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비치 - 꿈꾸던 삶이 이루어지는 곳
앤디 앤드루스 지음, 강주헌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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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위기를 맞는다. 하룻밤 자고 나면 그럭저럭 극복할 수 있는 위기가 있는 반면에 인생 전체를 뒤흔드는 강력한 위기도 있다. 그때 모든 사람들이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도피하고 싶은 심리가 더 클 것이다. 그때 『오렌지비치』의 존스가 나타난다면 방황의 시간을 줄이고 제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오렌지비치는 희망의 도시다. 왜냐면 존스가 있기 때문이다.

 존스는 어떤 상황에서도 희망을 발견 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 누구에게나, 존스를 필요로 한다면 그는 예고 없이 나타난다. 그리고 인내를 가지고 상처 입은 영혼을 감싸준다. 존스와 대화를 하면 누구든지 긴장을 풀고 마음속 걸쇠를 풀기 시작한다. 어둡게만 보이던 자신의 미래에 한 줄기 희망을 발견하는 것이다.

 『오렌지비치』의 앤디 앤드루스는 조금만 관점을 변화시키면 희망의 빛을 발견한다고 이야기한다. 책 속의 각각의 이야기들은 우리들이 삶을 살아가면서 잊고 있는 사실들을 다시금 되새겨 준다. 나를 더 나은 나로 이끌어 주는 것은 다른 사람들의 격려와 칭찬이며 나를 더 나은 나로 만들어 주는 것은 다른 사람들이 제공하는 기회다.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칭찬과 격려, 기회를 제공하게 하려면 그럴 만한 사람이 스스로 되어야 한다.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게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스스로 변화해야한다. 밝고 긍정적인 사람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항상 미소 지으며 친절한 사람을 무시하는 사람은 없다. 성실한 사람은 누구나 가까이 하길 원한다. 그렇다면 자신이 처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보는 관점부터 바꿔야한다. 나를 변화시키고 내 주위에 있는 사람을 변화시켜 나의 환경도 변화시킨다. 또, 사람들은 살아온 과정이 서로 다르다. 부부라 할지라도 살아온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를 이해하는 데에는 많은 오해가 발생한다. 진실한 대화를 하지 않고서 각자의 기준에 맞추어 서로를 판단해 오해의 골은 더 깊어진다. 서로를 이해한다는 것은 그가 살아온 삶의 문화도 이해해야 한다. 그밖에도 오렌지비치는 힘든 우리들이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조금만 다르게 생각하고, 조금만 다른 관점으로 사태를 직시한다면 엄청난 위기도 극복할 수 있으며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오랜만에 만나는 따뜻하면서도 희망적인 메시지다. 존스가 이야기한 것 중에 또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는 사람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은 사람보다 하나도 나을 것이 없다는 것이다. 행동으로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말이다. 세상을 보는 관점을 변화시키고 행동으로 실천하면 어떠한 위기라도 극복할 수 있을 듯하다.

 오렌지비치에 가고 싶다. 그곳에서 어느새 다가선 존스와 이야기를 하고 싶다.

 오렌지비치는 불황속을 방향 감각 없이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등대처럼 길을 인도한다. 세상을 보는 눈을 조금만 변화시키면 웬만한 일들은 원만히 해결 될 듯하다. 한줄기 희망을 안겨준 오렌지비치가 무지 반갑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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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가는 비둘기 똥구멍을 그리라굽쇼? - 디자인, 디자이닝, 디자이너의 보이지 않는 세계
홍동원 지음 / 동녘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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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아가는 비둘기 똥구멍을 그리라굽쇼?』라는 재미난 제목의 책을 읽기 전에는 나 역시 클라이언트처럼 디자인이 ‘도깨비 방망이’이며 디자이너는 날아가는 비둘기 똥구멍을 어렵지 않게 그릴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내가 생각하는 디자이너는 일반인들이 생각지 못한 것들을  생각하고 형체화해서 디자인이라는 것으로 떡하니 내놓은 그런 존재들이라 여겼다. 금 나와라 하면 금나오고, 은 나와라 하면 은 나오듯 모든 것을 무리 없이 뚝딱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높은 정신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사람들...그렇게 생각했기에 작가가 이야기하는 디자인과 디자이너들의 삶을 무지 재미나게 읽어 갈 수 있었다.

