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왈츠 - 세대를 초월한 두 친구, 문학의 숲에서 인생을 만나다
황광수.정여울 지음 / CRETA(크레타)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지막왈츠 💃🏻🕺🏻


44년생 황광수와 76년생 정여울은 어떻게 이토록 절친한 벗이 되었을까요. 우리 사이엔 아무런 실용적 목적이 없었기 때문이지요. 우리의 우정에는 아무런 목적이 없었으니까요. 우리는 한 번도 이해관계로 얽힌 적이 없었습니다. (정여울)

여울아, 나는 악성댓글조차 받아본 적이 없어. 사람들이 날 모르거든. 칠십 평생 글을 써왔는데도, 나를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야. 문학평론가들이나 작가들, 혹은 내 제자들이 아니면 내 글을 읽어주는 사람이 별로 없어. 책을 낼 때마다 스무 명 넘는 사람들한테 일일이 손으로 사인해서 책을 보내주는데도, 잘 받았다거나 고맙다는 인사을 하는 사람조차 거의 없어. 하지만 넌 악성댓글보다 독자들의 사랑을 훨씬 많이 받잖아. 그리고 내가 있잖아. 네 모든 글의 첫 번째 독자인, 내가 있잖아. (황광수)

우리 사이엔 삼십이 년의 나이 차가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나이 차를 자꾸만 잊어버려요. 자꾸만 선생님께 말도 안 되는 농담을 걸고 싶고, 장난을 치고 싶어집니다. (정여울)

만나면 만날수록 선생님이 멋져 보였다. 차분한 어투 속에 감춰진 단호함이 좋았다. 어떤 이야기를 할 때도 찰진 비유를 섞어가며 말하는 모습이 멋있었다. 맛깔나게 소주를 마시는 모습과 멋들어지게 담배를 피우는 모습까지도 좋았다. (이승원)



이 책은, 두 달 전인 9월 29일 고인이 된 황광수 선생님께 보내는 애도편지인 동시에 그를 사랑한 이들의 기록물이다.

나이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친구가 될 수 있는 일,
그런 친구가 나도 될 수 있을까, 내게도 그런 친구가 있을까
나와 비교하며 읽게 되었다.

어떠한 이해관계도 없기에 순수한 우정으로 서로를 응원한 두 분, 멋지고 부럽다.

그 선생님을 얼마나 존경하고 사랑하는 지 느껴지는 정여울 작가의 글들, 이야기를 편집한 이승원 작가의 글, 여기 있는 어떤 누구도 마음 안 따뜻한 사람이 없구나. 이 분들의 말투와 다정함, 서로를 귀하게 여기는 마음에 코끝이 찡했다.

보이지 않는 응원을 분명히 느끼며,
‘무지하게 사랑해!’




📖
#황광수X정여울
#크레타 #어썸북스
#황광수 #정여울 #이승원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도 한껏 무용하게 - 뜨개질하는 남자의 오롯이 나답게 살기
이성진 지음 / 샘터사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깊어가는 가을날, 침대에 누워 잠들기 전 읽은 책.
따뜻한 신간 에세이를 소개합니다.

세상의 차가움에 얼어버린 마음을 녹여 줄
포근한 이야기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한국어를 가르치는 저도 교재에 ‘-답다’는 표현들이 있어 공부할 때마다 
차별적일 수 있다 생각해서 불편한 것이 사실이에요.
작가님도 ‘-답다’는 접미사를 갖다 붙이는 걸 가만히받아들이지 않는 분. 
어느새 자신의 품사를 세상의 요구에 맞춰 변화시키려 하지 않는 사람이 되셨다네요. 

하지만 달리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 
너답다, 하루키답다, 혹은 우리 이웃의 친구의, 우리 지인의 누구누구답다. 
그런 말들이 불편하지만은 않네요.
‘나답다’는 말의 상자를 들여다보는 연습을 담아내신작가님. 
저도 이 문장을 읽으머 반추하게 되었어요. 
지금까지 제가 무수히 들어왔던 ‘너답다’라는 말. 
그 말엔 냉소도 비판도 있었지만, 저를 잘 아는 누군가의 애정어린 시선도 분명 있었거든요. 
고유한 저만의 매력이 있다는 뜻 아니겠어요? 훗후😉


드라마의 한 장면이야기도 등장하지요.
인맥이 전부인 것처럼 보이는 요즘 세상에
집순이 집돌이처럼 기거하는 좁은 인맥을 갖고 있는 사람.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정말 좋은 사람을 만났을 때
그 사람에게 잘해 줄 수 있는 환경을 갖춘 사람이 되는 것.
정말 좋은 문장이네요.
작가님이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지내시는 지 조금 엿볼 수 있어요. 
마음이 몽글몽글, 따뜻해져 오네요.



작가님 어머님께서 하신 말씀:
글씨 못 쓰는 사람들은 영 멋없어 보이더라.
글씨 잘 쓰는 건 매력 포인트 중 하나인 것 같아요!
작가님은 나름 열심히 글씨 잘쓰는 법을 연구하셔서 그 비법 몇가지를 공유해 주셨습니다! 
(책을 참조해 보세요! p.103)



책이 좋은 이유는 타인의 아름다운 생각을, 
따뜻한 가치관과 삶에 대한 태도를 엿보고 배울 수 있기 때문이겠지요?

