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나간 의욕을 찾습니다 - N년차 독립 디자이너의 고군분투 생존기
김파카 지음 / 샘터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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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나간 의욕을 찾습니다 / 김파카(김유은)



요즘 어느 정도로 의욕이 없냐면
출근 시간에 위태롭지 않을 정도까지 잠을 자고
넘어져서 폰 액정이 깨지든 말든 신경쓰지 않으며
예약한 미용실에 갔는데 생각해 둔 스타일이 없어서 빠꾸먹고 돌아왔다.
퇴근해서는 밥도 미루고 널부러져있고
써야 되는 쿠폰도 두 개나 날려 버렸다
인생의 대노잼시기다,,,,,


작까님과 누가 누가 더 의욕이 없나 대결해볼라 했더니
역시 작가님도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하셨군,, 헛헛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걸까요?
뭔가 대단한 위로를 얻으려고 읽은 것은 아니나
밀레니얼 세대에 간신히 낀 1인은
프롤로그에서부터 공감과 동질감을 느끼고
진솔하고 죠큼 웃프고 담백한 이야기과 그림에
조금만 정신을 차려볼까? 생각하게 되었다.


“대단한 목표를 세우지 말고 재밌는 걸 해.
그럴 해도 힘든 걸. 그럴 바에는 기왕이면 재밌는 걸 해.”


그냥 힘 쫙 빼고 할 수 있는 걸 하기.
좋아 보이는 것 말고 나에게 맞는 걸 하기.
그걸 하다보면 가장 촌스럽고 이상한 것이 남는데
그게 ‘나만의 것’일 확률이 크다고.


대단히 감동적이지 않았으나
이렇게 초라한 내 모습에 살짝 위안이 되었다.
제일 이상하고 촌스러운 것 그게 나다.
창피하지 않아.


비밀글 없는 전체공개는 늘 불편하지만
내 글을 누가 읽겠어?
생각보다 사람들은 나에게 관심이 없음ㅋㅋㅋㅋㅋ


노잼의 시기에 너무나도 시의적절한 책이었다.
작가님 인스타 봤는데 그림 어쩜…
책에 나온 것처럼 매일 올리셨다는 그림들,
완죤 좋다.


집 나간 의욕을 다시 불러들이려면 꼭 읽어 보시길!


#집나간의욕을찾습니다 #김파카 (@kimpaca)
#샘터 #물방울서평단 #도서제공
#에세이 #재주로먹고사는프리작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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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일상 - 천천히 따뜻하게, 차와 함께하는 시간
이유진(포도맘) 지음 / 샘터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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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일상 / 이유진  


언제 차를 마지막으로 마셨지? 
요즘은 커피를 주로 마시느라 아침 루틴으로 마시는 음양탕 말고는 무슨 차를 마셨는지 기억이 없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만들기 시작하는 배대추차.
아빠가 꽤나 좋아하셔서  넓고 큰 냄비에 배랑 대추랑
생강이랑 가시오가피랑 여러 약재를 다 넣고 푸욱 끓여
지난 겨울을 그렇게 보냈다.

차에 대한 지식도 없고 몸에 어떤 작용을 하는지도 따져보지 않았지만
그저 재료를 다듬고 깨끗한 물을 부어 넘치지 않게 신경쓰며 아이 돌보듯 끓여낸 그 행위가 좋았던 것 같다.


