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읽었을 때는 왜 '국가의 사기'인가 싶었다. "국가가 사기치는 게 없는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읽다보면 사기임을 깨닫게 된다. 대놓고 사기치지는 않지만, 사기를 방조한는 의미에서 말이다. 곪아가고 있고, 죽어가고 있는데, 마치 팔짱 낀 채 죽기를 바라고 있는 듯하다.
"그런즉 거짓을 버리고 각각 그 이웃으로 더불어 참된 것을 말하라.
이는 우리가 서로 지체가 됨이니라" 엡 4:25
참된 것을 말하지 않는 것. 잘못된 것을 바로 잡지 않고, 관리하는 차원에서 머무는 것. 이것 또한 사기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들이 "괜찮다" 말하며 속이는 동안, 그 속는 동안 우리는 '안 괜찮았다!'
OECD 자살률 1위, 획일화시키는 비이성적 교육과 사회, 물질만능주의, 노력보다는 투기, 뒤틀린 성공에 대한 신기루들이 아픔의 신호들이다. 우리는 괜찮지 않았다. 그들의 괜찮음과 기준이 다르다!
'국가의 사기'. 이 책을 다른 의미에서, 하나의 국사책으로 말할 수 있을 듯 하다. 역사를 통해 무언가를 배우고 과거를 평가하고 어떤 방향으로 선택했더라면 좋았을지 비판하듯이, 동일하게 '사기의 역사'를 서술하고 있는 이 책을 통해서 배우게 되는 것과 과거의 행적들을 평가하고 비판하며 다른 방향들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냥 빠르게 읽기에는 브레이크가 걸린다.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고, 머릿속에 어렴풋이 그림 그리기조차 어렵다. 그래서 읽고 가십거리에서 멈추지 않고 분노하기 때문에 관심을 갖고자 하는 사람이 읽을 것을 권한다.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포기하지 않을 끈기 있는 사람이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바라기는 먼저 폭로하는 포인트들을 짚고 연결선을 찾고, 그런 그림이 그려진 이후에 공부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즉 숲을 먼저보고 나무를 연구했으면 한다. 먼저 전체적인 밑그림을 파악했으면 한다. 반면에,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에 공부를 위한 공부를 하는 사람에게는 추천하고 싶지 않다. 모르는 용어와 흐름이 많기 때문에, 꼼꼼히 공부해야 넘어가는 스타일의 독자에게는 비효율적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책으로 포인트를 잡고 그 포인트를 나중에 알아보기를 권한다.
궁극적으로 책을 추천하고 싶은 독자는 정치*사회를 신뢰하지 않는 시각을 갖은 사람들이다. 왜냐하면 대다수는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관심을 꺼버리기 때문이다. TV에서 나오는 정치 얘기나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 가타부타 얘기하면서 느끼는 감정을 토로하지만, 정확히 파고 들어가면 무엇 때문에 화가 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어떤 부분에서 분노해야 하는지를 말해준다는 점에서 추천하고 싶다. 막연한 대상에 대한 화가 아니라 정확히 알고 분노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무엇보다 본인이 그러했기 때문에 더욱이 추천하고 싶은 마음이다. 분노할 대상을 찾으면 분명한 본인만의 행동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분노하기 때문에, 똑같은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알기 때문에 앎의 대가를 지불하는 학자적 양심을 갖게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