 저자 홍동원씨는 우리나라 디자인 업계에서 영향력 있는 사람인 듯하다. 물론 실력 없이 이룬 위치는 아닐 것이다. 그런 그가 쉽고도 간단하게 디자인과 디자이너들의 삶과 우리나라 디자인의 문제점과 근황 등등을 자신의 경험담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디자인은 ‘도깨비 방망이’가 아니며 더구나 한번 본 적 없는 ‘날아가는 비둘기 똥구멍’을 척척 그려낼 수 없다는 것이다. 디자인을 하기 위해선 디자이너가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부딪혀 경험하고 느끼고 생각해야한단다. 게다가 많은 자료를 모으고 분석하고, 그 자료를 바탕으로 창조라는 작업을 해야 한단다. 뿐만 아니라 훌륭한 다른 디자인을 보고 배우고 거기서 자기의 디자인을 만들어 갈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똑같은 것을 보고도 많은 사람들이 각자 다른 것을 보듯이 그 속에서 디자이너들은 자신의 디자인을 찾아낸다. 단순히 베끼는 벤치마킹을 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에 씁쓸해하며 디자인이란 그런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문득 깨닫는다. 주변에 디자인이 아닌 것이 없다는 것을. 그 중에 높이 평가받는 것도 있을 것이요 하룻밤에 뚝딱 만들어진 허접 디자인도 있을 것이다 .책을 읽고 막 알게 된 사실처럼 생소하다. 하지만 우린 디자인 왕국 속에 살고 있다. 집이나 가구, 가전제품, 책장, 그 속에 꽂혀 있는 책들... 어느 것 하나 디자인이 아닌 것이 없지 않는가? 그렇다면 저자의 말대로 디자인은 많은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는 산업임에 틀림없다. 이런 황금알을 우린 너무 우습게 봤다. 그래서 지금 크게 곤혹을 치르는 것 같다. 우리 디자인 산업에 힘을 실어줄 우수한 문화들이 있었지만 그것을 낡고 보잘 것 없다하여 함부로 내다 버린 대가를 이제야 치르는 모양이다. 우리 것을 지키지 못하는 것은 한두 가지가 아닌 모양이다. 디자인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또 한번 한숨이 쉬어진다.

 이 책은 디자인이나 디자이너에 대해서 한번 생각하게 하는데서 그치지 않는다. 디자인업계에서도 나타나는 우리나라 곳곳의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있다. 그런 현실들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이런 목소리를 내는 작가가 있으니 미래엔 조금 더 나아 질꺼란 희망을 살며시 가져본다. 작가는 아마도 이런 말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 “니들이 디자인을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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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클래식을 만나다
정인섭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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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를 보면 그 영화가 어떤 과정을 걸쳐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보단 영화를 봤을 때 그 느낌으로 영화의 개인적 흥행성적을 예상해본다. 잘 만들어진거 같다든지...느낌이 좋았다든지... 재미있었다든지...이님 영상이 참 예쁜 영화였다...라든지...구체적으로 무엇이 그런 감흥을 불러일으켰는지 모르게 영화에 몰입 할 때도 있다. 영화나 티브이 드라마에 항상 배경으로 깔리는 음악을 미처 깨닫기도 전에 눈앞에 펼쳐진 세계에 빠져 들기도 한다. 그러고 보면 영상물에 음악은 빠질 수 없는 필수 요소인거 같다.