차 라고 하면 나에게는 외국에서의 경험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언제 어디서든 녹차를 권하는 차문화권의 나라에서
집마다 조금씩 다른 것 같은 차를 대접받는 일이 참 신기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차는 2년 동안 살았던 우즈벡 카라칼팍에서 먹었던 홍차인데, 정확하게 말하면 우유를 넣었으니 밀크티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현지 언어로는 ‘카라 차이’라고 불리는데, (검은 차, 즉 블랙티라는 뜻이다.) 참 특이하고 마음에 드는 것은 차를 물에 끓여 검은 빛이 날 때까지 우린 다음 적정한 시기에 우유를 붓는데, 그 타이밍을 맞추는 것도 노하우가 필요하다. 아무때나 부으면 넘칠 수도 있다. 어느 정도 같이 우리면 색깔이 뽀얀 상아색에서 연갈색이 되는데, 그 때 찻잔에 부어 마시는 것이 그 나라의 차 문화이다. 단 것을 좋아하는 나는, 보석인지 얼음인지 모를 설탕 덩어리를 작게 으깨서 차에 넣어 마시는 것을 너무 좋아했다. 그 차 맛 때문에 정말 한국에 오고 싶지 않을 정도로, 내게는 한참 시간이 지난 지금도, 아니 앞으로도 잊히지 않을 맛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차를 마시고 싶어졌다. 러시아에서 마신 차들, 커피 말고 따뜻한 뭔가가 생각나서 시켰던 카페에서의 날들. 
티 소믈리에의 잔잔한 일상 이야기를 읽으며 차를 가까이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고, 근 5년 정도 음양탕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있는 나와 저자의 아침 루틴이 같다는 점에서 괜시리 하이빠이브 하고 싶었다.
음양탕 습관, 정말 좋다는 걸 알기에, 앞으로도 음양탕 리추얼은 계속할 것이다.


책 읽으면서 예쁜 잔과 그릇들, 먹어 본 적 없는 다양한 차에 대한 소개는 물론 일상을 어떤 마음으로 대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깊이 배웠다.

차를 함께 마신다는 것이 얼마나 의미있는 건지,
사진첩에 남겨둔 사진들을 뒤적여 보게 되었고… (추억 여행)
차 문화권 나라에서 마시던 차들, 그렇게 한 보따리 사온 차들을 막상 한국에서는 아이스커피만 사마시느라 유통 기한 지나고 버리기 일쑤였는데 그게 너무나 아깝다. (이제와서)


내가 얼마나 많은 차를 얻어 마셨더라…. 되뇌어 보면
자목련 나무 아래에서의 차와 스님이 주신 국화차, 
쌀쌀한 날 텀블러에 담아 오신 향긋한 블렌딩 차 한 잔,
홍차를 오래 끓이고 우유를 부어 만든 카라칼팍식 블랙티,
향긋한 러시아의 홍차 등 셀 수가 없다.


조급하고 여유가 없던 요즘이었는데 책 읽고 여유도 생기고 기분도 좋아졌다.
특히 일상 루틴에 대한 좋은 글들과 예쁜 사진들,
저자의 감각을 엿보며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고
소장 가치가 너무 높은 책이라 굉장히 행복하다!

또, 맛있게 우려내 나의 사람들에게 대접할 수 있는 차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 정말 많이 했다.

천천히 따뜻하게.
차와 함께하는 시간

현대인의 필독서로 지정해 주쎄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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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선·면
구마 겐고 지음, 송태욱 옮김 / 안그라픽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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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点선線면面 / 구마 겐고 📚




🪵 나무를 사용한다면 가능한 닫히는 형태를 피하고 나무 특유의 듬성듬성한 개방감을 만들어내고 싶었다. 전체는 크지만 우리 눈앞에 있는 것은 작은 점이나 선이다.

🧱 콘크리트를 사용해 즉석에서 만든 크고 튼튼한 볼륨 안에 가능한 많은 사람을 밀어 넣는 방식이 20세기 기본 생활 양식이고 경제 방식이었다. 사람들은 공기 환경을 조절한 부자연스러운 밀폐 공간에서 지내는 생활을 행복으로 착각했다.

🏡 그 이전 시대에는 볼륨 바깥에 다양한 행복이 있었다. 골목을 돌아다니거나 툇마루에서 빈둥빈둥 노는 행복은 볼륨 바깥이니까 할 수 있는 찬란한 경험이었다.



