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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한껏 무용하게 - 뜨개질하는 남자의 오롯이 나답게 살기
이성진 지음 / 샘터사 / 2021년 11월
평점 :
깊어가는 가을날, 침대에 누워 잠들기 전 읽은 책.
따뜻한 신간 에세이를 소개합니다.
세상의 차가움에 얼어버린 마음을 녹여 줄
포근한 이야기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한국어를 가르치는 저도 교재에 ‘-답다’는 표현들이 있어 공부할 때마다
차별적일 수 있다 생각해서 불편한 것이 사실이에요.
작가님도 ‘-답다’는 접미사를 갖다 붙이는 걸 가만히받아들이지 않는 분.
어느새 자신의 품사를 세상의 요구에 맞춰 변화시키려 하지 않는 사람이 되셨다네요.
하지만 달리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
너답다, 하루키답다, 혹은 우리 이웃의 친구의, 우리 지인의 누구누구답다.
그런 말들이 불편하지만은 않네요.
‘나답다’는 말의 상자를 들여다보는 연습을 담아내신작가님.
저도 이 문장을 읽으머 반추하게 되었어요.
지금까지 제가 무수히 들어왔던 ‘너답다’라는 말.
그 말엔 냉소도 비판도 있었지만, 저를 잘 아는 누군가의 애정어린 시선도 분명 있었거든요.
고유한 저만의 매력이 있다는 뜻 아니겠어요? 훗후😉
드라마의 한 장면이야기도 등장하지요.
인맥이 전부인 것처럼 보이는 요즘 세상에
집순이 집돌이처럼 기거하는 좁은 인맥을 갖고 있는 사람.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정말 좋은 사람을 만났을 때
그 사람에게 잘해 줄 수 있는 환경을 갖춘 사람이 되는 것.
정말 좋은 문장이네요.
작가님이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지내시는 지 조금 엿볼 수 있어요.
마음이 몽글몽글, 따뜻해져 오네요.
작가님 어머님께서 하신 말씀:
글씨 못 쓰는 사람들은 영 멋없어 보이더라.
글씨 잘 쓰는 건 매력 포인트 중 하나인 것 같아요!
작가님은 나름 열심히 글씨 잘쓰는 법을 연구하셔서 그 비법 몇가지를 공유해 주셨습니다!
(책을 참조해 보세요! p.103)
책이 좋은 이유는 타인의 아름다운 생각을,
따뜻한 가치관과 삶에 대한 태도를 엿보고 배울 수 있기 때문이겠지요?
저는 페이지의 문장 문장들이 정말 좋았답니다.
‘삶은 귀한 것이고 너는 초대받은 손님이니 우아하게 즐기다 가라’고 한
김진영 선생님의 말씀이 기억나네요. (📖아침의 피아노)
사실 이 책, 뜨개질에 관한 책인 줄 알았는데요,
뜨개질하는 헌병대 출신 남자분의 세심한 기록물이네요.
어찌 차별적 시선이 없었을까요.
그럼에도 인생을 귀하고 소중히 여기며 타인을 존중하는 태도.
정말 멋지네요. 저 읽으면서 많이 배웠습니다.
‘무용하다’.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에서 나온 대사였지요.
단어 그대로 ‘쓸모없다’라고 곧이곧대로 해석하지 않게 되네요.
유용하다는 말의 반의어겠지만 다른 결의 가치가 있는 어휘로 느껴져요.
뜨개질하는 남자의
오롯이 나답게 살기 에세이,
정말 잘 읽었습니다.
무용하게 살고 있는데, 위로 많이 받았네요!
다가오는 겨울을 따뜻하게 만들어 줄
정다운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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