 영화를 마음으로 느끼는 것 외엔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음악도 마찬가지다. 그 음악이 클래식이라면 더욱 거리가 먼 음악이다. 그렇다고 클래식을 싫어하는 것도 아니다. 학교 때부터 주위가 산만할 때는 클래식을 자주 들었을 정도로 내 귀에 익숙한 것이다. 하지만 문외한이라 할 정도로 제목조차 알지 못하는 곡이 대다수다. 다만 귀로 듣고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정도다. 그런 내게 요점을 꼭 집어주는 책이 나타났다. 마로니에북스에서 펴낸『영화, 클래식을 만나다』가 바로 그 책이다. 이 책은 영화에서 음악의 역할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사실을 여러 영화를 예를 들어 꼭 집어 설명해준다. 물론 잘 만들어진 영화에 적절한 음악이 곁들여졌을때 그의 몇 배에 상응하는 효과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26개의 영화를 설명하면서 그 영화의 완성도에 한몫을 한 음악들을 상세히 설명해준다. 음악과 영화가 어우러져서 극대화 된 영화 장면을 눈으로 보는 것처럼...그리고 사운드트랙과 추천음반을 팁으로 넣는 친절함까지 가지고 있다. 게다가 클래식 CD 한 장을 부록으로 수록했다. (책을 읽으면서 클래식 음악까지 감상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영화가 그동안의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작들이고 오래된 고전들이라 내가 보지 못한 작품들이 더 많았지만 어느 정도 명장면을 예상할 수는 있었다. 영화장면이 삽입되어 있고 작가의 상세한 설명이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 ‘바이올린 플레이어’의 명장면은 영화를 안본 나조차 눈에 본 듯한 감동을 느꼈다. 주인공 아르몽이 나룻배를 타고 지하 하수도 터널을 지나며 온 지하가 쩌렁하게 울리도록 연주하는 음악...바흐의 [샤콘느]가 울려퍼진다. 증정된 CD에서 바흐의 바이올린 연주곡을 들으며 이 장면을 상상해본다. 또 이미 수차례 봤던 ‘쇼생크 탈출’에서 내가 간수가 된 것처럼 멍하게 스피커만 쳐다보며 영화에 빠져들었던 이유가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중 저녁 바람이 부드럽게]라는 것을 처음으로 인식할 수 있었다. 아...그래서 그랬던거구나...하고 말이다. 영화의 감동이 음악을 통해 피부 깊숙이 파고 든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게 되었다.

 『영화, 클래식을 만나다』는 영화와 음악이 적절히 어우러져 우리에게 큰 감흥을 불러 일으킨다는 사실을 이야기하면서 고전이라 여기는 클래식이 오랫동안 사랑받은 이유가 무엇인지도 설명한다. 영화음악을 따로 제작하지 않고 클래식을 적절히 활용했을때 그 파장이 어느정도였는지도 예를 들어가며 설명하고 있다. 클래식과 영화의 적절한 만남으로 영화사에 잊을 수 없는 작품들이 탄생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영화를 볼 때 그동안의 시각과는 다르게 영화를 감상 할 수 있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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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앗 - 투 - AJ공동기획신서 3
김서영 지음, 아줌마닷컴 / 지상사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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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앗』을 읽고 시앗이 첩의 순우리말임을 처음 알게 되었다. 시앗을 보면 돌부처도 돌아앉는다고 한다. 그런데 저자 김서영씨는 그녀말대로 돌부처에 맞서 이길려고 하는 것일까? 왜 이렇게 아픈 삶을 계속 살아가는지 작가에게 묻고 싶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분노하고 아파하리라 생각한다. 미혼이던 기혼이던 그 마음은 같을꺼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남자와 여자는 다를까? 난 결혼한 여자의 입장에서 이 책을 읽은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읽을수록 결혼한 여자의 입장이 되어갔다. 책속에 감정이입이 되면서 나도 모르게 불끈 두 주먹을 쥐고 있었다. 입에서는 십원짜리 욕이 절로 흘러나왔음은 두말할 것도 없다.

 『시앗』은 30여년을 함께 한 남편에게 25년지기 여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작가가 일기형식으로 써내려간 책이다. 픽션이 아니라 논픽션이다. 그 사실이 더욱 놀랍고 애처롭다. 남편의 오래된 외도를 알았을 때 느껴야 했을 절망감, 허무감, 분노 등이 담담한 글속에서도 쉽게 엿볼 수 있었다. 김서영씨는 남편의 시앗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받아들인다? 아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다. 아니 선택이라 할 수도 없을 것 같다. 하나 남은 것을 잡을 수밖에 없었으니깐...자신의 자리에서 한치로 물러나지 않기 위해 작가가 선택할 수 있는 최후의 방법이었을 것이라 추측해본다.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랑에 대해 생각해본다.