볼륨 확대를 지상 목적으로 하는 콘크리트 시대의 특징을 설명하며 유연한 공간과의 차이를 내비치는 이 책.

문과생의 건축 도서 읽기는 늘 어렵지만, 낯설고 복잡한 단어와 개념을 읽으며 건축가들은 천재라는 말에 다시금 동의하게 되었다.

사진도 설명도 있어 좋았는데, 생각보다 내게 익숙한 한국 건축물 사진과 특징은 찾기 힘들다. 보통 일본과 중국, 좀 멀리 가면 이탈리아 정도.


오늘 점심 먹은 곳은 한옥을 개조한 곳, 커피는 잔디 위 풀밭 나무 밑둥이 의자였다. 내게도 이런 작은 점선면들이 눈에 깊이 들어올 때까지, 찬찬히 읽고 공부해야겠다.



#점선면 #구마겐고 #건축가 #건축도서 #건축서
#안그라픽스 #오늘의점선면 #오늘의독후감
#예쁜건물 #자연그대로 #사람과건축 #点線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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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각의 번역 - 요리가 주는 영감에 관하여
도리스 되리 지음, 함미라 옮김 / 샘터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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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각의 번역 / 도리스 되리

부제: 요리가 주는 영감에 관하여 🥑🫑🫒🧄🧅🥙🥘


먹으려고 사는 것은 아니지만 사는 데 아주 중요한 부분임에 틀림없는 ‘먹는 것’에 대한 생각.

오늘만해도 외갓집에서 잘 익은 김치를 먹고 할무니네 김치냉장고를 털어 왔지요. 엄마 젖을 떼고서는 분유도 아니고 우유도 아니고 바로 밥을 먹었을 테니, 평생의 입맛이 엄마 손맛일 거예요. 그래서 김치, 장과 같은 한쿡 음식을 좋아하지요. 맛있는 반찬 앞에서는 밥도 두 그릇이니 탄수화물 중독자구요.

그런데 이 책 읽는 내내 생각난 건 낯설게 다가왔지만 입맛에 맞아 좋은 추억으로 남은 것들이었어요.
무언가를 맛있게 먹었던 추억들은 사진으로 남아 있네요.

블라디 해양공원에서 먹었던 샤슬릭,
타슈에 처음 갔을 때 공원 근처에서 먹었던 라그만,
누쿠스에서 홀로 먹었던 국시,
김치와 먹으면 더더더 맛있는 쁠롭,
처음 뵌 고려인 선생님 집에서 먹은 수북한 밥과 장국,
낯설고도 흐린 핀란드에서 유로를 셈하며 먹었던 연어 수프,
탈린 여행길에 달달한 위로였던 진한 커피와 밀푀유 한 조각,
뻬쩨르에서 먹었던 쁘쉬키, 쩨레목의 블린,
고잘이 싸온 흰 쌀 밥에 생선 커틀렛,
아이다울롓이 만들어 준 키위 바나나 케이크,
누쿠스 사람들이 겨울에 먹는 카박(호박)쌈싸,
피망 안에 고기 소를 넣어 찐 갈룹찌,
여름에는 마른 살구를 넣은 녹차,
사계절 내내 먹어도 좋았던 카라차이까지.
요리는 참 못하지만 어디선가 먹고 사느라 열심히였어요.


여행길에 큰 힘이 되어주었던 든든한 먹거리들. 이렇게 맛있게 먹었던 느낌으로도 추억과 기억이 살아나곤 하네요. 그리고 아직도 먹지 못한 음식이 많다는 걸 깨달아요. 먹는 즐거움과 기쁨이 너무나 큰 1인.

