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편지

바다의 편지 - 인류 문명에 대한 사색
최인훈 지음 / 삼인 / 2012년 1월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수능공부를 위해 읽었던 소설들이 있다. 그저 그 소설의 주제와 중요부분을 파악하는데 바뻐서 문학의 본령을 느껴볼 겨를은 없었다. 세월이 흘러 그 때 읽었던 이야기들을 제대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수능 공부하면서 제목과 저자는 중요하지 않기에 그저 흘려봐서 다시 찾기는 쉽지 않다. 그렇게 다시 잊고 지내다 우연히 읽게 되면 반가움과 고등학교 때 이런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무심히 흘려보냈는지 나에 대한 자책을 하기도 한다.

  최인훈의 광장 역시 그런 소설이다. 그 당시에는 남,북한의 이야기, 지식인의 고뇌로 파편화 되어 읽었었는데 기회가 되어 다시 책을 읽게 되니 새로이 보이는 것이 많았다. 더 깊고 넓게 보이고 작가의 생각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러한 가운데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바다의 편지.' 인류 문명에 대한 사색이라는 부재가 더욱 마음을 끌었다. 책은 작가 최인훈뿐만 아니라 시야를 넓게 사상가 최인훈의 면모를 보여준다. 사상가 최인훈이 고민했다. 시대정신과 그의 작품론, 예술론까지 여러가지 면모를 볼 수 있다. 

  강의를 책으로 옮겨놓은 부분의 비교적 수월하게 읽어나갈 수 있다. 하지만 최인훈 선생이 직접 쓴 글을 이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였다. 몇 주간의 독서로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였다. 통독은 애초에 어렵다고 생각해서 발췌독을 해왔는데 그 마저도 순조롭지 않았다. 최인훈씨의 아포리즘적인 글을 생각했던 나는 당황했다. 하지만 차근히 읽어나가면서 배워나가는 것이 많았고, 작가의 생각에 차근차근 따라가는 것에 기쁨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은 단숨에 읽어나가는 책이 아니라 따라가고 벗어나보면서 고민해야하는 책이다.