 수많은 책이나 영화 드라마에서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끝없이 찬란히 빛날 것 같던 이야기 속의 사랑이 곧 시들시들 식어버린다. 쉽게 사그라지고, 쉽게 변한다. 그것이 진짜 사랑일까? 아니면 우리가 사랑이라 착각한 것일까? 진짜 사랑이라 하기엔 사랑 자체가 너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리고 착각이라 하기엔 그 사랑을 이루는 길이 절절히 가슴 아프고 힘들기도 하다. 전자이건 후자이건 간에 사랑 자체는 거짓이 없는 것인데 어찌하여 그 사랑을 지켜가기가 이렇게 힘이 드는 것인지...

 사랑에는 책임이 따른다고 했다. 누구나 아는 말이지만 누구나 실천하지는 않는 모양이다. 작가의 남편은 진정한 사랑을 할 줄 모르는 사람이다. 책임을 다하지 않았기에...사랑을 입에 담는 그 입에 걸레를 쳐 넣어주고 싶은 심정이다. 대대로 내려온 유전이라 그런 것일까? 인간으로서 어찌 그렇게 뻔뻔할 수 있는지...? 무엇이 그를 그렇게 당당하게 하는지 직접 물어보고 싶다. 두 여자 사이에서 어찌 할 봐 몰라 하는 그 사람을 측은하게 여기는 작가를 어찌 돌부처 아래에 둘 수 있을까? 돌부처를 이기고도 한참 이겼다.

 가정을 지키는 범위 안에서 불륜을 수용한다? 남편과 시앗의 행동들은 본처의 입장에서는 전혀 수용되지 않는 것들인데...잘라 버릴 수 없기에 수용하기에 이른 그 심정을 백분의 일이라도 내가 짐작할 수 있을런지...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을 내탓이요...라고 말하는 작가이다. 남편의 외도로 인해 30여년의 인생이 무의미해져 버렸고, 그동안의 노고와 희생이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그렇지만 작가에겐 아이들이 있다. 그 세월이 완전 거짓은 아니었노라고...그렇기에 남편을 내치지 못하는 것이 아닐런지...30여년을 함께한 세월이 모두 거짓은 아니었고 또한 행복했던 적도 있었으니 말이다.

 이제 결혼을 한지 만3년하고도 반년이 지났다.

 만약 지금 남편의 외도를 안다면 당장 이혼하지 않을까?

 그렇지만 30년이 지나서 그 사실을 알았다면 내가 어떻게 할지 답을 찾지 못했다. 그런 가정만으로도 속에서 불길이 치솟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나보다 30년 이상을 더 살아오신 분이다. 그 분의 삶속에서 그 분이 찾은 정답이 있을 것이다. 어쩌면 나도 쉽게 이혼을 결정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나에겐 사랑하는 두 아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사랑, 결혼, 부부 등에 대해 생각해본다.

 가정을 지키기 위해 부부 모두 노력해야 할 것이다. 직무유기 없는 행복한 가정을 실천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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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번째 달의 무르무르 Nobless Club 13
탁목조 지음 / 로크미디어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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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의 상상력의 한계는 어디일까?

 눈을 감고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다. 나만의 세상을 만들고 구체적인 윤곽을 잡아보려고 할  때쯤 이 작업이 결코 녹녹치 않음을 알게 된다. 한계는 없지만 마음껏 상상할 수 있는 재주를 아무나 가지는 것도 아니다. 소수의 선택받은 사람들이 허구의 세상을 만들 수 있는 것이리라. 『일곱 번째 달의 무르무르』의 작가 탁목조님은 그런 재주를 가진 사람이다.

 “언제나 그러하듯, 제가 쓰는 글에서 세상은 온전히 저에 의해 태어나고 숨 쉬게 됩니다.....결국에는 한 세상을 온전히 창조해 내어야 한다는 불가능에 대한 도전이 되고 마는 것이 현실입니다....”

 라는 작가의 말처럼 『일곱 번째 달의 무르무르』는 작가의 의해 새롭게 탄생한 세계에 대한 이야기다. 이 세계는 독특하고 새롭고 신비로우며 흥미진진하다. 어떤 미사어구를 더 사용해야할지 모를 만큼 완벽한 세계다. 그것만으로도 책에 집중할 수 있었고 한권으로 끝나는 것이 아까워 조금씩 아껴 읽어갔다.  