독일 사람인 저자는 다양한 요리에 대한 자기의 생각과 가치관을 썼어요. 가독성이 너무 좋고. 신간인 만큼 우유와 환경, 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저는 ‘문어’에 대한 이야기가 참 재미있었어요. 꼭 만들어 먹고 싶었던 ‘우메보시’에 대한 이야기도 좋았고요. 양배추 이야기도 빠지지 않아요. 색이 변해가는 양배추를 살리려고 버터 넣고 ‘양배추 스테이크’를 만들어 혼자 만족해하며 먹던 기억도 나더라구요. 버터로 구우면 뭔들 안 맛있..

이 책은, 정말 그런 책이에요. 음식과 요리에 대해 가볍게 읽을 수 있고, 음식을 즐겁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영감을 주기도 해요. (요리가 주는 영감에 관하여)라는 부제처럼요.

공감한 이야기 중 하나는, 조리 기구들이 점점 간편해져서 손으로 만들어가는 재미가 사라지고 있다는 부분이었어요. 요리를 즐기는 분이니 손이 가는 시간이 단축되는 것이 얼마나 아쉬울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음식은 손맛이다.는 말에 공감하지만 취미가 아닌 이상 바삐 돌아가는 식당 안에서는 편리한 도구에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죠.


맛있는 음식으로 배를 채우고, 자기가 먹었던 음식과 그에 대한 이야기를 끊임없이 나눌 수 있는, 그런 시간이 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오늘은 누들 다큐멘터리를 보고 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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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높이뛰기 - 신지영 교수의 언어 감수성 향상 프로젝트
신지영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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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어의 높이뛰기 / 신지영


언어로 밥을 먹고 사는 사람이 된 지 5년이 지났다. 조사 하나, 어감 하나에 신경을 쓰며 피드백을 주고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는 것 중 하나는 타인과 주고받는 언어에 대한 민감성이다.

석사 공부 전에 시작한 일이니 올바른 말과 문법에 어색함도 느끼고 피곤함도 있었다. 가끔은 적확한 문법 표현에서 벗어나 느슨한 말을 골라 하고 싶었고, 어떨 땐 아무 말 하지 않고 하루를 보내고 싶기도 했다.

말이라는 것이 그랬다. 너무 많은 말을 한 것 같은 날에는 괜히 부끄러웠고 말로 실수했을까봐 신경쓰였다. 언어를 하는 사람이니 말을 잘하거나 말을 좋아할 거라는 기대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나는 여전히 말을 적게 하고 싶고 생각과 느낌을 말보다 글로 전하는 것이 더 편하다. 말이 남기는 오류와 실수를 적나라하게 경험하기도 했고, 말을 이해하고 설명하느라 힘이 소진될 때가 자주 있기 때문이다.

그럴 때면 타고난 이야기꾼이나 타고나기를 언어적인 능력이 있는 분들을 떠올리곤 한다. 나처럼 머리에서 여러번 말을 거치고 알맞은 단어를 고르고 골라서 어렵게 꺼내면서도 떨리고, 이 말이 이 상황에 어울리는지 아닌지를 곱씹는 피곤한 서타일은, 그런 분들이 참으로 부럽다.


최근 빌려온 어감 사전 책과 더불어 최근에 읽은 이 책은 우리가 무심코 잘못 쓰는 언어에 대한 책이다. 사물을 존대하는 이상한 높임법부터 가족호칭어, 차별의 의미가 담긴 어휘들, 무분별한 외래어, 줄임말 등에 대한. 언어가 어렵고 잘못 쓰는 말들이 많다고 느낀다면, 이 책을 편하게 읽어 보시라고 추천하고 싶다.

나도 ‘비말’, ‘코호트’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몰라 사전을 찾았으니까. 엠비가 ‘당선자’의 한자가 ‘놈 자’자라는 이유로 ‘당선인’이라는 표현을 써 달라고 했다는 걸 몰랐으니까. 그런데 그 ‘놈 자’자는 사람을 비하하는 표현이 아니라는 것도 그들은 몰랐을 테니까.



#언어의높이뛰기 #신지영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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