저는 페이지의 문장 문장들이 정말 좋았답니다.
‘삶은 귀한 것이고 너는 초대받은 손님이니 우아하게 즐기다 가라’고 한 
김진영 선생님의 말씀이 기억나네요. (📖아침의 피아노)


사실 이 책, 뜨개질에 관한 책인 줄 알았는데요,
뜨개질하는 헌병대 출신 남자분의 세심한 기록물이네요.
어찌 차별적 시선이 없었을까요. 
그럼에도 인생을 귀하고 소중히 여기며 타인을 존중하는 태도.
정말 멋지네요. 저 읽으면서 많이 배웠습니다.


‘무용하다’.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에서 나온 대사였지요.
단어 그대로 ‘쓸모없다’라고 곧이곧대로 해석하지 않게 되네요.
유용하다는 말의 반의어겠지만 다른 결의 가치가 있는 어휘로 느껴져요.



뜨개질하는 남자의
오롯이 나답게 살기 에세이,
정말 잘 읽었습니다.
무용하게 살고 있는데, 위로 많이 받았네요!

다가오는 겨울을 따뜻하게 만들어 줄
정다운 책이에요.



#오늘도한껏무용하게 #이성진 #샘터사
#에세이 #에세이추천 #신간에세이 #책추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라이온의 간식
오가와 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라이온의간식


이 연말, 지금, 읽었으면하는 소설로 추천!
호스피스 라이온의 집. 실제로 이런 곳 있겠지?
‘츠바키 문구점’ 작가의 신작이라고 해서 읽었는데
역시나 좋다. 따뜻한 문장들, 좋구나!



-내일이 오는 걸 당연하게 믿을 수 있다는 건 정말로 행복한 일이구나. 그 사실을 모르고 사는 이들은 얼마나 복받은 것인가. 행복은 자신이 행복하다는 걸 깨닫지 못하고 사소한 불평불만을 흘리면서 평범한 매일을 보내는 것일지도 모른다.

-산다는 것은 누군가의 빛이 되는 것

-사람은 있재, 즐거워서 웃는 기 아니고, 웃어서 즐거워지는 기라. 나무젓가락이든 연필이든 뭐든 괜찮으니까, 시험 삼아 한 개 입에 물고 히힛 하고 웃으면서 만화라도 읽어 바래이. 재미있대이. 그라믄 있재, 뇌에도 도파민이란 게 나온다 카네. 엄청나재?




📒
#오가와이토
#알에이치 #RHK
#소설책추천 #가제본서평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FTL에 어서 오세요 그래비티 픽션 Gravity Fiction, GF 시리즈 19
클레이븐 지음 / 그래비티북스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FTL에어서오세요


배경은 31세기, 소행성에 위치한 음식점 FTL(Faster Than Light).
빛보다 빠르게 고객이 원하는 시간 전 음식을 배달한다.
100년 전 급작스런 압력밥솥 사고로 죽었다가 깨어난
체린이 알바생으로 강제 채용되어 ‘릭’이라는 친구와 배달 임무를 맡으며 벌어지는 이야기.

작까님이 기계공학 전공하셨는데 암담한 배경에 담담한 어조로 캐릭터의 모습을 쓰는 걸 좋아하신다고 한다.
SF 책은커녕 영화 보기도 어려운 내겐, 완독이 힘들거라 생각했지만 블랙코미디에 코미디 세 글자를 믿고 완독.
어이없는 설정에 픽픽 웃게되는데, 여윽시 블랙코미디!

인권도 없고 시공간 막 가고 무기도 기발하고.
21세기에 살고 있어 다행이라 여겨야하나 싶었다.

SF를 좋아하는 사람은 만족할 책, (500페이지가 넘지만!)
덕분에 내가 저 어두운 행성 사이사이를 날아갔다 온 기분.


‘당신은 유죄일 수도 있기 때문에 감옥에 갇혀 있는 거고, 감옥에 갇혀 있기 때문에 유죄이므로, 따라서 당신은 유죄입니다.’ -판사봇

‘어쩌면 레이저는 31세기에서 가장 인도주의적인 무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
#클레이븐 #그래비티북스 #sf장편소설 #책추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호의는 거절하지 않습니다
김남희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혼자라는 사실에 새삼 마음을 다치는 밤이 찾아올 때면 커튼을 열고 창밖을 바라본다. 건너편 산등성이 아래 무수한 불빛이 일렁이고 있다. 모르는 이들의 사연이 불빛 하나마다 매달려 있다. 나처럼 잠 못 이루며 뒤척이는 이가 있을 거라고, 알 수 없는 내일에 대한 불안함을 끌어안고 혼자 견디는 이가 있을 거라고 그렇게 상상해보면 쓸쓸함이 조금은 희미해진다.



서른넷이 곧 된다. 김남희 작가님은 서른넷에 방을 빼고 적금 깨 배낭을 꾸렸다고 한다. 업어주고 업히는 삶, 작은 호의를 주고받으며 건너온 하루. 우리는 서로의 약함에 기대어 살아갈 수 있을 것만 같다. 오늘, 타인의 친절에 기대어 살아온 내 삶에 감사하며, 늘 업히는 삶이지만 누군가를 업어주고 싶어진다.

따뜻한 글과 삶에 대한 태도가 너무 매력적인 분이라 읽으며 정말 좋았다. 작가님의 인스타 글을 읽으며 여행에 삶에 진심인 분이라는 걸 느꼈다. 나도 ‘우중하하’로 여행길에 함께이고 싶은데 그러기엔 아직 중년이 아니여…



좋았던 문장, p230

어떤 모욕을 받아도 어떤 고통이 할퀴고 가도 그저 살아내는 것. 그러니 우리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오늘 하루치의 고독과 피로를 묵묵히 견뎌내기를.


마음에 닿는 참 좋은 책📒



#호의는거절하지않습니다 #김남희 #문학동네
#산문 #산문집추천 #생전장 #인간적인책읽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