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될수록 더 좋아지는 것들 - 라이프 스타일리스트 권은순의 집 이야기
권은순 지음 / BOOKERS(북커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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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순이인 나는 바깥보다는 집을 선호하고, 그렇기에 어떻게하면 집을 더 편하고 감각적인 공간으로 꾸밀 수 있을지에 골몰한다.

그러다, 디자이너 출신 라이프 스타일리스트 작가님의 책을 접하게 되었다. 제목도 어쩜, 사람들이 끌리게 할 만한, '오래될수록 더 좋아지는 것들'. 제목마저 감각적이야!!!

 

'내가 생각하는 집은 하루 일과를 마치고 빨리 돌아오고 싶은 곳, 오래 머물고 싶은 곳이다.'

'집은 아름답게 꾸미는 것이 우선이 아니다. 나와 가족이 집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그래서 나와 가족을 위해 어떤 공간이 필요한지 생각하는 것이 우선이다.'

작가님의 가치관과 안목이 묻어난 글에서 작가님의 일상을 엿보는 것 같았다.

 

책을 펼치면, 아늑하고 정갈한, 깔끔하면서도 따뜻한 인테리어 사진을 보게 된다.

예쁜 인테리어를 보면, 좋다고 느끼지만, 아기자기한 소품이나 용품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내가 관심을 갖기에 좋았다.

 

특이한 테이블과 램프, 결혼기념일 선물인 작고 멋스러운 오디오, 선풍기, 꽃병, 디퓨저와 캔들, 다양한 식기와 아이디어 상품들,  청소용품, 악세사리, 그리고 등산화와 구두, 그리고 책의 마지막에 소개된 버켄스탁까지. 정말 다양한 '오래된 것들'에 대해 알게 된다.

 

한 번쯤은 나도 필요하다고 느꼈고, 이것저것 찾아보고 구매를 고민했던, 그런 물건들에 대한 스토리인데, 무조건 비싸거나 이름있는 것이 아니라, 소소하면서도 시간이 지날수록 존재감을 나타내는, 그런 근사한 물건에 대한 이야기였다.

 

소비는 전염된다고 했던가, 책을 덮고, 나도 마놀로 블라닉을 찾아 보고, 버켄스탁을 검색했다. 많아서 집에 물건이 차고 넘치는 것보다는, 편안히 자리잡아, 집과 가족과 함께 나이먹고 오래되어가는, 그런 귀한 물건들을 찾아야겠다. 흔한 것보다는 유일한 것으로. 단정한 품으로 나와 가족을 맞아줄 물건들로 집을 채워야지.

 

오랜만에, 이런 소소하고 귀여운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오래된 것들의 근사함을 아는, 작가님의 취향은 더없이 좋았다.

 

*책을 열심히 읽다가 알게 된, 책 뒷표지엔 내가 좋아하는 윤영미 아나운서의 추천사도 있다.

역시~ 감각적인 분의 추천사! 믿고 보길 잘했다! 소장하길 잘했다!

 

 


내가 생각하는 집은 하루 일과를 마치고 빨리 돌아오고 싶은 곳, 오래 머물고 싶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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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할 권리 - 우리는 어디쯤에 있는가
조르조 아감벤 지음, 박문정 옮김 / 효형출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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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출간된 '얼굴 없는 인간'을 읽고 '저항할 권리'를 읽었다. 이탈리아의 철학자인 '조르조 아감벤'. 팬데믹 시대를 향한 그의 시선과 생각을 박문정 교수가 책으로 엮었다. 아감벤의 글이 어렵다고 생각되지 않은 이유는, 이중번역을 거치지 않고 읽을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아감벤은 현 시대를 대표하는 사상가이다. 학자들 사이에서 그의 글은 뜨거운 논쟁이 된다고 한다.

아감벤의 시선과 생각을 짧게 요약하자면, 이렇다.
언제나 위기 속에서 살아가는 데 익숙했던 인류는 생물학적인 존재로 축소되고, 사회 정치적 영역, 인간적이고 정서적인 측면까지 상실하게 되었다. 그래서 얼굴도 없고 신체 접촉도 없는 사회는 빠르게 파멸로 치닫는 유령사회가 되고 말 거라는 것이다.

다수의 접종자들의 소수의 미접종자들에게 항의하는 일, 해임당할 것을 각오하고 백신 접종을 거부한 교수들, 집단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설치류인 레밍의 습성을 현재 우리에게 비유한 내용은 또 다른 생각을 하게 해 주었다.

이 질병이 시작된지 3년이 되었지만 나는 아직은 감염되지 않았다. 그 아픔과 고통과 공포만을 대리 경험했을 뿐이다. 그러나 감기의 하나인 이 질병에서 3년째 자유롭지 못한 것이 사실이고 이러한 상황이 꽤 장기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언제쯤 마스크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언제쯤 이 질병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언제까지 다수의 안전을 위해 가기인이 불편함과 고통을 감내해야 할까. 많은 생각이 들었다.

수많은 논쟁을 불러온 그의 글을 읽을 수 있어 좋았다. 팬데믹이 시작된 후로 줄곧 통제 속 생활이 익숙해져 있는데, 참으로 신선하게 이 상황의 시각을 살펴볼 수 있었다.



'얼굴 없는 이웃을 경계하라
당신의 시체를 소각하는 사람을 경계하라
당신과 당신의 일상을 분리시키는 사람을 경계하라
누가 당신의 죽음을 계산하는지 경계하라
순종하는 자들을 경계하라
이탈리아로부터 이탈리아를 경계하라.'


