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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그렇게 작아져간다 - 길고 느린 죽음의 여정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
이상운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2월
평점 :
<아버지는 그렇게 작아져 간다>란 제목에 이끌려 책을 살펴 보았다.
병석에 계신 아버지와 1254일간의 아주 별난 여로라고 한다. 작가분이 왜 이 이야기를 쓰시게 된걸까란 궁금증에 읽기 시작했다. 아버지란 말이
낯설기만 하다. 중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에 돌아가셔서 나에겐 아빠란 말이 더 친숙하다. 그리고 아직은 건강하시고 혼자 또는 친구분들과 즐겁게
여행을 하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연세이신 엄마가 계신다. 아직 젊고 건강하신데도 내가 왜 이 책을 읽고 싶어하는 걸까 생각하게 된다.
죽음에 가까이 다가가고 계신 아버지를 편안하게 모시기 위해 종합병원에 입원을
하기도 하고 시설이 좋다는 요양병원을 알아보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 자신의 편함을 택하지 않고 아버지를 위해 집으로 모셔와 돌보기를 시작한다.
작가의 아버님은 아무것도 드시지 못하고 물만 마시면서 한숨과 함께 "아, 죽기도 힘들구나"라고 내뱉으셨다고 한다. 살 만큼 산 사람들은 자신의
죽음을 태연하게 받아들일거라는 착각을 한다고 한다. 또한 요양병원이란 곳에 모셔서 돈은 들지만 편안하게 모시고 있다는 착각을 할 수도
있겠구나란 생각을 하게 한다. 낯선 곳에서 타인과 생활해야 하는 그런 정신적인 불안감을 알지 못하면서 세심한 마음을 쓸 수 없는게 나에게 닥친
첫경험이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생각을 들게한다. 그러나 형편상 병원에 모시더라도 노인들에게 필요한 종합적인 치료에 대한 무지함이 더 악화상태가
될 수 있음을 알 게 되었다. 살면 얼마나 더 살겠냐고 하시면서도,아프시다고 말하셔도 분명 노인분들은 젊은사람들보다 죽음앞에
두려워하고 떨고 있을것이다. 그런 분들에게 죽음을 기다리며 세월을 허비하지
말고 무엇인가를 하면서 성취의지가 필요하고 그런 인식을 심어주어야 한다고 한다.
책을 읽고 있는데 문득 고령의 치매에 걸리신 할아버지를 돌보시던 엄마의 말이 생각이
난다. "돌아가시기 전에 좀 더 친절하게 잘 모셨으면 좋았을걸..."이라며 후회를 하던 모습이 생각난다. 난 과연 그런 후회를 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 때가 되면 정말 잘 대처할 수 있을까?란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이제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100세시대라고 한다. 그리고 또 고령화사회에
접어들었다. 그만큼 길고 느린 죽음의 여정을 맞이해야하는 분들이 많아 질지도 모른다. 어디서 모시게 되든 병원에 대한 시스템,
노인분들에게 필요한 종합적인 치료에 대해 생각해 보지 못했던 분들, 그리고 간호에 대해, 그리고 보호자로서 겪을수 밖에 없는 많은 것들에 대해
첫경험을 하게 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책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