처럼 보인다는 것입니다.
이상이 이상으로만 머무는 것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어디에도 없는 건강한 이상(nowhere)인
유토피아가 뒤집혀 'erehwon'으로 존재하는 상황이
안타까움을 자아냅니다.
ex.
질병은 죄악으로 간주되어 처벌받는다. 반면에
범죄자는 일말의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다.
-> 위치를 서로 자리바꾸면, 우리가 진정으로 바라는 모습이 드러난다.
2. "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사고의 확장을 촉진시킵니다.
또한 반대의 입장에서 생각해 봄으로써, 치우치지 않은 건강한 사고를 갖게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Q. 추천을 한다면, 어떤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나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1. 교육의 중요성을 생각해보고 싶은
사람.
-> 균형을 잃은 시각과 교육의 획일화로 인해 초래되는 현상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2. 이미 도래한 산업혁명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사람.
-> 이 책에서 서술하는
산업혁명과 우리가 직면한 산업혁명은 기술적 차원에서는 다릅니다. 그러나 두려워하는 포인트는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서는 두려움'만'으로
반응했습니다. 반응에 대한 결과를 봄으로써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3. 건강한 유토피아를 꿈꾸는
사람.
-> 겉만 좋아보이는 유토피아, 즉 뒤집힌 erehwon이 아니라
이성도 갖춘 진정한 어디에도 없는 유토피아(nowhere)를 꿈꾸는 사람에게 신선한 자극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정리>
1장의 제목은
황무지로 시작한다. 건강이 좋기 때문에 다른 일에 그다지 신경이 쓰이지
않는 단조로움을 묘사함으로 시작한다. 그러다가 모험가는 눈으로 보기만 했던 산맥이 궁금해졌다. 그래서 그는 가보기로 결심한다. 그곳에 대해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정보를 구할 수 없음에도 말이다. 그곳에 가는 것은 미친 짓이라는 사람들에 만류에도 불구하고, 지금 일하던 곳도 3년전에는
그러했다면서 마음을 굳혀간다. 친한 '초복'이라는 원주민에게 그곳에 대해 물어볼때마다, 그의 태도가 돌변하는 것을 보며 궁금증이 더욱 커져간다.
초복과 씨름하고 대화하면서 같이 갈 것을 권한다. 그렇게 둘은 모험을 떠난다.
탐험에 나선지 3주가 더
지나, 산등성이가 보이기 시작했다. 주산맥의 일부 같았던 그 산등성이를 보며 희망과 환희로 피가 끓어오르고 있던 그때, 초복이
따라오는지 확인하려 고개를 돌린 순간 초복은 계곡을 따라 전속력으로 도망치고
있었다. (중략)
에레혼에 도착한 모험가는
영주를 만나게 된다. 영주는 모험가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는 매우 흡족해 한다. 그러나 그의 시계를 보자 태도가 돌변한다. 결국 모험가는
감옥신세를 지게 되었다. 투옥된 이유는 에레혼의 언어를 배워가면서 알아가게 되었다.
그렇게 모험가는 시간을
보내던 중 에레혼의 수도로 가게 되었는데, 이 나라에는 '비이성 대학'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사람들이 비이성 대학의 교육에 의해
모험가가 살던 곳과 다른 사고체계를 형성하게 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이곳에서는 모든 질병을 죄악이자 비도덕으로 여기며, 감기만 걸려도 상당 기간
투옥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또한 이곳은 약 400년 전만 해도 기계에 관한 지식은 뛰어났다고 한다. 그러던 중 가설학 교수가 기계가 진화하여
의식을 갖게 되면 사람을 노예로 만들 것이라는 '기계의 책'을 저술했고, 사람들이 영향을 받아 반기계파와 기계파로 내전이 일어났다는 것이었다.
그로 인해, 인구의 절반이 줄었고. 반기계파가 승리하면서 기계들은 파괴되했다. 박제처럼 박물관에서만 볼 수 있는 과거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다른 방식으로 사고하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야 하는
것에 참담함을 느낀다. 그러던 중 모험가는 음악은행의 한 은행원으로부터 곧 형사법정으로 기소될 예정임을 듣게 된다. 그러나 진짜 이유는 그가
시계를 소유했으며 기계를 재도입을 시도했다는 것이었다. 이제, 도주해야 할 때가 되었음을 그는 직감한다. 그는 아로헤나와 결혼을 위해 오래전부터
탈출을 꿈꾸고 있었는데, 그 순간이 온 것이다.
<생각해보기>
1.
황무지(1장) -> 탈출(28장)
-> '심적
황무지(무료함)'에서 시작한 모험은 '정신적 황무지'인 에레혼에서 탈출로
끝난다.
2. 초복은 왜 도망치듯
내려갔을까?
-> 초복은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일까? 혹은 모험가와 달리
두려움에 휩싸였기 때문일까? 초복은 그 환경에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에서 소심한 겁쟁이라고만 말할 수 없다. 왜냐하면 마지막에 가서 다시
등장하듯이, 그의 삶 또한 변했기 때문이다. 반면 모험가는 어떻게 평가를 내리는 것이 옳을까? 모험을 떠나 다시 탈출했다는 관점에서만 보면,
무모한 모험이자 실패한 모험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얻게 된 것은 무척이나 많을 것이다. '새로운 곳'을 알게 되었고, 생각을
지키는 방법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3. 유토피아는
겉보기에만 그럴싸하다.