 새로운 세계는 가이아와 일곱 개의 달로 이루어져있다. 여덟 개의 세상에서 창조주가 어여삐 여긴 것들을 가이아에 모아 두었다. 나머지 일곱 개의 달에 사는 것들이 가이아로 가지 못하는 것을 슬퍼하자 여섯 개의 달에서는 가이아로 가는 길이 열렸지만 일곱 번째 달 잊혀진 달에서는 그 문이 없다. 그리고 가이아의 생명들은 일곱 번째 달이 있음을 알지 못한다. 바로 잊혀진 달 일곱 번째 달에서 무르무르의 아이가 태어난다. 일흔두 종족이 사는 달에서 육체적 능력과 정신적 능력을 어느 정도 가진 무르무르 종족에서 스포러가 태어난다. 무르무르는 일반적으로 아이를 넷에서 열 명까지 한꺼번에 낳을 수 있지만 그로 인해 어미는 출산과 함께 죽고 만다. 아이들도 모두 아들뿐이어서 무르무르엔 암컷이 없다. 스포러의 아비 고돈은 낮은 신분으로 암컷을 구할 능력이 없는 사람이다. 그런 그가 숲에 버려진 종족을 알길 없는 암컷을 하나 주워 아이 하나를 얻었다. 하나라는 사실에 실망하지만 홀로 스포러를 잘 기른다. 무르무르같지 않은 무르무르의 스포러는 새로운 것에 대한 탐구가 끝이 없고 도전하기를 좋아하는 아이다. 이런 스포러로 인해 부자는 험난한 사냥터로 도피하게 되고, 흰머리산이 목적지인 방랑자 모둠에 들게 된다. 그 모둠엔 육체적 능력이 높은 할파스, 현자라 칭송받는 단탈리온, 은신의 종족 키메리에스, 영체에 가까운 바싸고, 작은 체구에 강령술이 뛰어난 가미긴, 사물을 변형시키는 능력을 가진 자간, 유쾌하고 재빠르며 샘에 능한 세레종족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행을 하면서 스포러는 무르무르같지 않는 성격과 능력으로 모둠원들의 인정을 받게 된다. 그리고 흰머리산을 향해 길을 간다. 언젠가는 자식을 낳고도 죽지 않을 암컷을 하나 구해 정착하기를 희망하면서...

 잊혀진 달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은 이 달에 사는 모든 생명들이 가이아를 향하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갇힌 세계다. 그럼에도 가이아를 향한 열망은 줄어들지 않는다. 일곱 번째 달에서의 삶에 아무런 불만도 없던 스포러지만 흰머리산을 향해 가면서 만나게 되는 관문너머의 세상을 보고 낙원이라 생각한다. 위험이 존재하지 않는 곳, 그곳이 곧 낙원이라 여긴다. 흰머리산을 목적지로 하는 모둠들이 수백개 있다고 한다. 그들은 왜 흰머리 산을 향해 가는 것일까?  흰머리산이 이 소설의 열쇠를 쥐고 있다. 무르무르 부자의 여행기를 담은 이 소설은 닫힌 세계를 벗어나 낙원으로 가기를 열망하는 인간 종족들의 본능적인 욕구에 대해 그리고 있다. 그곳은 어디인가? 어떻게 갈 수 있는가? 소설을 읽을수록 작가가 만든 세계에 반하고 말았다. 새롭게 만들어진 세계에 하나하나 생명을 불어넣은 캐릭터들을 배치했고 사물이며 동물이며 모든 것을 재창조했다. 읽을 때마다 한번 더 되짚어 봐야할만큼 생소한 세계지만 읽을수록 진국처럼 그 맛이 우러난다. 그 결말 또한 예상치 못한 결말...그로 인해 그 후가 더 궁금한 이야기다. 작가는 일곱 번째 달의 무르무르를 마무리 지으면서 스포러의 다음 여행이야기에 대한 여운을 남겨준다. 그리고 곧 나머지 일곱 개의 세계를 창조할 것임을 알려준다. 어서 빨리 또 다른 세계를 만나길 학수고대한다.

 두 번째 만난 로크미디어의 노블레스 클럽이다. 두 번째로 노블레스임을 증명한 책이기도 하다. 친구가 책 추천을 해주길 원했다.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일곱 번째 달의 무르무르』를 추천했다. 그리고 이 서평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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