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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사적인 그의 월요일
박지영 지음 / 문학수첩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항상 이곳이 아닌 다른 곳을 꿈꾼다. 분명 다른 곳에 있어도 나는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곳을 꿈꾸는 이유는 그게 다른 곳이기 때문이다. 이곳이 아닌 곳에서는 분명 무언가 다른 것이 있을거라는 근거없는 희망같은 것이다. 그것이 나로 하여금 여행을 떠나게 하고 책을 읽게하고 음악을 듣게 한다. 그렇게 살아가다보면 거울 넘어에 있는 내 모습이 희미해져 보이기도 한다. 지금 당장을 살고 있는 내 모습이 안 보이기 때문이다. 그럴 때면 실컷 운동을 한다. 열이 오르고 땀이나고 숨이 찬다. 그렇게 되면 내가 살고 있는게 현재이구나 내가 아직 살아있구나가 확실히 느껴진다. 분명 읽고 보고 들을때와는 다른 감각을 사용하게 된다. 하지만 얼마 안되서 다시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는다. 현실은 팍팍하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몇 시간동안은 영화를 보는 두시간 남짓은 음악을 듣는 3분은 이 세상과 동떨이진 창작자의 세상이기 때문이다.
내일은 일요일이지만 곧 월요일이 될 것이고 나는 다시 일상으로 나갈 것이다. 이어폰에는 최신가요를 들으면서 지하철로 휩쓸릴 것이다. 너와 내가 구분되지 않는 연옥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