-> 에레혼의
모든 사람들의 외모는 뛰어났다.그들의 신체적 아름다움은 놀랄 따름이라고 서술한다. 여자들이 아름다운 만큼 남자들은 준수했고, 모든 사람이 자신의
외모에 자부심을 느끼는 것처럼 보인다고 한다. 심지어 가장 가난한 사람도 단정하고 깔끔하게 보인다고 서술한다. 그러나
모험가는 이곳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에서 점점 괴리감을 느낀다. 결국 탈출하기에
이른다.
4. 약자에 대한 태도가
비슷하다.
-> "스스로 이겨내야 합니다. 우리는 환자의 몸에 대해 어떤
대처도 할 수 없습니다. 그런 문제는 우리의 영역을 넘어서는 것입니다. 더 이상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습니다." 결국 귀부인은 울음을
터뜨렸고, 다시는 건강이 나빠지지 않겠다고 진심으로 다짐했다. - p.121 中
5. 우울한
모습이 나타난다.
-> '배심원과 방청객도 마찬가지였고 무엇보다 '피고
자신까지' 그랬다는 점이 가장 놀라웠다. 피고는 시종일관 자신이 저앙하게 재판 받는다고 확신하는 것 같았다. 그는 자신이 더 나은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라지 못했기 때문에 사회에 필요한 보호가 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이 처벌되어야 한다는 판사의 의견이
터무니없다고 여기지 않았다.' - p.137 中
-> 이곳 사람들은 그렇게 교육을 받기
때문에 그렇게 여길 수 있다. 그러나 이 모습이 현대에도 쉽게 발견되는 것이 떠오르는 이유는 왜일까? 비관적인 지적 자살, 모든 원인이 나에게
있다고 화살을 돌리는 모습들 말이다. 어느 순간 다시 일어서는 힘을 잃은 채, 비관하는 삶.
여기서 또 알 수
있는 것은, 환경의 중요성이다. 에레혼의 문화에서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지지만, 모험가가 살아온 환경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듯이 말이다. "주변의
환경(교육, 주위 사람)은 어떠한가?"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6.
음악은행
-> 음악은행은 아마도 교회가 아닐까 추측해 본다. - 당시,
영국은 기독교였기 때문에 교회라고 지칭하였다. - 그 이유는 '남의 눈에 훌륭하게 보이고 싶어 하는 모든 사람은 이
은행에 크고 작은 계좌를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이 금액은 외부 세계에서 직접적인 상접 가치를 지니지
못한다'(p.159)라는 점과 '에레혼 음악은행 체제의 구원은 이 세계에 속하지 않은
왕국의 존재를 입증하면서도 인간의 눈에서부터 그것을 감추는 장막을 뚫는 시도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바로 여기에서 거의 모든 종교가 잘못되는
것이다.'(p.172)라고
서술하기 때문이다.
6-1. '인간의 눈에서부터 그것을 감추는 장막을 뚫는 시도를
하지 않는다.'
-> 이 모습은 모험가의 행동과 생각을 통해 일부 투영된다. 그것은 바로 영국이 자행했던,
노예 삼각항로를 빗대어 표현한 듯하다.
"그 후에는 퀸즐랜드로 이동해서 에레혼 사람들과 맺은 계약을 노동력
부족으로 허덕이는 사탕수수 지배인들에게 넘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우리에게 상당한 배당을 안기고도 충분히 돈이 남을 것이시게,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더 많은 에레혼 사람들을 데려올 수 있다. 사실 퀸즐랜드에서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한 이와 같은 왕복 여정은 계속 반복할 수
있다." - p.324 中
7. 획일화 =
비이성화
->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게 도와주는
건 우리가 할 바가 아닙니다. 학생을 진심으로 위한다면 누구라도 그러지 않겠죠. 학생들이 우리와 같은 방식으로 생각하게 만들거나, 어쨋든지 간에
우리 방식으로 봐줄 수 있게끔 만드는 것이 우리의 의무입니다." - p.233 中
-> 우리 시대 교육의 기능
상실이 여기에 그대로 드러나 있지 않나 싶다. 획일화하는 교육의 무너짐을 생각해보게
된다.
8. 균형을 잃은 시각 =
비이성
-> 에레혼 사람들의 기계에 대한 생각은 3장(23~25)을
할애해 '기계의 책'이라는 제목으로 서술되어 있다. 이들은 기계에 대한 장점과 우려되는 점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두려움을 더
크게 초점을 두고 기계에 대해 해석하였다. 또한 기계에 대한 생각을 상하의 관계로만 해석하였기 때문에 두려움의 관점으로만 바라보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기계를 상하의 개념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 시대는 다르지만 같은 산업혁명 시기, '기계는 사람을 돕는 역할'이라는 인식으로
바라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