#조르조아감벤 #이탈리아사상가
#얼굴없는인간 #저항할권리
#바이오보안 #그린패스 #레밍
#박문정 #효형출판 #서평 #생각할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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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식물상담소 - 식물들이 당신에게 건네는 이야기
신혜우 지음 / 브라이트(다산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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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학자들은 이렇게 다 고우신가
이런 식물과 꽃 그림 좋아하는데..
이 책 예쁜 그림 속 글도 좋다.

식물 상담을 하며 나눈 이야기들,
우리 한 번씩은 고민해봤던 생각들이라 공감했다.

모두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글쓰기가 목표라는
멋찌고 고운 작가님.


“자연은 당연한 듯 곁에 있지만, 그 당연한 아름다움에 눈을 뜨게 되는 시기는 사람마다 다르다. 아무리 설명을 들어도 관심 없고 예쁜지 몰랐다가 불현듯 옆에 있는 자연이 너무 완벽할 정도로 아름답다고 깨달았을 때, 나는 그 사람 곁에 있어주고 싶다.”


그림 그리는 식물학자
신혜우 님의 산문집,
도서전에서 만나 홀로 반가웠었다.
식물들이 건네는 말에 귀기울여 보시기를.



#신혜우 #이웃집식물상담소 #다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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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의 불교 공부 노트
지지엔즈 지음, 김진무.류화송 옮김 / 불광출판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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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일이 있어서 행복해하며 일어나던 때가
언제였더라. 까마득하다.
눈을 뜨자마자 시작되는 삶의 고통과 괴로움

고집멸도 안에서 고통에서 벗어나는 지혜와 공성에 대한 인식 속에서 현재의 즐거움 얻는 것을 파악하는 지혜를 배우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큰 일을 해낸 것일까.

“온갖 꽃이 만발한 정원을 지났으나
꽃잎 하나도 몸에 붙지 않았네.”

철학자의 불교 공부노트를 엿보며
분명하게 알게 된 것은,
고통과 죽음이 두렵지 않다는 것과
작은 마음속 수행들을 계속 해야겠다는 것.

수행은,
배우면서 자신을 행복하고 즐겁게 바꾸어 가는 변화의 과정.

마음을 가라앉히기 힘든 내가 해 볼 여러방법의 수행이
나와 있어 읽기 좋았다.



그리고
업에 관한 깊은 사유 하기
장황한 말보다 조금이라도 실천하고 실행하기.

+
고통을 가장 친한 친구처럼 받아들이기.





#철학자의불교공부노트 #지지엔즈
#불광출판사 #빛무리 #신간 #서평
#인문 #철학 #마음공부 #책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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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코프의 러시아 문학 강의 - 개정판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지음, 이혜승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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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태어난 순으로 고골, 투르게네프, 도스도옙스키, 톨스토이, 체호프, 고리키까지 한 세기 러시아문학 작가와 대표작품을 모은 강의록이다.

저자는 귀족 출신으로 볼셰비키 혁명을 피해 외국으로 떠나야 했던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롤리타’의 저자라고 하는데 난 아직 롤리타를 못 읽어봤다. (앞으로도 아마 안 읽을..)

왜 이 책을 학부 때 찾지 못했을까 싶었다. 초판 인쇄가 2012년이니 찾지 못한 것이 당연한데 왜 소름이 돋을까. (MZ세대인데 내가 화석이라니ㅜㅜ) 작품의 본문 내용이 실려있고 작가와 작품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한다. 내용이 너무 알차서 한 학기(아니 일 년) 강의를 듣는 것 같았다.

카라마조프를 읽고 아직도 소화가 안 되어 한 10년 정도 아무것도 안 읽어도 좋을 것 같은데, 오랜만에 두꺼운 책을 다시 읽으니 붙잡고 있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저자는 도스도옙스키에 대해 그리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는데 대표작 소개를 제일 많이 해 놓았다. 고골의 작품이 러시아인에게도 4차원의 소설로 평가되다니. 시대를 앞서간 천재 작가들 앞에서 난 드릴 말이 읎으유.

체호프의 강의록 부분에서 그는, ‘21세기에는 러시아가 더욱 매혹적인 나라가 되어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는데, (보 고 있 나 러 시 아)

늘 세계적으로 높이 평가받는 러시아 문학이 나에겐 너무나 어려웠고 이해하기 힘들었다. 지금도 그렇다. 그래도 더 많은 번역가들이 좋은 현대작품도 읽을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그저 안타깝고 씁쓸할 뿐이다.

나보코프도 그랬겠지. 극우파에 의해 아버지는 목숨을 잃고 결국 외국을 떠돌며 글을 쓰고. 그럼에도 문학 강의를 하며 작가를 알리고.

부분 부분 있는 그의 실제 강의 노트에는 러시아어가 한 마디도 없다. 숫자 아니면 모두 영어. 철저하게 외국어를 사용하며 지냈을 그. 번역하는 순간 불필요하거나 모호하다고 생각되어져 삭제되는 문장이 생긴다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했던 나보코프.

벌써 반세기가 되어가는 그의 강의록. 누군가가 잘 엮어주어 이렇게도 읽을 수 있었다. 다시 한번, 기록의 의미와 소설의 대리경험을 생각해 본 유익한 시간이었다. 세계문학 러시아 걸작선을 꾸준히 출간해 주는 을유문화사 최고!

#러시아문학 #나보코프의러시아문학강의 #강의록
#블라디미르나보코프 #을유문화사 #이혜승옮김
#문학 #세계고전 #비평 #도서제공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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